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상 OPEC의 패배"…감산에도 끄떡없는 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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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골라의 석유수출국기구(OPEC) 탈퇴는 현재 글로벌 경제 여건 속에서 석유 감산만으로 국제 유가 하락을 방어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점을 드러낸 사건으로 평가받는다.
미국이 원유 생산량을 늘린 데다 수요는 중국 경기 둔화로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이전만큼 회복하지 못해서다.
앙골라는 지난 11월 회의에서 OPEC이 유가 부양을 위해 자국과 나이지리아 등의 내년 생산량 목표치를 하향한 데 대해 반발하며 사우디아라비아와 대립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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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브라질 등이 생산 늘린 영향
중국 수요 둔화도 유가 하락 자극
앙골라의 석유수출국기구(OPEC) 탈퇴는 현재 글로벌 경제 여건 속에서 석유 감산만으로 국제 유가 하락을 방어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점을 드러낸 사건으로 평가받는다. 미국이 원유 생산량을 늘린 데다 수요는 중국 경기 둔화로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이전만큼 회복하지 못해서다.
앙골라의 탈퇴는 이미 예고된 상황이었다. 앙골라는 지난 11월 회의에서 OPEC이 유가 부양을 위해 자국과 나이지리아 등의 내년 생산량 목표치를 하향한 데 대해 반발하며 사우디아라비아와 대립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앙골라의 원유 생산량은 하루 약 110만배럴이다. OPEC 전체의 생산량인 2800만배럴과 비교하면 미미한 수준이라는 평가다.
하지만 앙골라의 탈퇴가 다른 회원국들을 자극할 수 있다는 점이 변수다. 해운 정보 제공업체 케이플러의 애널리스트 매트 스미스는 “OPEC의 응집력과 방향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사건”이라며 “OPEC은 국제유가를 높은 수준에서 유지하려는 싸움에서 지고 있는 듯하다”고 분석했다.
실제 사우디아라비아가 OPEC의 원유 감산을 주도하는 이유는 회원국 전체의 이익을 위해서라기보다 자국의 네옴 시티 건설을 위한 재정 확보 차원이라는 분석에 힘이 실린다. 사우디는 더라인 건설과 홍해 프로젝트 등 대규모 건설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데 이를 위한 재정 마련을 위해 유가를 배럴당 81달러 이상으로 방어해야 한다.
하지만 사우디의 노력에도 유가 하락을 방어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미국이사상 최대 수준으로 원유 생산량을 늘리며 시장 지배력을 확보해 나가는 추세기 때문이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은 지난주 미국에서 하루 1330만배럴의 원유가 생산됐다고 발표했다. 직전 최고치인 1320만배럴을 재차 경신한 것이다.
에너지 시장 컨설팅업체 라이스타드에너지에 따르면 현재 340만 배럴 수준인 브라질의 하루 원유 생산량도 2030년 530만 배럴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국영 기업 페트로브라스의 석유 생산량이 같은 기간 하루 210만 배럴에서 330만 배럴까지 뛸 것이란 추정에 기반한 수치다.
각국에서 줄줄이 원유 생산이 호황에 들어서며 국제유가는 2020년 이후 3년 만에 연간 기준 내림세를 보였다.
중국 경기 둔화도 원유 수요를 정체시키고 있다. 중국의 11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에 비해 0.5% 하락했다. 중국의 11월 생산자물가지수(PPI)도 전년 동기 대비 3.0% 하락했다.
다만 홍해에서의 긴장감은 여전히 유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21일 현재 210만개 이상의 컨테이너를 실은 158척의 배가 홍해를 피해 다른 항로를 택하고 있다. 컨설팅사 MDS트랜스모달은 20피트 컨테이너당 5만 달러로 추정되는 이들 화물의 가치는 총 1050억 달러라고 추산했다.
장서우 기자 suw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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