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선 '빨간불' 켜진 바이든…지지기반 젊은 유권자, 이스라엘 불만 높아져

이재호 기자 2023. 12. 22.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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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대응 불만 커지는 가운데 제3후보 나오면 바이든 하락, 트럼프는 변동 없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주요 지지 기반인 젊은 층에서 이스라엘 및 바이든 정부에 대한 불만이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이러한 경향이 내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조 바이든 현 대통령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22일(현지시각) 야후뉴스와 여론조사 전문기관 유고브는 지난 14~18일 미국 성인 153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조사에서 민주당 지지자 또는 민주당에 가까운 중도층 중 45세 이하인 응답자의 42%가 바이든 대통령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갈등을 다루는 방식에 대해 지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지지한다는 응답은 41%로 집계됐다.

이 기관에서는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공격한 10월 7일 직후인 10월 중순에도 유사한 조사를 실시했는데, 당시에는 이들의 47%가 바이든 대통령의 방식을 지지한다고 밝혔고,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24%에 불과했다. 이는 민주당을 지지하는 45세 이하 젊은층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이스라엘 정책에 대한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들은 바이든 대통령이 이스라엘에 친화적인 경향을 보인다는 데 불만을 표했다. 45세 이하 민주당 지지자 중 38%는 바이든 대통령의 접근이 "너무 이스라엘 친화적"이라고 평가했고 적절하다는 응답은 34%로 나타났다.

지난 10월 조사에서 친 이스라엘적이라는 응답이 22%, 적절하다는 응답이 41% 였던 것과 비교하면 상당한 차이가 있는데,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가자지구 인구의 1%에 해당하는 약 2만 명 정도가 사망하면서 여론의 변화가 생긴 것으로 분석된다.

그런데 이와 대조적으로 민주당 지지층 중 45세 이상에서는 바이든 대통령의 방식을 지지한다는 응답이 55%,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23%로 나타났다. 또 응답자의 51%는 바이든이 적절한 방식을 취하고 있다고 평가했고, 이스라엘에 친화적이라는 응답은 20%에 불과했다.

이스라엘에 대한 민주당 지지층 내 세대별 인식 차이 역시 적잖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에 따르면 45세 이상 민주당 지지자들의 이스라엘에 대한 호감도는 50%, 비호감은 29%인데 반해 45세 이하의 경우 호감도는 37%, 비호감은 41%로 집계됐다.

이스라엘이 "유대인 국가로 존재할 권리가 있냐"는 질문에 45세 이상 민주당 지지자들의 80%가 찬성했고 4% 만이 반대했는데, 이는 전체 미국인들의 70%가 찬성하고 9%가 반대하는 것과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 그런데 45세 이하 민주당 지지자들의 경우 57% 만이 찬성한다고 답했고 23%는 반대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하마스가 가자를 더 이상 통제하지 않을 때까지 전투를 계속하는 것"과 "전투를 종료하지만 하마스가 가자를 통제하도록 하는 영구적인 휴전" 중 하나를 선택하도록 하는 질문에서도 세대 간 차이가 나타났다. 45세 미만 민주당 지지자들의 40%가 하마스가 통제하는 휴전을 선호한다고 답한 반면, 45세 이상인 경우 17%만이 하마스 통제 하의 휴전을 선호한다고 답했다.

매체는 이스라엘과 하마스에 대한 미국 국내의 전반적인 여론에도 변화가 있다고 설명했다. 매체는 "확실히 10월 7일 이후 실시된 세 차례의 조사를 통해 미국 여론이 (전쟁) 상황 완화를 더 많이 지지하는 쪽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스라엘이 하마스로부터 공격을 받았을 때 미국인의 47%는 "이스라엘이 자국의 국민들을 보호하기 위해 하마스에 대해 추가적인 군사 행동을 취하기를 원한다"는데 동의한 반면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시민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 하마스에 대한 군사 행동을 완화하기를 지지한다"는 응답은 24%에 그쳤다.

그런데 11월 조사에서는 이스라엘 군사 행동을 지지한다는 응답이 38%, 12월 조사에서는 37%로 감소하는 양상을 보였고, 군사 행동을 완화해야 한다는 의견은 11월 조사 30%, 12월 조사 33%로 점차 증가하고 있다.

미국 정부가 이스라엘과 하마스 휴전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응답도 11월 조사에서는 41%로 집계됐으나 이번 조사에서는 44%로 다소 늘어났다. 하마스를 몰아내기 위해 이스라엘을 도와야 한다는 응답은 11월 34%에서 12월 34%로 별다른 변화가 없었다.

매체는 이같은 이스라엘에 대한 불만과 이에 대응하는 미국 정부에 대한 불만이 바이든의 표를 갉아먹고 있다고 분석했다.

매체는 "바이든의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대응 방식에 대해 젊은 민주당원들의 불만이 높아진다고 해서 이들이 바로 트럼프를 지지하지는 않지만, 잠재적으로 투표율에 영향을 미치며 2024년 대통령선거에서 제3자에 대한 지지를 높일 수 있다"고 예측했다.

실제 2020년 선거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18~29세 유권자 60%의 지지를 받았다. 이번 조사에서도 이 연령층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55%의 지지를 받아 28% 지지에 그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양자 대결에서 크게 앞섰다.

그런데 바이든과 트럼프, 그리고 제3의 후보인 "또 다른 후보" 중 누구를 지지할 것이냐는 질문에 18~29세의 유권자들은 "또 다른 후보"에 19%의 지지를 보냈다. 여기서 바이든의 지지율은 9% 포인트 하락한 46%를 기록했다. 반면 트럼프의 지지율은 26%로 바이든과 양자대결에서 나왔던 수치와 크게 차이가 없었다.

▲ 21일(현지시각) 미국이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에서 인도 지원 확대를 위한 유엔 안보리 결의안 표결 연기를 요청한 가운데 20일 조 바이든 대통령이 기자들과 만나 질문에 답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바이든 대통령이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갈등 국면에서 지지층과 반대층의 어느 쪽으로부터도 지지를 받지 못한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매체는 "10월 이후 바이든의 이스라엘-하마스 갈등 처리에 대한 지지율은 36%에서 30%로 하락한 반면,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40%에서 52%로 상승했다"며 "이는 민주당원들이 10월에 비해 바이든의 접근 방식에 대한 찬성이 9% 포인트 떨어졌고 반대는 15% 포인트 더 높아졌다는 점이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렇다고 공화당 지지층들이 바이든 대통령의 대응 방식을 지지하는 것도 아니다. 매체는 "지난 10월 이스라엘-팔레스타인 갈등 처리에 대한 공화당의 바이든 지지율은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66%, 지지한다는 응답이 21% 였는데, 이번 조사에서는 각각 68%와 19%를 보여 크게 변동이 없었다.

[이재호 기자(jh1128@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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