닛케이 “희토류 가공 기술 수출 금지한 中…美·日 공급망 구축에 대항 위한 조치”

중국 장시성 간현의 한 희토류 광산에서 채굴 모습. AP·뉴시스

중국 정부가 전략물자인 희토류의 가공기술 수출을 금지하기로 한 건 미국과 일본이 진행하는 첨단기술 제품의 공급망 구축에 대항하기 위한 목적으로 보인다는 일본 언론 분석이 나왔다.

22일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 신문에 따르면 중국 상무부와 과학기술부는 전날 ‘중국 수출금지·수출제한 기술목록’ 개정판을 공개하고 희토류를 사용한 고성능 자석 등의 제조 기술의 수출을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정련기술 등의 수출도 제한한다. 이번 개정판은 2020년 명단을 갱신한 것으로 기술 항목은 164개에서 134개로 줄었지만, 미·중 갈등이 심화하는 하이테크(최첨단 과학기술) 분야 등에 대해서는 기술 요건을 상세하게 함으로써 규제를 강화했다. 새롭게 희토류를 포함한 자성체 제조 관련 기술을 추가하고, 수출제한 항목에 희토류 채굴이나 선광, 정련 등과 관련된 기술도 추가했다. 이를 두고 닛케이는 "정련이나 가공 기술의 포위를 진행하려는 목적으로 보인다"며 "희토류를 둘러싸고는 본래 추출이나 분리, 합금 재료의 생산을 금지하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앞서, 중국은 지난 2010년 일본과 센카쿠(尖閣·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 열도를 둘러싸고 대립할 때 희토류의 대일 수출을 일시적으로 중단한 바 있다. 일본은 희토류를 사용하는 고성능 자석을 주력으로 하고, 미국은 고성능 자석을 탑재하는 첨단기술 제품을 다루고 있다. 이에 당시 중국의 대일 수출 중단을 계기로 미·일 양국은 경제 안보에 위기감을 느낀 바 있다.

이후 미국과 일본은 중국의 희토류에 의존하지 않는 고성능 자석의 공급망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미국은 자국에서 광산개발을 추진하고 있는데 미국 지질조사소(USGS)에 따르면 희토류 생산에 차지하는 중국 비율은 10년 전 90%에서 2022년 70%까지 떨어졌다.

김선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