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코 인사이드] ‘삼선중 6관왕 주역’ 쌍둥이 윤지원-윤지훈 닮은 점보다 다른 점이 많다?
본 기사는 바스켓코리아 웹진 2023년 11월호에 게재됐다. 해당 인터뷰는 2023년 10월 10일 오후 10시에 진행했다. (바스켓코리아 웹진 구매 링크)
어머니의 영향으로 농구를 시작한 윤지원과 윤지훈은 초등학교 때부터 두각을 드러냈다. 코로나19로 초등학교 6학년 때 단 2번의 대회에만 나섰지만, 모두 우승을 차지했다.
두 형제의 활약은 삼선중에서도 멈추지 않았다. 2023년 압도적인 1강으로 평가받은 윤지원과 윤지훈은 나간 대회에서 모조리 우승했다. 2023시즌 내내 단 1패만 기록했을 정도로 압도적인 경기력을 뽐냈다.
경복고 진학을 앞둔 쌍둥이는 더 높은 목표를 설정했다. 닮은 점보다 다른 점이 많은 두 쌍둥이. 그들의 시너지 효과는 고등학교에서도 주목해야 한다.
자기소개 먼저 부탁드릴게요.
윤지원(이하 지원) : 삼선중 농구부 윤지원입니다. 포지션은 포워드예요.
윤지훈(이하 지훈) : 삼선중 농구부 윤지훈입니다. 포지션은 포인트가드예요.
최근에는 어떻게 지내셨나요?
지원 : 해남에서 열린 추계연맹전에서 우승했어요. 이후 휴식을 취했어요. 지난 주부터 삼선중에서 운동을 조금씩 재개했어요. 인터뷰하는 날부터는 경복고에서 운동을 시작했고요.
지훈 : U16 국가대표팀 일정을 소화한 뒤로 계속 쉬었어요. 그리고 지원이랑 같은 일정을 보내고 있어요. 경복고에서 훈련한 뒤, 지금 인터뷰하고 있어요.
농구는 어떻게 시작했나요?
지원 : 어머니(정혜민)께서 신세계 쿨캣에서 뛰었어요. 아버지께서도 농구를 좋아해요. 그러다 보니, 농구를 접할 기회가 많았어요. 농구를 시작한 게 자연스러웠죠.
초등학교 3학년 말부터 성남초 농구부에서 농구를 시작했어요. 그때는 노는 것에 가까웠어요. 하지만 금세 재미를 붙였어요. 삼선초로 전학 가면서, 농구 선수의 길을 밟기로 했어요. 처음에는 농구를 잘하지 못했지만, 조금씩 적응했어요. 다만, 부모님께서는 농구 선수를 반대하셨어요. 힘든 것도 알고, 어머니께서 부상으로 농구를 그만두셨거든요. 그렇지만 농구 선수는 저희가 선택한 길이에요.
지훈 : 형이 먼저 결정하고 나서, 저도 농구를 하겠다고 말씀드렸어요. 처음에는 힘들었는데, 함께 뛰던 형들에게 많은 도움을 받았어요. 덕분에, 빨리 적응할 수 있었어요.
지원 : 5학년 때부터 경기에 출전했지만, 많은 시간을 뛰지는 않았어요. 6학년 때부터 주전으로 나섰죠. 하지만 코로나19 때문에, 대회가 2개밖에 열리지 않았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희가 두 번 다 우승했어요. 어머니께서 부족한 점을 바로바로 짚어주셔서, 빠르게 성장했거든요. 또, 최성철 코치님께서 많은 가르침을 주셨어요. 기본기부터 잘 다져주셨죠. 그게 제가 지금까지 잘할 수 있는 원동력인 것 같아요.
지훈 : 5학년 때는 많이 뛰지 못했어요. 하지만 6학년 때부터 많이 뛰면서, 좋은 활약을 할 수 있었어요. (어머니의 재능을 물려받은 건가요?) 그렇다기보다, 그저 열심히 했어요. 그리고 코치님께서 가르쳐주시는 대로 연습했더니, 좋은 성적이 나왔어요.
