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후 57일 아들 두개골 골절·뇌출혈로 숨지게 한 친부 기소

검찰, 방임 혐의로 친모도 불구속 기소

생후 57일 된 아들을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친부 A씨가 7월 26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미추홀구 인천지법으로 들어서고 있다. 뉴스1

생후 57일 된 아들의 머리를 때리는 등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20대 아버지가 재판에 넘겨졌다.

인천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부장 장일희)는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아동학대치사 혐의로 A(28)씨를 불구속 기소했다고 22일 밝혔다. 검찰은 또 남편의 학대 사실을 알면서도 방임한 혐의(아동복지법상 아동유기·방임)로 피해아동의 어머니 B(30)씨도 불구속 기소했다.

A씨는 7월 중순쯤 인천 남동구 자택에서 생후 57일 된 아들 C군의 머리 등을 때려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같은 달 24일 "아이가 구토 증세를 보인다"고 119에 직접 신고했다. 당시 119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진 C군은 중환자실에서 입원 치료를 받았으나 하루 만인 다음날 낮 12시 48분쯤 숨졌다. 사망 직전 C군은 뇌출혈(경막하출혈) 증상에 머리뼈와 왼쪽 허벅지 뼈가 부러진 상태였다.

A씨는 C군이 병원에 온 당일 병원 측으로부터 "아동학대를 당한 것으로 의심되는 아이가 있다"는 112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아동복지법상 아동학대 혐의로 긴급 체포됐다. 경찰은 이후 C군이 사망함에 따라 죄명을 아동학대에서 아동학대치사로 변경했다. A씨는 경찰에서 "아이를 안고 흔들어 준 것 밖에 없다"고 혐의를 부인했다. B씨도 “(아이가 왜 숨졌는지) 모른다”고 진술했다. 앞서 한 차례 구속영장이 기각된 A씨는 사건 발생 2개월 만인 9월 19일 구속영장이 발부됐으나 구속적부심사에서 석방이 결정돼 불구속 상태로 수사를 받아왔다.

검찰 관계자는 "법의학 감정과 디지털 포렌식(증거 조사) 등 수사를 통해 피의자들 혐의를 명확히 해 기소했다"며 "앞으로도 자기 보호 능력이 없는 아동에 대한 반인륙적 범죄에 엄정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이환직 기자 slamhj@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