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말 듣고는 몸이 떨렸어요"‥'살려주세요' 절박한 호소에‥
최근 인천 계양역 일대에 10여 곳에 붙은 '살려 주십시오'라는 제목의 호소문입니다.
종이에는 연락처와 함께 "12월 8일 계양역 도로 옆에 노트북이 든 백팩을 그냥 두고 승용차로 귀가해 가방을 분실했다"며 "사람 한 명 살린다는 마음으로 돌려주시면 분명 후사하겠다"는 글이 담겨 있습니다.
76세 노인이라고 밝힌 글쓴이는 "가방 속 내용물 중 USB 여러 개에는 먼저 세상을 떠난 집사람 관련 내용과 집사람이 사용한 전화기 등 이 사람이 생활에 필요한 내용이 들어 있다"며 "제발 살려달라"고 간절하게 부탁했습니다.
이 호소문은 SNS를 통해 퍼지며 글쓴이의 절박한 사연이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글쓴이는 76살 고 모 씨로, 고 씨와 49년을 함께 지낸 아내는 유방암 투병을 하다 2년 전 쓰러져 73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경찰이 주변 CCTV 등을 확인한 결과 공항철도역을 나오는 고 씨가 가방을 메지 않고 있었던 게 확인됐습니다.
고 씨의 1차 기억과 달리 역을 나와서 도로변에 가방을 둔 게 아니라 전동차 안에 가방을 두고 내렸던 겁니다.
결국 가방이 있었던 곳은 검암역 유실물센터.
고 씨는 "전동차에 두고 내린 것 같아 유실물센터에 전화해 보니 다행히 가방이 있었다"며 "그 말을 듣고 몸이 떨렸다"고 말했습니다.
분실 13일 만에 가방을 되찾게 된 고 씨는 "돈으로도 살 수 없는 소중한 아내의 유품을 되찾게 돼서 정말 다행"이라며 "관심을 가지고 도움을 주신 모든 분께 감사하다"고 말했습니다.
곽동건 기자(kwak@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news/2023/society/article/6555748_36126.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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