삼선중이 2023년 6관왕에 올랐잖아요. 2022년은 어떠셨나요?
지원 : 지훈이가 저학년 때는 저보다 더 경기를 많이 뛰었어요. 지훈이는 2022년부터 에이스였어요. 저는 벤치에서 보고 많이 배웠어요. 하지만 저도 후반기부터는 경기를 많이 뛸 수 있었어요. 성장했던 한 해였죠.
지훈 : 2022년에는 공동 3위만 3번 했어요. 1살 많은 형들과 주전으로 뛰는 게 부담되기도 했지만, 최선을 다했어요. 2022년에 쌓았던 경험 덕분에, 2023년에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었죠.
삼선중이 강하다는 이야기를 동계 훈련 때부터 들었습니다. 두 선수도 6관왕을 예상했나요?
지원 : 동계 훈련 때 송도중과 연습경기를 많이 했어요. 비등비등할 때도 있었고, 적은 점수 차로 이길 때도 있었죠. 정신 차리지 않으면, 송도중한테 패할 수도 있겠다고 예상했어요. 그렇지만 첫 대회였던 춘계연맹전에 단추를 잘 끼웠어요. 한 번 우승하면서, 분위기를 탈 수 있었죠.
지훈 : 겨울에 상주 스토브리그와 제주도 스토브리그를 치렀어요. 연습 경기를 많이 했죠. 부족한 점을 보완했고, 동료들이 많이 성장했어요. 저희가 많은 우승을 거뒀던 이유예요.
또, 저희 학교가 춘계연맹전 결승에서 송도중과 팽팽하게 싸웠어요. 하지만 막판에 기세를 탔고, 우승했어요. 굉장히 기뻤어요. 계속 열심히 하면, 더 많은 우승 트로피를 들 수 있겠다고 직감했어요.
지원 : 1~2학년 선수들이 좋은 연습 상대가 됐어요. 3학년 친구들도 정말 열심히 했고요. 친구들 실력이 많이 올라온 덕분에, 저희가 우승을 많이 할 수 있었어요. 다만, 지훈이가 U16 대표팀에 뽑혔던 추계연맹전에서는 우승을 자신하지 못했어요. 2학년 선수들 위주로 뛰었거든요. 제가 5반칙 퇴장도 당했고요. 그래서 2023년 첫 패배를 맛보기도 했어요.
그리고 지훈이가 없어서, 제가 더 많은 역할을 소화해야 했어요. 정말 힘들더라고요. 그렇지만 우승하고 나니까, 자신감이 더 붙었어요. 지훈이 없이 우승했기에, 더 의미 있는 대회였어요.
지훈 : 동료들과 후배들에게 고마워요. 3년 동안 가르쳐주신 한규현 코치님께 정말 감사드려요. 배길태 A코치님께도 감사하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옆에서 도와준 지원이도 정말 고맙고요.
삼선중 6관왕에 두 선수의 지분은 어느 정도 될까요?
지원 : 저랑 지훈이 합쳐서, 50% 정도는 되는 것 같아요. 지훈이가 40%고, 제가 10% 정도죠. 지훈이가 어려울 때마다 득점을 계속 했고, 중요한 순간에 해결사 역할을 도맡았거든요. 그래서 지훈이 비중이 저보다 커요. 또, 팀이 연달아 실수하거나 수비로 풀지 못할 때, 지훈이가 점수 차를 다시 벌려줬어요.
지훈 : 저도 지원이와 합쳐서 50%예요. 각자 25%씩 활약했어요. 제가 부진하면, 지원이가 해결해줬어요. 서로를 도와줬기에, 6관왕에 오를 수 있었어요.
윤지훈 선수는 U16 대표팀에서도 활약했잖아요. 외국 선수와 맞붙은 경험은 어땠나요?
