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송참사' 감리단장 구속 기소…불법 제방 공사 사실로

충북CBS 최범규 기자 2023. 12. 22.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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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25명의 사상자를 낸 '오송참사'의 직접적인 원인이 된 무너진 임시제방 공사를 관리·감독한 감리단장이 구속돼 재판에 넘겨졌다.

이듬해인 올해 6월에는 임시제방 축조마저 생략한 채 도로 확장공사 준공 준비에만 몰두하다가 수해를 우려하는 주민 민원이 여러 차례 제기되고서야 임시제방을 쌓았다.

A씨는 직원들과 논의하며 마치 임시제방 축조 당시부터 시공계획서나 도면 등이 있었던 것처럼 2022년과 올해 임시제방 공사와 관련한 가짜 서류를 꾸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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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방 무단 철거·임시제방 부실 축조 알고도 묵인·방치
사고 직후 제방 시공계획서 등 관련 서류 조작하기도
연합뉴스


지난 7월 25명의 사상자를 낸 '오송참사'의 직접적인 원인이 된 무너진 임시제방 공사를 관리·감독한 감리단장이 구속돼 재판에 넘겨졌다.

이번 참사와 관련해 처음으로 기소된 핵심 관계자로, 사고 발생 159일 만이다.

청주지방검찰청은 감리단장 A씨를 업무상 과실치사상과 사문서위조, 증거위조 교사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고 22일 밝혔다.

A씨는 시공사가 기존 제방을 무단 철거하고, 임시제방을 부실하게 조성한 사실을 알고도 묵인하거나 방치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또 사고 직후 관련 서류를 조작하며 책임을 회피하려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불법적으로 제방 공사를 진행한 사실 전반을 공소장에 담았다.

검찰에 따르면 오송~청주간 도로(미호천교) 확장공사를 진행하고 있는 시공사는 지난 2021년 10월쯤 공사 편의를 위해 기존 제방을 무단 철거했다.

이 과정에서 미호천 전반을 관리하는 금강유역환경청에 시공계획서 제출은커녕 하천 점용 허가 등 그 어떤 절차도 거치지 않았다.

그러다 2022년 우기를 앞둔 6월 초 임시제방을 쌓고, 3개월여 뒤인 그해 10월 철거했다. 임시제방은 장마에 대비한 미봉책이었다.

이듬해인 올해 6월에는 임시제방 축조마저 생략한 채 도로 확장공사 준공 준비에만 몰두하다가 수해를 우려하는 주민 민원이 여러 차례 제기되고서야 임시제방을 쌓았다.

장마가 시작된 6월 29일부터 쌓기 시작한 임시제방은 기존 제방보다 3.3m나 낮게 단 3일 만에 졸속으로 조성됐다.

최범규 기자


검찰은 참사 당시 미호천 수위를 고려할 때 이 임시제방이 기존 제방 높이만이라도 됐다면 범람은 없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A씨는 사고가 터지고 이틀 뒤인 7월 17일 관련 자료까지 위조했다.

A씨는 직원들과 논의하며 마치 임시제방 축조 당시부터 시공계획서나 도면 등이 있었던 것처럼 2022년과 올해 임시제방 공사와 관련한 가짜 서류를 꾸몄다.

이 과정에서 과거 감리단의 승인이 있었던 것처럼 당시 책임자의 서명도 위조했다.

검찰은 불법적인 제방 공사가 2년여 동안 진행되는 동안 하천 관리청인 금강유역환경청과 청주시 등의 관리·감독이 제대로 이뤄졌는지 등도 살펴보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관계기관이 하천 관련 사안을 관리·감독해야 하는 의무가 있는데, 결과적으로 제대로 이뤄졌다고 볼 수는 없다"며 "사고의 원인과 책임 소재를 명확히 규명하기 위해 신속하고 철저한 수사를 진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A씨에 이어 두 번째로 구속된 시공사 현장책임자의 구속기간은 연장됐다.

이런 가운데 검찰은 지난 7월에 이어 충청북도와 청주시에 대한 두 번째 압수수색을 벌이며 지자체의 책임 소재를 가리기 위한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또 충북지사와 청주시장 등 단체장에 대한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여부도 법률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앞서 지난 7월 15일 폭우로 미호강 제방이 무너지면서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에 하천물이 밀려 들어와 시내버스 등 차량 17대가 침수됐다. 이 사고로 14명이 숨지고 11명이 다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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