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날리면?’…전문가도 두 손 든 윤 대통령 발언

외교부-MBC 소송…외부 전문가도 “감정 불가”

지난해 9월 22일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방문 당시 논란이 된 발언을 보도한 MBC 뉴스의 한 장면. MBC 유튜브 캡처

지난해 9월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방문 당시 불거진 MBC의 ‘자막 논란’과 관련해 외부 전문가도 논란이 된 발언에 대해 ‘감정 불가’ 판단을 내렸다.

MBC측 법률대리를 맡은 법무법인 덕수 소속 박용범 변호사는 22일 서울서부지법 민사합의12부(성지호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외교부의 정정보도 청구소송에서 재판이 끝난 뒤 기자들을 만나 이 같이 전했다.

박 변호사는 "(외부 감정인이) 음질 등 문제로 예민한 쟁점이 되는 그 부분에 대해서 ‘감정 불가’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앞서 재판부는 MBC 보도의 진위를 파악하기 위해서 당시 윤 대통령의 음성을 감정하는 방안을 원고와 피고 측에 제안, 양측이 수용함에 따라 음성 감정이 이뤄졌다.

전문 감정인마저도 ‘감정 불가’ 취지의 의견서를 제출함에 따라, 결국 발언의 진위는 법정에서도 제대로 가려지지 못하게 됐다.

외교부 측 법률대리인은 이날 구두변론에서 "진실을 밝히는 것이 언론의 중요한 역할이자 책무라는 것인데, 그 점에서 부족한 점이 피고에게 분명히 있었다는 지적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MBC 측은 "영상에 대해 대통령실의 공식적인 확인 과정을 거쳤다"며 "대통령실이 사실상 시인했기 때문에 보도가 된 것"이라고 반박했다.

MBC는 지난해 9월 22일 윤 대통령이 미국 뉴욕을 방문했을 때 한 행사장에서 한 발언을 보도하면서 ‘(미국) 국회에서 이 XX들이 승인 안 해주면 바이든이 쪽팔려서 어떡하나’라는 자막을 달았다. 이에 대통령실은 ‘바이든’이 아니라 ‘날리면’이라고 말한 것이며, ‘미국 의회’가 아니라 ‘우리 국회’를 언급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외교부는 MBC의 해당 보도에 대해 언론중재위원회에서 조정 절차를 밟았으나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지난해 12월 MBC를 상대로 정정보도를 청구하는 소송을 냈다.

이 소송의 선고는 내년 1월 12일 이뤄질 예정이다.

오남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