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실구간 진입한 홍콩H지수 ELS 6.2조…금융당국 ‘대응 TF’ 설치
기초자산 가격이 급락하면서 녹인(knock-in·손실 발생구간 진입)이 발생한 파생결합증권의 잔액이 6조8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중 90% 이상은 홍콩H지수가 편입된 주가연계증권(ELS)의 잔액이었다. 금융당국은 홍콩H지수 ELS의 손실이 현실화할 것에 대비해 ‘H지수 ELS 대응 TF’를 구성했다. 금융권은 ELS 손실 사태를 내년초 최대 리스크로 꼽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22일 ‘3분기 중 증권회사 파생결합증권 발행·운용 현황’을 발표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9월 말 기준 녹인이 발생한 파생결합증권 잔액은 6조8000억원으로 이 중 6조2000억원이 홍콩H지수 ELS에서 발생한 것이었다.
녹인이 발생한 파생결합증권 6조8000억원 중 5조9000억원(87.8%)은 내년 상반기에 만기가 도래할 예정이다. 홍콩H지수 ELS의 상당부분이 내년 상반기에 손실을 볼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홍콩H지수 ELS 손실이 현실화될 시점이 다가오자 금융위원회와 금감원은 이날 합동 점검회의를 열고 금감원에 ‘H지수 ELS 대응 TF’를 설치하기로 했다. 금융당국은 “홍콩H지수 ELS 관련 소비자 민원·분쟁 조정, 판매 금융사에 대한 검사·조치 등에 유기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융위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홍콩H지수 ELS 총 판매 잔액은 19조3000억원이다. 이 중 은행권에서 판매된 홍콩H지수 판매 잔액이 15조9000억원으로 전체의 82.1%에 달했다.
대부분이 홍콩H지수가 고점을 기록했던 2021년 초 이후 발행된 ELS 상품으로 만기가 돌아오는 내년 초부터 투자자 손실이 현실화할 가능성이 큰 상태다. 홍콩H지수는 2021년 2월 1만2000선을 넘어 고점을 기록했지만, 같은 해 말 8000대까지 떨어졌다. 현재는 5000대에서 등락하고 있다. 미국의 공급망 재편에 중국 부동산 리스크가 겹치면서 중화권 증시는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금융위는 ‘투자자 자기책임 원칙’도 강조했다. 이날 합동점검 회의를 주재한 이세훈 금융위 사무처장은 “H지수 기반 ELS 상품과 관련해 불필요한 불안심리가 확산하지 않도록 시장과 소통해 필요한 정보를 충분히 안내하는 한편, 향후 대응에 있어 투자자 자기책임 원칙이 훼손되지 않도록 유념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 사무처장은 “향후 금감원 검사 결과를 토대로 금융회사의 위규 소지를 엄정히 파악하고, 불완전판매 등이 확인되면 관련 법규에 따라 신속하고 합당한 피해구제가 진행될 수 있도록 구제 절차 마련에 힘 써달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금감원은 최근 발행량이 증가하고 있는 일본 닛케이225 편입 ELS에 대해서도 주의를 당부했다. 일본 증시가 상승세를 타면서 올해 3분기 닛케이225 편입 ELS 발행액은 3조2000억원으로 코스피200 편입 ELS 발행액(3조1000억원)을 추월한 상태다. 금감원은 “최근 닛케이225 지수는 단기간에 급상승하면서 변동성이 확대되는 추세”라며 “투자자들은 투자위험을 충분히 이해한 후 투자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박채영 기자 c0c0@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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