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값 300억 돌파' 황희찬, 울버햄튼과 재계약 완료! 2028년 여름+1년 연장 옵션 포함..."크리스마스 선물"
[포포투=오종헌]
황희찬이 재계약을 체결했다.
울버햄튼은 22일(이하 한국시간)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현재 팀 내 득점 1위를 달리고 있는 황희찬이 장기 재계약에 서명했다. 계약 기간은 2028년 여름까지이며, 1년 연장 옵션이 포함되어 있다. 황희찬은 2021년 팀에 합류했고, 현재 개리 오닐 감독 체제에서 9골을 넣으며 최고의 시즌을 보내고 있다"고 공식 발표했다.
울버햄튼 공식 SNS 채널에는 "조금 이른 크리스마스 선물"이라는 문구와 함께 황희찬의 재계약을 알리는 게시글이 올라왔다.
이어 울버햄튼은 구단은 "현 시점을 기준으로 프리미어리그(PL)에서 황희찬보다 더 많은 골을 넣은 선수는 5명뿐이다. 리그에서는 8골을 기록 중이며 컵대회까지 포함하면 9골이다. 황희찬은 올 시즌 페드로 네투, 마테우스 쿠냐와 훌륭한 파트너십을 형성하고 있다"고 조명했다.
또한 "황희찬은 10월 말 뉴캐슬 유나이티드를 상대로 골맛을 봤다. 이는 존 리차드가 보유한 홈 6경기 연속 득점 기록과 동률이었다. 그리고 개막 후 첫 10경기에서 6골을 성공시키며 데렉 더건 이후 50년 만에 이 기록을 만들어낸 선수가 됐다"며 황희찬이 세운 구단 기록을 소개했다.
울버햄튼의 맷 홉스 디렉터는 "황희찬은 이 팀에 온 뒤 항상 자신의 모든 걸 바쳤다. 이제 팬들은 그가 경기장에서 보여주고 있는 것에 대해 감사하고 있다. 황희찬은 골을 넣고 있고, 오닐 감독 체제에서 중요한 선수다. 경기력이 재계약에 큰 비중을 차지하지만 황희찬은 이 동네를 사랑하고, 팬들을 사랑으로 대한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핵심 선수가 장기 계약을 체결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황희찬은 2015년 오스트리아 무대에서 조금씩 성장세를 보여주기 시작했다. 하부 리그에 속해있던 리퍼링에서 임대 생활을 하며 적응기를 보낸 그는 잘츠부르크로 복귀한 뒤 진가를 뽐냈다. 특히 엘링 홀란드(맨체스터 시티), 미나미노 타쿠미(AS모나코)와 함께 주전 공격진으로 뛰며 좋은 활약을 보여줬다. 특히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무대에서 리버풀 등 강팀들을 상대로 맹활약을 펼쳤다.
이에 힘입어 RB라이프치히에 입단했다. 라이프치히와 잘츠부르크는 모두 모기업이 '레드불' 그룹이었기 때문에 선수 이동이 비교적 자유로운 편이었다. 황희찬은 함부르크에서 임대로 뛴 경험이 있다. 다시 한번 독일 분데스리가 무대에서 도전을 하게 됐다. 하지만 코로나19 감염 등 부상 악재가 겹치며 험난한 주전 경쟁을 펼쳤다.
원하는 만큼 출전 시간이 주어지지 않자 분위기 반전을 위해 이적을 모색했다. 결국 황희찬은 2021-22시즌을 앞두고 울버햄튼에 임대로 합류했다. 시작은 좋았다. 황희찬은 왓포드를 상대로 교체 출전했다. 프리미어리그(PL) 데뷔전. 그리고 이 경기에서 곧바로 데뷔골을 신고하며 팬들의 눈도장을 찍었다. 시즌 전체적으로 봐도 리그 30경기(선발20, 교체10)에서 5골 1도움을 기록하는 등 나쁘지 않은 모습을 보여줬다. 이러한 활약에 힘입어 완전 이적까지 이뤄졌다.
하지만 완전 이적 신분으로 처음 시작했던 지난 시즌은 전반기 비교적 아쉬운 모습을 보여줬다. 황희찬 본인도 부상으로 고생했고, 구단 상황도 좋지 않았다. 브루노 라즈 감독이 이끄는 울버햄튼은 한때 리그 최하위까지 추락하기도 했다. 황희찬 역시 컨디션 조절에 차질을 빚으면서 선발 경쟁에서 밀리는 모습을 보여줬다.
다행히 후반기 들어 상황이 나아졌다. 우선 울버햄튼 구단은 라즈 감독 체제로 부진이 이어지자 사령탑 교체를 단행했다. 그를 대신해 훌렌 로페테기 감독이 새롭게 지휘봉을 잡았다. 그리고 로페테기 감독은 황희찬에게 꾸준하게 기회를 부여했다.
