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 주장' 반성 없던 경복궁 낙서 20대, 구속심사 후 "죄송합니다"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경복궁 낙서 훼손을 모방해 2차로 훼손한 후 예술활동이라고 주장한 설 모씨가 22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를 마친 후 대기 장소로 이동하고 있다. 2023.12.22.

경복궁 담벼락 낙서 복구현장 주변에 또 다른 낙서를 남긴 혐의로 체포된 20대 피의자가 22일 구속 갈림길에 놓였다.

서울중앙지법 이민수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오전 문화재보호법 위반 혐의를 받는 20대 설모씨를 불러 법정에서 15분여간 심문했다. 구속 여부는 이르면 이날 저녁쯤 결정될 전망이다.

설씨는 오전 10시45분쯤 심문을 마친 뒤 취재진이 "범행 이유가 뭐냐", "1차 범행을 보고 모방했냐", "아직도 예술이라고 생각하냐"고 묻자 "죄송하다"고 답한 뒤 경찰 호송차에 탑승했다.

이날 법원 청사 출입구에선 행인이 퇴정하는 설씨의 발 밑을 향해 지갑을 던지기도 했다. 이 행인은 취재진에게 자신을 중학생으로 소개하고 "개인적 친분이나 원한은 없다"며 "화가 나서 그랬다"고 말했다.

설씨는 지난 17일 오후 10시20분쯤 경복궁 영추문 왼쪽 담벼락에 페인트 스프레이로 가수 이름과 앨범 제목 등을 가로 3m, 세로 1.8m 크기로 낙서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지난 16일 새벽 영추문 일대가 페인트 스프레이로 낙서된 사건이 언론에 보도되자 이를 설씨가 모방한 것으로 의심한다.

설씨는 지난 20일 자신의 블로그에 "나는 예술을 한 것일 뿐"이라고 글을 적었다. 경찰 조사에선 "문화재 낙서가 대단하다고 생각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추문 일대에 처음 낙서한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10대 남성 임모씨는 이날 오후 3시쯤 심문이 예정됐다.

성시호 기자 shsung@mt.co.kr 이병권 기자 bk223@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