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경 차관 카르텔 예시, 담합 아닌 개별 비리 사례 해당”

문세영 기자 2023. 12. 22.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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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경 과학기술정보통신부 1차관이 연구개발(R&D) 카르텔의 구체적인 예시를 언급한 가운데, 과학기술계 노조는 과기계 종사자 대상 설문조사를 공개하며 카르텔 매도는 부적절하다고 규탄했다.

조 차관은 지난 12일 '제74회 대덕이노폴리스포럼'에 참석해 카르텔의 정의와 8가지 과학기술계 사례를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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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과학기술연구전문노동조합
전국과학기술연구전문노동조합 제공

조성경 과학기술정보통신부 1차관이 연구개발(R&D) 카르텔의 구체적인 예시를 언급한 가운데, 과학기술계 노조는 과기계 종사자 대상 설문조사를 공개하며 카르텔 매도는 부적절하다고 규탄했다. 

조 차관은 지난 12일 ‘제74회 대덕이노폴리스포럼’에 참석해 카르텔의 정의와 8가지 과학기술계 사례를 발표했다. 그는 R&D 카르텔에 대해 “국가와 공익의 이익 창출보다 개인과 특정 무리의 이익 확보를 위해 R&D를 기획하고 예산 배분·평가 등에 부당하게 개입해 실력과 열정이 있는 연구자의 기회를 훼손하는 행위나 결과”라고 정의했다. 

8가지 카르텔 사례로는 정부출연연구기관이 기업체에 사업을 주고 사업 일부를 특정 교수에게 주는 편법, 출연연이 해당기관 출신 교수에게 과제를 주는 관행, 제목만 바꿔가며 연구를 지속하는 한국원자력연구원 사용후핵원료 분야 등의 연구, 가치 평가 이전에 기술이전료를 협상해 일부 금액을 사적으로 지원받는 사례, 연구 여력 없는 교수에 대한 연구비 지급, 예비타당성조사 관련 역량이 미흡한 중소기업의 브로커가 대행 후 성공보수를 받는 사례, 연구재단 등이 과제 제안을 특정 연구실만 할 수 있도록 기획하는 사례, 선정 평가 시 편파적인 결정을 하는 사례 등을 꼽았다. 

이에 대해 전국과학기술연구전문노동조합은 18~20일 과기계 종사자 631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카르텔 설문조사 결과를 22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응답자의 61.2%는 '조성경 차관이 언급 카트렐 사례는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고 답했고 25.8%는 '가끔 발생한다'고 답해 87%의 응답자가 흔하게 발생하는 일은 아니라고 답했다. 

전국과학기술연구전문노동조합 제공

카르텔 사례로 지적된 것들이 연구자 기회를 훼손하는 행위냐는 질문에는 응답자의 32.8%가 '옳지 않지만 연구자 기회를 훼손하지는 않는다'고 답했고, 31.9%는 '가끔 연구자의 기회를 훼손하는 경우도 있다'고 답해 과반수가 조 차관의 사례가 우려스러운 수준은 아니라고 답했다. 

카르텔은 ‘담합’이라는 의미다. 조 차관이 지적한 사례가 이러한 의미에 해당하느냐는 질문에는 응답자의 68.6%가 '개인의 일탈 혹은 개별 비리 사건이지 카르텔이라고 보기 힘들다'고 답했다. 22.5%는 '카르텔적인 요소가 있지만 일반적인 카르텔과는 거리가 있다'고 답해 대다수의 응답자가 카르텔 범주로 보기 어려운 예시였다고 보았다. 

과기정통부 차관이라는 과기계 수장의 카르텔 지적에 대한 생각을 묻는 질문에는 응답자의 51.2%가 '예산 삭감 문제를 덮기 위해 사후 명분 확보에 치중한다'고 답했고 39.8%는 '8가지 사례가 카르텔이라는 용어에 부합하지 않고 예산 삭감 명분으로 삼기에 부절절하다'고 응답했다. 90%가 넘는 응답자가 부적절한 대처였다고 답했다. 

조 차관의 R&D 카르텔 정의와 관련, 이러한 발생 원인 주체는 어디에 있냐는 물음에는 응답자의 83.5%가 'R&D 관련 정부부처 공무원'이라고 응답했다. 

정부는 21일 기존 정부 예산안보다 6000억 원 증액한 R&D 예산을 확정했다. 하지만 실제로는 올해 대비 내년 2조 8000억 원 삭감된 예산이다. 과기연전 노조는“ 여야 국회의원, 언론, R&D 종사자들이 합심해 싸워 이룬 아주 조그만 성과”라며 “삭감된 예산의 6분의 1 복원으로는 과학기술 후퇴를 막을 수 없다. 지금이라도 삭감 전 예산을 복원하길 요구한다”고 말했다. 

또, “조 차관이 지적한 사례들이 카르텔로 매도하기에는 부적절하지만 경계하고 주의해야 할 문제는 분명하다”며 “하지만 이런 사례들이 연구자의 기회를 박탈한다며 이를 근거로 예산을 삭감하는 것은 허구”라고 덧붙였다. 

[문세영 기자 moon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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