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리포트] '5연승 성공' SK, 확인한 간극... 솔루션은 '시간 그리고 기다림'
SK가 5연승에 성공했다.
서울 SK는 21일 고양 소노아레나에서 벌어진 2023-24 정관장프로농구 고양 소노와 경기에서 80-70으로 승리했다. 이날 결과로 5연승과 함께 14승 8패를 기록하며 수원 KT와 함께 공동 3위로 한 계단 뛰어 올랐다.
안영준이 21점 3리바운드, 김선형이 17점 4어시스트로 공격을 주도했고, 최부경과 오재현이 각각 10점을 지원하며 만들어낸 승리였다.
전반전 공수에 걸쳐 완벽한 작전과 수행 속에 50-26, 무려 24점차 리드를 가져갔던 SK는 후반전 오누아쿠와 전성현을 필두로 추격전을 펼치는 소노 반격에 말려 경기 종료 4분 여를 남겨두고 66-62, 4점차 추격전을 허용하는 위기와 마주하기도 했다.
하지만, 역전은 내주지 않았다. 워니 점퍼에 더해진 안영준 3점으로 달아난 후 김선형의 행운 가득한 3점까지 터지며 74-65, 9점을 앞서며 사실상 승부를 결정지었다. 3분 여가 남은 시점이었지만, 소노에게 치명적인 김선형 럭키샷이었다.
이후 소노는 추격 의지를 상실한 듯 했고, SK는 어렵지 않게 경기를 마무리하며 5연승에 성공, 1위 원주 DB에 3경기 뒤진 3위에 오르며 1위 싸움에 뛰어 들었다.
전희철 감독은 부임 이후 강력한 선발 라인업에 적재적소에 필요한 백업들을 활용하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자밀 워니, 김선형 그리고 최준용과 안영준(2021-22시즌)을 코어로 이현석(수원 KT), 최성원(안양 정관장), 최원혁 등을 서브로 활용해 통합 우승을 일궈냈다.
지난 시즌은 안영준이 군에 입대했고, 최준용이 부상으로 정규리그 후반과 플레이오프 나서지 못했지만, 정규리그 3위 이후 챔피언 결정전에 올라 보기 드믄 명승부 속에 준우승을 차지했다. 경기 준비와 과정은 우승과 다름없다는 평가 나왔을 정도로 높은 수준의 경기력을 선보였던 때였다.
전 감독은 동기 부여를 철학으로 코어와 백업을 확실히 구분하며 경기를 운영하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2008년 시작한 2군 감독과 전력 분석 그리고 10년 동안 경험했던 1군 코치라는 풍부한 경력을 팀에 녹여내며 SK를 강자로 군림시키고 있다.
이번 시즌, SK는 조금 다른 전략 속에 시즌을 거듭하고 있다.
야심차게 영입한 오세근의 상대적 부진과 맞물린 김선형의 컨디션 난조로 인해 최부경, 최원혁, 오재현이 포함된 스타팅 라인업을 가동하고 있다. 맞아 떨어졌다. 수비에 장점이 있는 세 선수의 존재로 공격에서 자밀 워니 활용이 극대화되는 시너지 효과가 발생하며 지난 5경기를 모두 승리로 장식한 것.
최원혁은 2014-15시즌 데뷔 이후 첫 20분+ 출장 속에 3점슛 성공률 41%라는 놀라운 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평균 득점이 4.1점이지만, 리바운드 3개 어시스트 2.9개를 만들고 있는데다, 수비와 경기 운영에서 보이지 않는 활약은 만점 그 이상이다.
오재현도 다르지 않다. 데뷔 후 네 시즌 째를 치르고 있는 오재현은 비 시즌 내내 혹독한 훈련을 거쳤다. 김선형 부재 속에 포인트 가드라는 다소 어울리지 않는 옷을 효율적으로 해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시즌에 접어들어 주로 2번 역할을 맡고 있는 오재현은 평균 24분 17초를 뛰면서 9.4점 1.9리바운드 1.8어시스트를 기록 중이다. 평균 3점슛도 1.5개로 준수하다. 성공률도 34.1%로 나쁘지 않다.
최부경은 4.2점 3.8리바운드를 남기고 있지만, 이 역시 보이지 않는 공헌도를 감안할 때 기대치에 모자라지 않아 보인다.
