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음 끊이지 않는 대전서구보건소장직 임용

1·2·3차 의사 지원자 탈락, 내정자 의혹
대전시의사회 "의사 임용 원칙 간과"·1인 시위 및 행정 소송 검토
서구청 "합법적 절차 따른 조치" 맞대응

대전서구보건소에 시민들이 코로나19 검사를 받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대전일보DB

대전 서구보건소장직 임용을 두고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의사 우선 임용 원칙'에도 연달아 의사 지원자가 탈락한 것과 관련, 대전시의사회가 행정 소송까지 예고했다.

서구청은 합법적 절차에 따른 조치라며 반박에 나섰다.

서구청은 이달 20일 홈페이지를 통해 서구 보건소장(개방형직위) 임용시험 최종합격자를 고지했다. 최종 임용자는 간호 보건직으로 알려졌다. 총 3차례 공고만에 결정된 것으로, 지난 10월 첫 모집 공고가 나간 지 두 달만이다.

이 과정에서 의사 지원자가 잇따라 탈락하면서, 대전시의사회 측은 내정자가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구는 지난 10월 대전보건소장직 1차 공고에서 지원자가 1명에 그치자, 후보자가 1명일 시 추가 모집한다는 원칙에 따라 재공고를 냈다.

2차 모집에서도 기존 의사 지원자 1명 뿐이었지만, 신청서류 통과 후 2차 적격성 심사를 진행했고, 부적격 판정을 내리면서 탈락 조치했다.

이후 서구보건소장직 공백이 약 3달 이어지고 있다는 점을 고려, 지원 대상을 의사 면허 소지자에서 다른 보건 직렬로까지 넓혀 3차 공고를 냈다는 게 구의 설명이다.

홈페이지와 시의사회를 통해 후보자 모집을 적극 홍보하면서 3차에는 △의사 2명 △한의사 1명 △간호 보건직 1명 등 총 4명이 지원했고, 전체 심사 결과 간호 보건직이 선정됐다.

대전시의사회는 의사 우선 임용 원칙을 어겼다며 강력 대응을 예고했다.

지역보건법 시행령 제 13조 1항에 따르면 보건소장은 의사 면허가 있는 사람을 우선 임용해야 한다. 다만 임용이 어려울 시 간호 등 보건진료 직력의 공무원을 임용할 수 있다.

김영일 시의사회 회장은 "코로나19 등 국가 재난에 대응하는 보건소장 자리엔 의료 전문성을 갖춘 의사가 올라야 하는데도, 부적격 판단에 대한 타당한 설명 없이, 1-3차까지 의사 지원자를 계속 탈락시킨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내정자가 의심돼 다음 주 구청 앞에서 1인 시위를 하고, 선거법 위반에 속하지 않는지 행정 소송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구는 기존 평가 기준과 합법적 절차에 따른 결과라는 입장이다.

선발심사위원회에서 서류를 통과한 후보자 중 2-3명을 추첨하면, 인사위원회에서 이력서 등을 추가로 반영, 순위를 정한다. 이후 구청장의 판단으로, 최종 임용자가 결정된다.

구 관계자는 "1, 2차 모집 당시 지원 대상자를 의사 면허 소지자로 제한을 두면서 '의사 우선 임용 원칙'을 지켰다"면서도 "지원률이 낮아 임용자 선발이 어려워져 3차부터는 다른 보건 직렬도 임용 후보로 두면서, 의사와 동등한 위치에서 정해진 절차에 따라 평가받게 한 것"이라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