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크 판매금 전액기부”…거짓말 딱 걸린 3000만 伊 인플루언서

이탈리아 인플루언서 키아라 페라그니(36). 페라그니 인스타그램 캡처

 
약 3000만명의 팔로워를 보유한 이탈리아의 한 인플루언서가 기부를 앞세워 크리스마스 케이크를 홍보하다 거액의 벌금을 물게됐다. 

20일(현지시간) 영국 BBC 등 외신에 따르면, 이탈리아 반독점 당국 AGCM은 최근 인플루언서 키아라 페라그니(36)에게 벌금 107만5000 유로(약 15억3951만원)를 부과했다. 

AGCM은 페라그니가 크리스마스 케이크를 홍보하며 수익금을 토리노에 위치한 어린이 병원에 기부한다며 팔로워들을 속인 것으로 보고있다. 

페라그니는 케이크 홍보 중 ‘팡도르 핑크 크리스마스’라는 케이크를 자신이 직접 디자인했다며 이 케이크를 구매한 수익금은 골육종 및 유잉육종을 알고 있는 어린이를 치료하는 데 사용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케이크는 이탈리아 베이커리 업체인 발로코에서 제조한 것으로, 기존 판매가 보다 두 배 넘는 비싼 가격에 팔린 것으로 알려졌다. 팡도르의 평균 가격은 약 6유로(약 8500원)지만, 그는 14유로(약 2만원)을 받았다. 

AGCM 조사결과, 페라그니는 아직 병원에 기부금을 전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발로코는 케이크 출시 한 달 전 병원에 5만 유로(7141만 원)를 기부했고, 페라그니에게는 홍보금 100만 유로(14억 2825만 원)를 지불했다. 당국은 발로코에게도 소비자를 속인 혐의를 적용해 벌금 4만2000유로(5996만원)을 부과했다. 

이후 페라그니는 지난 18일 SNS 계정을 통해 소통에 오류가 있었다며 어린이 병원 레지나 마르게리티에 100만 유로(14억3000만원)를 기부하겠다고 사과했다. 다만 AGCM 측 판결에는 억울함을 호소하며 항소 의사를 밝혔다. 

페라그니의 해명에도 그의 팔로워들은 “기부가 아닌 도둑질의 일환”, “실수였던게 맞나”, “기부가 아니라 돈을 돌려줘라”라며 불만을 표했다. 실제로 3000만명 이상이던 팔로워수는 현재(22일 오후 2시 30분 기준) 2961만명까지 떨어졌다.

최윤정 온라인 뉴스 기자 mary1701@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