지훈 : 제 생일이 늦어서, 대표팀 선배님들과 많게는 2살 이상 차이도 났어요. 대표팀에서 활약하기 위해, 삼선중에서부터 더 힘든 훈련을 했죠. 그렇지만 잘 몰랐던 형들과 같이 훈련하다 보니, 적응하는 게 쉽지 않았어요. 연습 경기도 많이 치렀지만, 손발을 많이 못 맞췄죠. 호흡이 잘 맞지 않아서, 힘들었어요.
그리고 외국 선수들의 신체 조건이 좋아요. 농구도 잘하고요. 반면, 저희는 자신감이 다소 부족했어요. 자신감만 더 있었더라면, 더 좋은 경기를 했을 것 같아요. 대표팀에 다시 뽑힌다면, 이번 경험을 바탕으로 더 자신 있게 나설 거예요. 공격적으로 싸울 거예요. 다음에는 주도적으로 나서서, 동료들을 이끌어야 해요.
경복고 진학을 앞두고 있는데, 어떻게 준비하고 있나요?
지원 : 키가 더 크길 원해요. 내외곽을 가리지 않는 장신 포워드가 되고 싶어요. 포지션을 바꾸기보다는, 전 포지션을 다 소화할 수 있는 선수로 성장하고 싶어요.
다만, 고등학교에 진학한다고 해서, 특별히 준비하는 건 없어요. 매일 집에서 체력 훈련을 해요. 체력에서 밀리면, 제 기량을 내지 못하거든요. 경기 중에도 신체 밸런스가 잘 맞아야, 좋은 활약을 할 수 있어요. 그래서 체력에 신경을 많이 써요.
지훈 : 장신 가드가 되고 싶어요. 그렇게 되려면, 키가 지금보다 더 커야 해요. 기량 면에서는 다른 가드보다 많은 걸 할 수 있고, 골밑에서도 밀리지 않는 선수가 되고 싶어요.
부족한 점을 보완하고 강점을 강화하기 위해, 집에서 지금까지 뛴 경기들을 돌려보고 있어요. 그리고 빈틈이 보이지 않게, 훈련하고 있어요. 또, 나이가 많은 형들과 뛰려면, 몸도 더 키우고 슛도 더 연습해야 해요. 어디서든 자신 있게 슈팅하고, 다양한 공격 옵션을 선보이고 싶어요. 지금은 스크린을 활용한 픽 게임을 많이 하지만, 앞으로는 1대1로 누구든 다 뚫을 정도의 공격력을 갖출 거예요.
두 선수는 이란성 쌍둥이라서, 공통점보다 차이점을 찾기 쉬워요. 포지션이나 장단점도 다르잖아요.
지원 : 다르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어요. 아무도 쌍둥이라고 생각하지 않더라고요.
실력을 먼저 보여준 건 지훈이에요. 지훈이는 공을 쉽게 뺏기지 않아요. 지훈이의 드리블을 가장 본받고 싶어요. 특별한 훈련을 하지 않았는데도, 처음부터 잘하더라고요. 시야도 좋고, 모든 면에서 고른 능력치를 가지고 있어요. 해결사 기질도 갖고 있고요.
지훈 : 지원이 말처럼, 둘이 다르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어요. 저는 몸을 처음부터 잘 활용했고, 지원이는 저보다 높은 농구 이해도를 지녔어요. 그리고 지원이의 또다른 장점은 힘이에요. 중학교 레벨이 아니에요. 그래서 지원이의 힘을 받아오고 싶어요. 슛 터치도 지원이의 장점이에요. 그렇기 때문에, 지원이는 어느 지점에서 공을 잡아도 편하게 플레이해요.
코트에서도 시너지 효과를 많이 내고 있나요?
지원 : 농구를 시작할 때부터 같이 했으니까, 서로 말하지 않아도 다 알아요. 긴장될 때도 서로 눈을 맞추면서 긴장을 풀어요.
제가 공격적으로 플레이하는 성향을 갖추지 않은 반면, 지훈이가 득점을 책임져줘요. 지훈이 덕분에, 제가 수비에 더 집중할 수 있어요. 팀의 중심을 잡는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죠. 항상 고마워요.
