생명친화적 우주, 스티븐 호킹의 마지막 이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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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작고한 당대 최고의 이론물리학자 스티븐 호킹이 마지막까지 품고 있던 연구가 정리돼 나왔다.
또 다른 이론물리학자 숀 캐럴 존스홉킨스대 교수는 헤르토흐를 가리켜 "파격적인 우주론을 전개하는 데 조금도 거침이 없다는 점에서 스승인 호킹을 닮았다"고 말하기도 했다.
호킹이 생의 마지막 순간 도달한 우주의 기원에 관한 이론은 "우주가 우리를 창조한 것처럼, 우리도 우주를 창조하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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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킹과 20년 동고동락한
'수제자'의 회고록 성격도
2018년 작고한 당대 최고의 이론물리학자 스티븐 호킹이 마지막까지 품고 있던 연구가 정리돼 나왔다. 저자 토마스 헤르토흐는 벨기에 루뱅가톨릭대 이론물리학과 교수로, 1998년 케임브리지대에서 박사과정생으로 호킹을 사사했다. 이후 20년간 호킹과 함께 우주론을 연구한 '수제자'다. 또 다른 이론물리학자 숀 캐럴 존스홉킨스대 교수는 헤르토흐를 가리켜 "파격적인 우주론을 전개하는 데 조금도 거침이 없다는 점에서 스승인 호킹을 닮았다"고 말하기도 했다.
책은 저자가 호킹을 처음 만났던 당시 케임브리지대 연구실에서의 대화로 시작한다.
호킹은 루게릭병으로 전신 근육이 마비돼 소통도 기계의 도움을 받아야 했다. 1분에 몇 단어를 겨우 쓸 수 있는 특수컴퓨터 '이퀄라이저'를 통해 저자에게 "나와 함께 빅뱅 이론을 연구해주었으면 합니다"라고 호킹이 말을 꺼내면서 이들의 동행이 시작됐다.
자연스럽게 저자와 호킹이 함께 보낸 20년 세월의 회고록 성격도 띤다. 호킹의 방에 꽂혀 있던 각종 연구 서적과 논문들이 마치 지금 현장을 묘사하듯 자세히 기록돼 있다.
또 2007년 저자의 초대로 호킹이 무중력 체험에 도전한 일화 등도 소개된다. 말년엔 호킹에게 손가락 하나 까딱할 힘조차 남지 않아 기계에 의존한 대화조차 불가능해졌는데, 호킹은 언어를 초월해 빛나는 눈빛으로도 의견을 냈다고 한다.
저자는 호킹의 끝없는 탐구심과 '언젠가는 반드시 해결된다'고 믿던 낙관주의를 회상하며 "호킹과 함께한 물리학은 정말로 재미있었다!"고 추억한다.
우주의 기원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빅뱅과 급속한 팽창으로 인해 우주가 형성됐다는 사실 정도만 정립됐고, 다중우주가 존재한다는 설과 우주는 유일하다는 설 등은 아직 입증되지 않았다. 호킹은 '우주는 왜 생명체에 우호적인 곳이 됐는가'란 질문을 마지막까지 놓지 않았다.
호킹이 생의 마지막 순간 도달한 우주의 기원에 관한 이론은 "우주가 우리를 창조한 것처럼, 우리도 우주를 창조하고 있다"는 것이다. 찰스 다윈의 진화론을 닮은, 우주가 자신을 스스로 만들어 나가는 자기조직적 실체라는 새로운 관점이다. 연구 초기엔 빅뱅 깊은 곳에 숨겨진 수학이 모든 것을 인과적으로 설명해줄 것이라는 가정에서 출발했지만, 점차 물리적 실체와 법칙 사이의 계층구조가 뒤바뀌었다.
천재 물리학자의 마지막 연구가 생명과 인류의 뿌리를 찾는 여정이었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그가 저자와의 첫 만남에서 던졌다는 "우주는 왜 지금과 같은 모습을 하고 있을까요? 그리고 우리는 왜 존재하게 됐을까요?"라는 질문은 철학자의 문제로 들릴 정도인데, 호킹은 엄밀한 수학과 깊은 통찰을 연결 짓는 사람이었다. 호킹이 남긴 마지막 이론처럼, 우주의 역사는 앞으로의 질문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정주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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