하지만 올 시즌 개막 직전 또다시 변수가 발생했다. 로페테기 감독이 갑작스럽게 팀을 떠나게 됐다. 이적시장 행보와 관련해 구단과의 마찰 때문이었다. 당시 울버햄튼은 원하는 대로 선수 영입을 진행할 수 없었다. 재정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었고, 오히려 재정적 페어플레이룰(FFP룰)을 준수하기 위해서는 기존 선수들을 팔아 수입을 올려야 했다. 실제로 주축 선수들이 대거 떠났다.
울버햄튼은 마테우스 누네스, 후벵 네베스, 주앙 무티뉴, 네이선 콜린스, 라울 히메네스, 아다마 트라오레 등과 결별했다. 울버햄튼은 선수들을 팔아 1억 4,000만 파운드(약 2,317억 원) 가량의 수입을 올렸다. 이 때문에 FFP룰을 준수하게 됐지만 감독 입장에서 선수 영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에 만족스러울 수 없었다.
황희찬은 로페테기 감독이 떠나고 오닐 감독이 선임되면서 다시 주전 경쟁을 펼쳐야 했다. 처음에는 교체로 뛰는 빈도가 높았다. 하지만 조금씩 존재감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무엇보다 많은 골을 넣고 있다. 시즌 첫 골도 빠르게 터졌다. 황희찬은 브라이튼과의 리그 2라운드에서 1호골을 넣었다. 그리고 9월 초 크리스탈 팰리스와의 리그 4라운드에서도 한 골 추가했다.
특히, 9월 A매치 휴식기를 마치고 돌아온 뒤 존재감이 대단했다. 황희찬은 A매치 일정을 소화하고 울버햄튼에 복귀한 첫 경기에서 다시 득점포를 가동했다. 그 상대는 리버풀이었다. 비록 팀은 패했지만 전반 7분 만에 선제골을 터뜨렸다.
약 2주 뒤에는 맨시티를 만났다. 울버햄튼은 맨시티와의 경기 전까지 아쉬운 성적을 기록 중이었다. 리그 6경기에서 1승 1무 4패밖에 거두지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디펜딩 챔피언' 맨시티를 상대하게 됐다. 결과는 최고였다. 황희찬은 맨시티와의 경기에서도 골맛을 보면서 팀의 2-1 승리를 이끌었다.
특히, 이 경기는 경기 전 펩 과르디올라 감독과의 에피소드가생겨 더욱 화제가 된 바 있다. 당시 과르디올라 감독은 울버햄튼전에 앞서 "울버햄튼을 상대로 늘 힘든 경기를 했던 기억이 난다. 그들은 뛰어난 선수들을 보유하고 있다"며 울버햄튼에 대한 경계심을 드러냈다.
이때 황희찬의 이름을 제대로 말하지 않아 논란이 있었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특히 네투, 쿠냐, 그리고 그 한국 선수(the Korean guy)는 뛰어난 수준을 가지고 있는 공격수들이다"고 언급했다. 이를 접한 팬들은 "다른 선수들 이름은 제대로 말했으면서 황희찬만 '코리안가이'라고 말한 거야?", "그럴거면 네투도 포트투갈 가이라고 해야지!" 등 과르디올라 감독에게 쓴소리를 날렸다.
공교롭게도 '코리안 가이' 황희찬은 맨시티를 상대로 득점하면서 과르디올라 감독에게 패배를 안긴 셈이다. 당시 울버햄튼은 전반 13분 행운의 선제골로 리드를 잡았다. 네투가 올린 크로스가 후벵 디아스를 맞고 자책골로 연결됐다. 그러나 맨시티는 만만치 않았고, 후반 초반 훌리안 알바레스의 골로 균형을 맞췄다.
후반 21분 황희찬이 결승골을 터뜨렸다. 넬송 세메두가 우측에서 크로스를 올렸다. 흘러나온 공을 황희찬이 그대로 슈팅으로 연결했지만 수비에 막혔다. 흘러나온 공을 받은 마테우스 쿠냐가 재차 황희찬에게 패스를 보냈고 결국 득점으로 이어졌다. 이로써 울버햄튼은 맨시티를 상대로 짜릿한 한 골 차 승리를 가져왔다.
과르디올라 감독도 이제는 황희찬의 이름을 잊지 않았다. 경기가 끝난 뒤 "울버햄튼은 정말 잘했다. 수비적으로 뛰어났다. 그리고 황희찬, 쿠냐, 네투 같은 공격수들도 전방에서 공을 지켜주고 슈팅을 만들고, 드리블을 통해 수비진을 뚫어내는 등 강한 모습을 보여줬다"며 '황(Hwang)'이라고 말했다.
황희찬의 활약은 계속 이어졌다. 황희찬은 10월 말 뉴캐슬과의 경기에서 유의미한 기록을 남겼다. 당시 황희찬은 리그 6호골을 성공시키며 자신의 단일 시즌 PL 통산 최다골 기록을 경신했다. 또한 구단 사상 최초로 홈에서 6경기 연속골을 넣은 선수가 됐다. 동시에 개막 후 초반 10경기에서 6골을 넣은 선수 역시 울버햄튼 구단 역사에서 50년 만에 생긴 기록이다. 울버햄튼 구단도 이를 조명했다.