지훈 : 처음부터 함께하다 보니, 다른 선수보다 합이 더 잘 맞아요. 농구 하면서, 지원이가 곁에 항상 있었어요. 옆에서 계속 도와줬기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죠. 경기할 때 정신을 못 차리면, 옆에서 계속 “정신 차려”라고 말해줘요.
만약 다른 팀에서 맞붙는다면, 부담감 없이 치열하게 경쟁할 거예요. 서로를 잘 아니까, 팀에 도움을 줄 수 있지 않을까요? 누가 이겨도 기분 나쁘지 않을 거예요. 물론, 이길 자신 있어요.(웃음) 지금도 자신 있고, 앞으로도 자신 있을 거예요.
지원 : 지훈이와 평생 같은 유니폼을 입을 수는 없겠지만, 항상 같은 곳을 바라보는 내 편이에요.
반대로, 상대 팀으로 지원이를 만나면, 제일 먼저 막아야 할 선수일 거예요. 형제니까, 경쟁심은 더 불탈 거예요. 지금 이길 자신이 없지만, 나중에는 이길 거예요.
지원 : 크리스 웨버가 롤 모델이에요. 예전에는 빅맨이 외곽에서 플레이하는 게 흔하지 않았잖아요. 욕도 많이 먹었고요. 하지만 웨버는 시대를 앞서간 선수예요. 유튜브로 영상을 많이 찾아봤는데, 옛날 영상인데도 눈에 띄었어요.
최준용(부산 KCC) 선수도 좋아해요. 키가 큰데, 1번부터 5번까지 다 소화할 수 있잖아요. 농구도 정말 잘해요. 항상 자신감 있는 모습도 인상적이고, 셀러브레이션으로 관심을 끄는 것도 인상적이에요. 저도 최준용처럼 셀레브레이션을 해보려고요.
지훈 : 매직 존슨이 롤 모델이에요. 대표적인 장신 포인트가드잖아요. 드리블도 잘하고, 농구를 참 쉽게 하는 것 같아요. 영상도 많이 찾아보고, 롤 모델로 삼았어요.
KBL에서는 허훈(국군체육부대) 선수를 좋아해요. 단신 가드지만, 자신 있게 플레이해요. 야투 성공률도 높고, 노련해요. 수비도 잘하고요. 그래서 좋아해요.
자신에게 농구란 무엇인가요?
지원 : 농구가 가족보다 더 많이 만나는 친구예요. 제가 좋아서 하고 있죠. 힘들긴 해도, 즐겁고 행복해요. 힘든 순간도 있지만, 어차피 해내야 하는 거예요. 어려움을 이겨내야, 성장할 수 있다는 것도 알아요. 고난을 이겨낸 사람만 또다시 이겨낼 수 있고요. 한계가 와도, 이겨내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지훈 : 초등학교 3학년부터 농구를 시작했어요. 빠른 시작이었죠. 계속 제 옆에 붙어 다니는 단짝 친구예요.
앞으로의 목표도 알려주세요.
지원 : 농구를 직업으로 삼을 때까지 열심히 할 거예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농구 선수가 되고 싶어요. 기회가 된다면, 외국에 있는 이현중(NBL 일라와라 호크스) 선수와 여준석(NCAA 곤자가대) 선수처럼 외국 무대에도 도전해볼 거예요.
지훈 : NBA에서 뛰고 싶어요. 르브론 제임스(NBA LA 레이커스)처럼 이름만 들어도 누구나 아는 선수가 되는 게 꿈이에요. 사실 제가 5월에 NBA 아카데미를 다녀왔어요. 외국 선수와 상대했고, 영어로 소통해야 했어요. 영어 공부도 열심히 해서, 문제없이 소통할 것 같아요. 상대가 누구든, 더 자신 있게 할 거예요. 다만, 부족한 점을 계속 보완해야 합니다.
일러스트 = 정승환 작가
사진 = 본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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