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채 풀 스윙' 피해 배달원, "가해자, 교도소 아닌 정신병원에 구금"

21일 피해자 온라인에 피해 호소
"참 기막혀... 이러니 '묻지마 폭행'"
"절대 합의 없을 것... 법 강화돼야"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고등학생으로 보이는 한 남성이 오토바이 배달원에게 골프채를 휘두르고 있다. 유튜브 '그것이 블랙박스' 캡처

서울 강남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골프채를 휘두른 고등학생에게 맞아 상해를 입은 오토바이 배달원이 수사 과정에서의 답답함을 토로했다.

21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배달라이더 골프채 풀 스윙 사건'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자신을 사건 피해자라고 밝힌 작성자 A씨는 "가해자 아버지가 (가해자의) 정신 이상 문제를 강하게 주장해 정신병원에 구금돼 있다고 한다"며 "교도소가 아닌 병원에 가 있다니 참 기가 막히고, 이러니까 '묻지 마 폭행'이 생기는구나 싶었다"고 토로했다.

A씨는 지난달 11일 오후 1시 29분쯤 강남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오토바이를 타고 배달을 하다 한 고교생이 휘두른 골프채에 맞았다. 사건 장면이 담긴 유튜브 영상을 보면 고교생이 힘껏 휘두른 골프채는 오토바이에 맞고 멀리 날아갈 정도의 강도였다. 고교생은 10분 뒤 인근 거주지에서 특수폭행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다. 이 일로 A씨는 전치 2주 진단을 받았다. 트라우마로 정신과 치료도 받았다. 오토바이 수리비도 수백만 원이 청구됐다.

22일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유튜브 댓글 캡처본. 골프채 폭행 사건의 피해자인 A씨가 작성한 것으로 추정된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A씨는 "오토바이 수리 때문에 많은 분이 오해하시는 것 같은데 설명하자면 오토바이 수리비 260만 원에 매일 리스비가 4만 원씩 나간다. 한 달에 120만 원가량"이라며 "파손된 오토바이 부품 수리에도 6~8개월이 걸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리스비에 수리비 260만 원을 더하면 최소 6개월간의 피해 예상액만 1,000만 원 이상"이라고 밝혔다.

이어 "증빙자료가 있고 소송도 진행 중이며 자료가 있는 상황에서 거짓 제보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며 "전 돌 갓 지난 아이가 있는 아빠로, 한 푼이라도 더 벌려고 열심히 사는 가장"이라며 "배달 기사 이미지가 나쁜 건 알지만 무차별 인신공격은 하지 말아달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가해자에 대한 엄정 처벌을 요구했다. 그는 "(가해자와) 절대 합의는 없을 것"이라며 "합의금을 얼마를 주든 저런 사람이 거리에 다니지 못하게 공론화해서 관련 법이 강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A씨는 사건 이후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가해 학생 아버지가 1,500만 원을 준다는데 합의금을 받지 않고 처벌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최은서 기자 silver@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