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날리면' 음성 전문가에 맡겼더니 '감정 불가'

내년 1월12일 선고

서울서부지법 민사합의12부는 22일 외교부가 윤석열 대통령의 '바이든-날리면' 발언을 보도한 MBC를 상대로 낸 정정보도 청구 소송 변론 기일을 진행했다. /이새롬 기자

[더팩트ㅣ황지향 기자] 외교부가 윤석열 대통령의 '바이든-날리면' 발언을 보도한 MBC를 상대로 낸 정정보도 청구 소송이 진행 중인 가운데 해당 발언 음성 감정 결과 '감정 불가'라는 판단이 나왔다.

22일 MBC 측 법률대리인에 따르면 이철형 녹취분석연구소 대표는 지난 19일 윤 대통령의 "국회에서 이 OO들이 승인 안 해주면 OOO 쪽팔려서 어떡하나"는 부분에 대해 '감정 불가' 의견을 재판부에 전달했다.

서울서부지법 민사합의12부(성지호 부장판사)는 당초 이 대표를 감정인으로 지정했으나, 이 대표는 '판독 불가' 결과가 나올 가능성이 있다며 감정불가의견을 제출했다.

재판부는 사단법인 한국음성학회와 이호영 서울대학교 언어학과 교수를 음성파일 감정인으로 지정해 감정촉탁서를 보냈으나 이마저 반려됐다. 결국 다시 이 대표가 감정을 맡게 됐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미국 뉴욕 한 빌딩에서 열린 글로벌펀드 제7차 재정공약회의에 참석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환담을 한 뒤 떠나며 "국회에서 이 OO들이 승인 안 해주면 OOO 쪽팔려서 어떡하나"라고 발언했다. 이 발언은 방송 기자단 풀(pool) 화면에 촬영됐다.

MBC 등 언론은 OOO 대목을 조 바이든 대통령을 지칭하는 '바이든'이라고 자막을 달아 보도했다. 그러나 대통령실은 '날리면'이었다고 해명했다. 외교부와 MBC는 지난해 말 언론중재위원회(언중위)에서 정정보도 여부를 위한 조정을 거쳤으나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외교부는 MBC를 상대로 정정보도 소송을 청구했다.

이날 열린 변론 기일에서도 외교부는 "이 사건 보도가 과연 필요성과 당위성 측면에서 끝까지 고려를 했어야 하는 기사 내용이 맞냐"며 "진실을 밝히는 것이 언론의 중요한 역할이자 책무인데 미흡한 점이 분명히 있었다"고 주장했다.

MBC 측은 "외교부는 보도의 허위성을 직접적으로 다투기보다는 대통령이 특정 발언(바이든)을 했다는 것이 원본 파일 영상 분석을 통해 과학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는데 단정적으로 보도했으므로 허위라는 주장을 하고 있다"며 "당사자(대통령)가 확인을 거부하고 있다는 점만으로 특정발언을 한 사실이 입증된다"고 반박했다.

이어 "MBC는 대통령이 특정 발언을 했다고 보도한 것이지 이 영상이 어떻게 해석된다고 보도한 것이 아니다"며 "보도를 하면서 대통령실에 공식적인 확인 과정을 거쳤고 대통령실이 당시에 사실상 시인을 했기 때문에 보도가 됐다"고 강조했다.

선고 공판은 내년 1월12일 오전 10시30분 열린다.

hyan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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