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억원 세금 포탈한 명품 판매업체 적발… 임직원 7명 검찰 송치

허위 FTA 원산지 신고서 작성… 직원·가족 명의 이용해

이탈리아에서 5년간 350억여 원 상당의 명품가방과 의류를 허위 신고해 국내로 들여오면서 23억원 관세를 포탈한 일당이 붙잡혔다. 사진은 A씨가 운영한 대구 소재 판매업체 창고.(인천공항세관 제공)/뉴스1

외국에서 350억원 상당의 고가 명품을 수입하면서 23억원의 세금을 포탈한 판매업체가 적발됐다.

인천공항세관은 판매업체 대표 A씨와 직원 등 7명을 관세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불구속 송치했다고 22일 밝혔다. 이들은 이탈리아에서 고가 명품 가방·의류 등 5만여점을 수입하면서 허위로 자유무역협정(FTA) 원산지 신고서를 제출해 관세와 내국세 23억원을 포탈한 혐의를 받는다.

한-유럽연합(EU) FTA에 따라 EU 회원국에서 한 번에 수입하는 물품 가격이 6000유로 이하인 경우엔 인증된 수출자가 아니라도 원산지 신고 문안을 적고 서명하는 방법으로 협정세율 0%를 적용받을 수 있다. 6000유로(858만원)를 넘으면 유럽 당국에서 인증을 받은 수출자만 원산지 신고서를 작성할 수 있다.

이들은 수입하려는 명품 가격이 6000유로를 초과하자, 물품 가격을 6000유로 이하로 분할해 허위 FTA 원산지 신고서를 작성한 것으로 드러났다. 직원과 가족 명의로 설립한 개인사업자들이 6000유로 이하 물품을 수입한 것처럼 세관에 신고하는 수법으로 세금을 포탈했다.

일부 물품은 국내로 입국하며 세관 신고 없이 반입한 것으로 파악됐다. 미화 150달러 이하의 자가 사용 물품으로 위장되거나, 해외 출장 후 국내로 입국하면서 세관 신고 없이 반입한 것이다. 앞선 모든 수법으로 명품을 수입한 횟수는 3000여회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세관은 이들이 정상적으로 냈어야 할 세금 총 45억원 중 22억원만 낸 것으로 보고 있다.

인천공항세관은 “FTA 특례제도와 간이한 통관제도를 악용해 세금을 탈루하는 불법 행위를 엄정히 단속해 공정한 무역 질서 확립과 건전한 국가재정을 확립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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