전 감독이 수비형 스쿼드를 스타팅으로 가동할 수 있는 원동력이다. 그 효과는 워니 공격력 극대화라는 시너지 효과로 나타나고 있다. 공격 배분이 필요없는 워니는 오롯이 자신의 공격에 집중, 평균 25.7점이라는 고득점을 이어가고 있다. 전체 1위에 해당하는 숫자다.
최근 합류한 안영준 역시 수비수에서 공격수로 전환하고 있는 배경 중 하나다. 경복고와 연세대 시절 에이스로서 아우라를 살려내고 있다.
김선형과 오세근 그리고 리온 윌리엄스로 이어지는 든든한 백업(?)이 존재하는 SK가 잘 나가는 이유다. 부상으로 전열을 이탈 중인 허일영도 1월 말을 예정으로 출격 준비를 하고 있다. 역시 믿음가는 식스맨이다.
하지만 소노 전을 통해 수비형 스쿼드의 약점을 찾을 수 있었다. 수비형 스쿼드의 한계를 확인했다. 전반전 SK는 앞선 경기와 다르지 않게 세 선수와 함께 워니와 안영준이 스타팅으로 나섰다. 화끈했다. 타이트한 수비에 더해진 유연한 공격 전개로 50점을 몰아쳤다. 문제가 전혀 없어 보였다. 하지만 후반전에는 해결책이 필요한 순간과 마주했다.
워니가 오누아쿠에 막히면서 메인 공격 루트가 실종되었다. 특히, 3쿼터 10분을 모두 뛰었던 워니는 득점에 실패했다. 반면, 오누아쿠는 11점을 몰아쳤다. 오누아쿠의 KO승이었다.
오재현과 최원혁은 평균 7분에 가까운 시간 동안 나섰지만 2점에 그쳤다. 김선형이 7점을 집중시키며 역전을 내주지 않은 것에 만족해야 했다. 오세근도 10분을 모두 뛰었지만, 2점에 그쳤다. 쿼터 스코어 13-24로 밀려야 했다.
경기 전 전희철 감독은 “최근 5경기 동안 수비형 라인업을 선발로 기용했다. 과정과 결과가 너무 좋다. 수비를 기대했는데, 공격 지표도 너무 좋다(웃음) 오늘도 그렇게 나설 것.”이라고 전했다. 전반전은 200% 성공이었다. 3쿼터는 180도 달랐다. 솔루션이 필요해 보였다.
경기 후 전 감독은 “지난 두 시즌 동안 주력 선수들을 필두로 식스맨들이 적재적소에 역할을 해주면 된다. 지금은 선수들이 헷갈릴 것이다. 정해지면 좋아질 것이다. 계속 맞춰가는 과정이다.”라고 전했다.
전 감독은 “결국 워니가 막히면 선형이가 해주어야 한다. 세근이도 그렇다. 원혁이와 재현이는 승부처를 풀어갈 능력이 아직은 약하다. 영준이는 경험을 더 해야 한다.”고 말했다.
결국 전 감독은 김선형과 오세근이 일정 괘도에 올라서야 한다는 이야기를 전한 셈이다.
연이어 전 감독은 “선형이가 쿼터 5분까지는 작년 시즌 스피드가 나온다. 이후는 떨어진다. 미팅을 통해 내용을 공유했다. 2분 정도 더 스피드를 유지해야 한다. 세근이도 기복이 줄어들고 있다. 하지만 아직은 시간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결국, 현재 SK가 가동하고 있는 수비형 스쿼드 선발 기용은 미봉책 중 하나다. 현재는 성공적이다. 하지만 시즌 끝까지 가동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한계점에 봉착할 수 있다. 소노 전에서 일부 확인했다.
SK는 최정상을 바라보고 있는 팀이다. 플레이오프로 접어들면 수없는 클러치 상황과 마주해야 한다. 결국 핵심 옵션이 살아나야 한다. 경기 후 전 감독은 ‘이겼는데 기분이 그리 좋지 못하다’라고 전한 이유 중 하나로 보인다.
워니, 오세근, 김선형, 안영준으로 이어지는 메인 옵션의 꾸준함과 현재 맹활약을 하고 있는 국내 백업들의 적재적소 활용이 최정상을 종착역으로 삼고 있는 그들의 목표를 이룰 수 있는, 이번 시즌 해내야 하는 필수적인 과정으로 보인다. 현재는 2% 부족해 보인다. KBL과 EASL을 번갈아 쉼없이 달리고 있는 김선형과 오세근의 반전이 필요하다.
현재 전 감독의 머리 속은 '기다림'이라는 키워드로 가득해 보였다.
사진 제공 = 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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