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의 눈' 야쿠르트 배달원 길거리 배회 치매 노인 구해

기사와 관련 없는 이미지/ 연합뉴스

야쿠르트 배달원이 길거리에서 배회하던 치매 노인을 경찰에 인계했다.

채널A의 단독보도에 따르면 hy(한국야쿠르트) 유제품 배달원으로 일하는 40대 고현주 씨는 지난 11일 오전 8시쯤 옷을 얇게 입고 맨발에 슬리퍼를 신은 채 길거리를 배회하는 80대 여성을 발견했다.

비가 오고 기온이 4도 안팎인 추운 날씨여서 고 씨는 잠깐 집 앞을 나온 노인이라 여겼으나 오후 5시를 넘겨서도 할머니가 부근을 떠돌자 이상함을 느껴 다가갔다.

고 씨는 "할머니의 얼굴 한쪽에 멍이 들었고 몸을 덜덜 떨고 있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고 씨가 할머니께 집이 어디냐고 물었지만 이름과 주소 등 아무것도 대답하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할머니는 "광주에서 아들하고 버스 타고 왔는데 짐을 잃어버렸다"고만 대답했다.

고 씨는 인근 카페에서 따뜻한 차를 대접하며 할머니와 이야기를 나누었고, 치매에 걸린 사실을 알아채고 인근 경찰서에 신고했다.

고 씨는 경찰이 오기 전에 할머니가 "애기 엄마 고마워"라는 말을 반복했다고 전했다.

치매 어르신은 무사히 가족에게 돌아갔다.

고 씨는 "할머니가 눈에 여러 번 띄어서 다행이지 언뜻 보면 차림이 멀쩡해 치매 노인인 줄 몰랐을 것"이라며 "다음날 경찰에게 전화가 와서 아들이 감사 인사를 전했다,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YTN 최가영 (weeping07@ytn.co.kr)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