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의 금요일 저녁이 담긴 그림’ 우리의 취미를 정산합니다

이민아 2023. 12. 22.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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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이면 한 해 수입과 지출을 결산하는 연말정산을 하는 시즌이죠.

그렇다면 이건 어떤가요?

한 해 동안 내가 애정해 온 취미 '연말정산'.

일주일에 한 번 그림을 그리기 위해 화실에 모인 회원들이 한 해를 정리하고 기념하는 전시회를 개최했습니다.

두 점의 그림은 모자의 정다운 시간들을 덧칠해 완성한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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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이면 한 해 수입과 지출을 결산하는 연말정산을 하는 시즌이죠. 그렇다면 이건 어떤가요? 한 해 동안 내가 애정해 온 취미 ‘연말정산’. 일주일에 한 번 그림을 그리기 위해 화실에 모인 회원들이 한 해를 정리하고 기념하는 전시회를 개최했습니다. 지난 19일 충북 청주 예술곳간에서 열린 ‘우아한 전시회’ 이야기입니다.
우아미 작가가 작품 안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실, 한파를 뚫고 들러봐야겠단 마음이 든 건 전시 총괄 디렉터인 우아미 작가로부터 온 초대장 문구때문이었습니다.
현대인의 인간관계는 복잡 미묘해서 서로 가까운 관계로 얽히는 건 부담스러워하면서도 완전히 소외되는 것은 꺼린다.
우리는 단지 그림을 그리며 마음을 열고 자유롭게 대화를 나누고 소통한다.
어느 날은 아이들과 함께 아이브의 앨범 발매일을 기다리고, 직장인들의 하루 에피소드를 들으며 공감하고 시간을 보낸다. 그 중 가장 고민스러운 건 저녁 반찬 메뉴.
그들의 ‘살롱문화’가 궁금해진 탓에 지난 20일 전시장을 찾았습니다. 우아미 작가의 슬로건인 ‘매일 그림 같은 하루’ 아래 펼쳐진 작품들을 한눈에 휙 둘러본 느낌은 ‘다채롭다’였습니다. 그도 그런 것이 전시에 참여한 28명의 회원들은 성별, 나이, 직업 주제가 모두 달랐습니다. 바쁘게 각기 다른 삶을 살던 이들이 ‘어렸을 적 동경했던 그림을 그리고 싶어서’, ‘치매 예방 차원에서’, ‘자녀가 학업 스트레스에서 잠시라도 벗어나길 바라는 마음에서’ 등 저마다의 이유로 화실에 모여든 것처럼 말이죠.
여기에 회원들 사이의 특별한 인연은 전시의 재미를 배가시킵니다. 전시의 묘미는 배치에 따라 달라지는데, 탐스러운 목련 그림과 전혀 접점이 없어 보이는 그림이 나란히 보입니다. 알고 보니 엄마와 대학생 아들의 작품입니다. 유학을 준비 중인 아들은 엄마와 매주 화실 데이트를 즐겼죠. 두 점의 그림은 모자의 정다운 시간들을 덧칠해 완성한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시간이 지나면 엄마는 이 그림을 보며 아들을 떠올릴 것입니다. 이처럼 작품 하나하나에는 그들의 이야기가 일기처럼 새겨져 있습니다.
우아미 화실 첫 번째 회원전에 참여한 박근아, 이서율 (성화초, 4학년) 양이 작품 앞에 서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말 분위기에 꼭 맞는 초등학생 회원들의 작품도 눈길을 끕니다. 세상에 하나뿐인 케이크 위에서 행복 가득한 선물을 주러 온 사막여우 산타, 크리스마스를 기다리며 커다란 트리를 꾸미는 사이좋은 자매의 모습은 따뜻함이 느껴집니다. 학원 가는 길에 전시장에 들른 두 어린 화가에게 화실에 오는 게 왜 좋냐고 묻자 고민할 필요도 없다는 듯 서율 양이 “한 주 동안 쌓인 스트레스를 화실에 와서 푼다”고 대답합니다. 그리고 이내 근아 양이 확신에 찬 듯한 말투로 덧붙입니다. “하고 싶은 대로 표현할 수 있어서 재미있다”
드로잉, 수채화, 한국화, 아크릴화 다양한 작품을 준비하느라 힘드셨겠다는 인사에 “물감만 제공해드렸다”는 우아미 작가의 말이 우문현답이었구나 싶은데요. 아무런 주문도, 제약도 없는 공간에서 나를 위한 시간을 갖는 것은 분명 굉장한 치유와 위로가 되었을 터. 우아미 작가는 “각자 본인의 행복을 찾아가고 또 함께하는 것 살롱문화의 매력”이라며 “다양한 사람들 그대로를 반영하고 그들을 나타낸 우아한 전시회에 오셔서 한 해를 잘 매듭지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우아미 화실은 23일 오후 2시 오프닝 행사를 진행하고, 회원들과 모은 성금을 초록우산어린이재단에 전달할 예정입니다. 우아한 전시회는 청주 예술곳간에서 오는 31일까지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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