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린 바닥 녹이는 간절한 마음…유족들에게도 ‘봄’은 찾아올까[금주의 B컷]

한수빈 기자 2023. 12. 22. 15:44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의원님, 오체투지하는 유가족의 심정을 헤아려 주십시오.’ 손팻말을 든 어머니가 눈물을 글썽였다. “우리 아이가 왜….” 아버지는 땅바닥에 엎드린 채 온몸으로 호소했다.

지난 18일 오전 10시29분 서울 최저기온이 영하 11도를 기록한 강추위 속에 이태원 참사 유가족과 시민대책회의 활동가들이 두 무릎과 두 팔꿈치와 이마를 땅에 대는 동작을 반복하는 오체투지를 하며 여의도 국회 둘레를 돌았다. 이들은 12월 임시국회에서 10·29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 특별법이 통과되길 바랐다. 특별법의 핵심 내용은 참사 발생 원인·수습 과정·후속 조치 등에 대해 독립적으로 진상을 규명하는 특별조사위원회를 구성하는 것이다.

희생자 김정훈씨의 아버지 김순신씨는 “참사가 자꾸만 잊히는 것 같다. 하루빨리 조사위원회가 꾸려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유가족은 참사 1주기 전에는 당연히 통과될 것으로 믿었던 특별법이 계류되며 다시 거리에서 혹독한 추위를 맞았다.

시린 바닥을 녹이는 간절하고 절박한 마음은 봄을 맞을 수 있을까? 참사 418일째인 지난 20일 특별법은 국회에 안건 상정조차 되지 못했다.

한수빈 기자 subinhann@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