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제복 영웅' 자녀들에 "혼자가 아냐…국가가 아버지를 기억"(종합)
용산 대통령실서 첫 크리스마스 행사로 기획
미취학 어린이 위주로 군경 소방 9가족 초청
"대통령이야" 어린이 질문에 행사장 함박웃음
"홀어머니 손잡고 노력해 장관돼" 박민식 소개
"울지 않고 부모님 도와 잘 이겨내면 큰 선물"
[서울=뉴시스] 박미영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은 22일 올해 첫 크리스마스 행사로 전몰·순직군경 유가족들을 용산 대통령실로 초청해 오찬을 함께하고 "여러분은 혼자가 아니다. 여러분들의 아버지를 기억하고 가족을 잊지 않는 국가가 늘 있다는걸 잊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허어로즈 패밀리와 함께하는 꿈과 희망의 크리스마스'라는 이름을 붙인 이날 행사는 대통령실 내에서 개최되는 첫 크리스마스 행사로, 전몰·순직 군경의 초등학생 이하 자녀 14명과 배우자 등 30명이 참석했다.
어린이날을 하루 앞두고 강풍에 인명피해를 막으려 출동했다 구조물에 깔려 순직한 고(故)허승민 소방위 유가족, 강원도 철원 자주표 사격 훈련 중 폭발사고로 순직한 고 이태균 상사 유가족, 한강 실종자 수색중 순직한 고 유재국 경위 유가족 등 군인 유족 4가족, 경찰 유족 3가족, 소방 유족 3가족이 자리했다.
크리스마스 행사인 만큼 무대는 대형 크리스마스 트리와 선물꾸러미 등으로 꾸며졌고 캐럴 합창도 준비됐다.
윤 대통령은 미리 도착해 있는 어린이들에게 손을 흔들며 입장하면서 한명 한명에게 다가가 "몇학년이야, 내년이면 중학교 가는구나" "바로 연년생인데 동생이 왜 더 누나 같아?" "연아(참석 어린이)는 2학년인데 키가 크네"라는 등의 말을 건넸다.
한 어린이가 곁에 있던 어머니에 "대통령이야?"라고 물어 행사장에서 웃음이 터져나왔다.
윤 대통령도 웃으면서 남자 어린이에게 다가가 "운동 뭐 좋아해? 열심히해"라며 볼을 만지며 친근감을 표하기도 했다.
헤드테이블에 앉아있는 아이들에게는 "학교가 재미있어? 친구들과는 재미있게 놀고 있어? "학교 가기 싫었지만 크게 성공한 사람도 많아" 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자리에 앉아 합창단의 캐롤 공연을 지켜보면서 박수를 쳤다. 공연이 끝나자 무대에 올라 합창단원들과 악수하며 "최고다" "건강하고 잘했어" "세계 최고의 어린이 크리스마스 합창단"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자리로 돌아가 "백악관이나 대통령실에서 크리스마스 행사를 하는데, 작년엔 못하고 올해 이렇게 히어로즈 패밀리들과 첫번째로 크리스마스 행사를 갖게 돼 정말 기쁘다"고 말했다.
이어 어린이들을 바라보며 "우리 어린이들은 제 말보다는 대통령 할아버지가 무슨 선물을 줄까(궁금하죠)? 이미 다 준비했어요. 기대하는 선물을 꼭 드릴게요. 어린이들을 위한 크리스마스 입니다"라고 했다.
또 "우는 아이에겐 (산타가) 선물을 안준다고 잘 알고 있는데, 어려운 일이 있어도 울지 않고 부모님 도와서 잘 이겨내는 어린이가 착한 어린이에요. 그런 어린이들에게 산타할아버지가 선물을 많이 주신다"고 했다.
그러면서 형들이 신는 큰 양말을 걸어놓기도 했던 자신의 어린시절 크리스마스 이야기를 들려줬다.
윤 대통령은 이날 동석한 박민식 보훈부 장관을 가리키며 "국회의원도 하고 장과도 하시는 분"이라며 "여러분과 같이 아주 어릴때 군인이던 아버지가 싸우다 돌아가셔서 지금은 현충원에 계시다. 홀어머니 손 붙잡고 열심히 노력해 이 자리까지 왔다"고 소개했다.
이어 "여러분도 축구, 야구 열심히하고 노래 열심히 부르고 학교생활 친구들과 재밌게 보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순직자들의 배우자들에게도 "다 같이 오셔서 감사하다. 더욱 힘내시길 바란다"며 "여러분은 혼자가 아니다. 새해에 복 많으 받으십시오"라고 했다.
이날 행사는 국가의 안위와 국민의 안전을 지키다 순직한 군인 경찰, 소방관 등 제복 유가족들이 용기를 잃지 않고 자긍심을 가질 수 있도록 하겠다는 윤 대통령의 뜻에 따라 기획됐다.
히어로즈 패밀리는 현 정부 들어 국가보훈부가 신규로 추진한 역점 사업이다. 그동안 사회 각계 저명 인사들이 미성년 자녀들의 멘토(106명)로 후원했고, 정부와 민간단체가 연계해 다양한 정서지원 프로그램과 장학금을 지원하고 있다.
이날 행사에 초청된 어린이들은 자신의 꿈을 적은 '꿈 카드'를 드림트리(Dream Tree)에 걸어 꿈이 이뤄지길 소망했다.
윤 대통령은 고 유재국 경위의 자녀인 유이현군의 꿈카드를 대신 걸어줬다. 유 경위 사망 당시 배우자가 임신 중으로, 순직 충격에 조산돼 유 군은 강직성 전신마비를 갖고 태어났다.
참석자들은 브릴란떼 어린이합창단의 캐롤 메들리와 이준형 마술사의 마술쇼를 공연을 보며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윤 대통령은 아이들에게 꿈을 묻고 보호자들에게 육아 문제 등 다양한 주제로 대화를 나눴다.
윤 대통령은 오찬을 마친 후 이준형 마술사와 함께 아이들의 선물이 깜짝 등장하는 마술을 선보이며 아이들 한 명 한 명에게 크리스마스 선물을 전달했다. 이날 선물은 아이들이 평소에 갖고 싶어했던 것들을 미리 파악해 준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mypark@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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