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첩으로 몰린 납북 귀환 ‘송학호’ 어부, 재심서 무죄 받아

대구지검. /뉴스1

동해에서 납북됐다 귀환한 뒤 간첩으로 몰려 처벌됐던 어부에 대해 재심에서 무죄가 선고됐다. 납북 이후 55년만이다.

대구지법 형사항소5부(재판장 최종한)는 반공법 위반 혐의 등으로 기소됐던 어선 ‘송학호’ 선장 고(故) 이모씨에 대한 재심 공판에서 무죄를 선고했다고 22일 밝혔다.

이씨는 지난 1968년 동해에서 어선을 타고 작업하던 중 납북됐다가 귀환했으나 반공법 위반 혐의가 적용돼 1심에서 징역 1년 및 자격정지 1년, 2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3년, 자격정지 1년을 선고받았다. 2심이 확정되기 전인 1969년 5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 구금되기도 했다. 이씨는 지난 2007년 별세했다.

이번 사건은 이씨 유족의 재심 청구에 따라 이뤄졌으며 대구지검은 지난달 공판에서 무죄를 구형했고, 이날 법원에서 무죄가 선고됐다.

한편 대검찰청은 지난 5월 간첩으로 몰려 억울한 옥살이를 한 납북 귀환 어부 100명에 대해 관할 5개 검찰청에 직권 재심을 청구 절차를 지시했다. 이중 검찰은 이달까지 81명에 대한 직권재심을 청구했다.

재판부는 “당시 불법 구금 상태에서 수사가 진행된 점, 함께 귀환한 다른 선원들의 재심 사건에서도 무죄가 확정된 점 등을 감안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