이에 황희찬은 "울버햄튼 선수로서 이러한 기록을 세워 영광이다. 앞으로도 더 많은 골을 넣고 싶다. 내 골들은 팀워크에서 비롯됐다. 우리는 서로를 이해하기 위해 정말 열심히 훈련하고 있다. 실제로 페널티킥은 아닌 것 같지만 어쨌든 페널티킥을 내줬다. 그러나 동료들은 계속 믿음을 보냈고, 난 이에 부응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황희찬은 시즌 초반 좋은 활약에 힘입어 시장 가치가 상승했다. 축구 통계 매체 '트랜스퍼마크트' 기준 황희찬의 몸값은 시즌 개막 전 1,200만 유로(약 172억 원)에서 1,800만 유로(약 258억 원)로 올랐다. 600만 유로(약 86억 원)가 오르며 개인 시장 가치 역대 최고치를 달성했다. 여기에 12월 기준 2,200만 유로(약 315억 원)가 됐다. 올여름에 비하면 무려 1,000만 유로(약 143억 원)가 상승한 셈이다.
황희찬은 잘츠부르크에서 뛰던 2018년 6월 처음으로 1,000만 유로를 돌파했다. 이후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다 2022년 3월부터 6월까지 1,500만 유로(약 215억 원)를 유지했다. 이후 조금 떨어졌지만 올 시즌 계속 오르고 있다.
뛰어난 활약에 힘입어 재계약 소식까지 전해졌다. 앞서 지난달 중순 영국 '디 애슬레틱'이 먼저 "울버햄튼은 황희찬과 새 계약 관련 회담을 진행 중이다. 기존 계약은 2026년 여름에 만료될 예정이지만 시즌 초반 황희찬은 팀 내 핵심 선수로 자리매김했다. 구단은 이에 보답하기 위해 계약 연장을 추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이 매체는 "현재 협상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구단과 선수 모두 잔류에 긍정적이기 때문이다. 황희찬은 오닐 감독 밑에서 뛰는 걸 즐기고 있다. 개인 조건만 맞으면 재계약이 성사될 것이다"고 덧붙였다.
지난 13일 재계약 임박 소식이 나왔다. 이적시장 전문가인 파브리시오 로마노는 자신의 SNS를 통해 "울버햄튼은 황희찬과의 재계약에 합의했다. 새로운 계약은 2028년 여름까지 유효할 것이다. 또한 황희찬은 이번 재계약으로 현재 구단 최고 대우를 받고 있는 선수들과 비슷한 조건을 받게 될 것이다"고 독점 보도했다.
울버햄튼 지역지 '슈롭셔 스타' 역시 "황희찬은 2028년 여름까지 계약 연장을 체결할 것이다. 이로써 그는 구단 최고 연봉을 받는 선수 중 한 명이 될 것이다. 당초 황희찬은 기존 계약(2026년 여름까지)이 2년 반 정도 남아 있었다. 하지만 울버햄튼은 그의 훌륭한 활약에 대한 보상을 위해 노력했다"고 언급했다.
오닐 감독도 직접 재계약 소식을 말했다. 영국 '버밍엄 라이브'는 15일 "울버햄튼은 황희찬과 최소 2028년 여름까지는 동행을 이어갈 수 있도록 설득했다. 오닐 감독은 최근 황희찬의 재계약 체결 사실에 대해 직접 설명했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오닐 감독은 "황희찬은 내가 이곳에 온 뒤 팀을 위해 모든 걸 쏟는 모습을 보여줬다. 정말 중요한 골들을 넣었다. 황희찬과의 동행을 더 오래 이어갈 수 있어서 기쁘다. 그는 정말 훌륭한 사람이다"고 입을 열었다.
그러면서 "황희찬은 어제 재계약 과정에서 도움을 줬던 나와 스태프들에게 감사 인사를 하겠다고 찾아왔다. 그가 어떤 사람인지, 그리고 그가 우리 팀에 있어서 얼마나 중요한 선수인지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우리는 황희찬을 설득하기 위해 구단의 노력과 방향성을 말해줬다"고 밝혔다.
또한 오닐 감독은 "현재 우리는 지난 몇 년 동안 팀이 했던 것에서 우리가 하고자 하는 것으로 바꾸는 초기 단계에 있다. 황희찬은 자신이 이 팀에 있어서 얼마나 중요한 선수인지 알고 있다. 또한 그가 뛰는 모습을 보면 우리가 하려는 것에 대해 확실한 믿음과 신뢰가 있다는 걸 알 수 있다"고 언급했다.
축구 통계 매체 '스포트랙'에 따르면 울버햄튼에서 가장 많은 주급을 받고 있는 선수는 파블로 사라비아다. 현재 9만 파운드(약 1억 4,800만 원)를 수령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 다음 넬송 세메두, 파비우 실바가 8만 파운드(약 1억 3,200만 원)로 뒤를 잇고 있다. 황희찬도 이 정도 대우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오종헌 기자 ojong123@fourfourtw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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