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난감 사려다 빈손으로… 고물가에 슬픈 ‘엄빠’ 산타

최준영 기자 2023. 12. 22.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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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크리스마스 선물을 사러 백화점에 갔다가 깜짝 놀랐어요. 아이가 좋아할 만한 장난감은 10만 원이 훌쩍 넘더군요. 일단 발길을 돌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서울 강남구에 사는 김모(여·32) 씨는 "매년 크리스마스에는 남자친구와 10만∼20만 원대 선물을 교환했는데, 고물가 여파로 올해는 그 가격대에 살 수 있는 물건들이 마땅치 않아 서로 선물을 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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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말에도 소비위축 극심
“선물예산 5만원으론 턱 없어”
“모임횟수 줄이고 여행 취소”
연말특수 기대 기업·자영업자
마케팅 강화불구 위기감 커져
게티이미지뱅크

“아이 크리스마스 선물을 사러 백화점에 갔다가 깜짝 놀랐어요. 아이가 좋아할 만한 장난감은 10만 원이 훌쩍 넘더군요. 일단 발길을 돌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직장인 이모(39) 씨는 오는 25일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6세 아들에게 줄 선물을 고르다가 깊은 고민에 휩싸였다. 얇아진 지갑 사정에 조금이라도 실속 있는 선물을 사기 위해 백화점 대신 다른 구매 채널을 알아보기로 했다. 이 씨는 “올해 아이를 위한 크리스마스 선물 예산으로 5만 원 정도를 고려하고 있다”며 “같은 제품이라도 가격이 몇만 원까지 차이가 나기 때문에 할인 매장, 온라인 쇼핑몰, 해외 직구 등의 가격을 신중하게 비교해 구매하려 한다”고 말했다.

직장인 배모(36) 씨는 “비용 부담 때문에 연말 모임 횟수를 평소보다 줄이고 매년 해왔던 여행 계획도 취소했다”고 말했다. 서울 강남구에 사는 김모(여·32) 씨는 “매년 크리스마스에는 남자친구와 10만∼20만 원대 선물을 교환했는데, 고물가 여파로 올해는 그 가격대에 살 수 있는 물건들이 마땅치 않아 서로 선물을 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크리스마스와 연말연시 대목 시즌에도 불구, 고금리·고물가 등 여파로 민간 소비심리가 크게 위축되고 있다. 연말 특수를 기대하는 기업과 자영업자들은 할인행사와 서비스 강화 등 고객들을 이끌기 위한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펼치고 있는데도 예년과 확연히 달라진 분위기 때문에 울상을 짓고 있다.

2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크리스마스 등 연말 시즌이 포함된 4분기는 전체 완구업 매출의 30% 이상이 발생하는 최대 성수기다. 그러나 올해는 저출산과 고물가 등 여파로 완구 수요가 축소되는 분위기다. 이제 ‘특수’라고 부를 수 없다는 위기감이 업계 사이에서 커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경기침체 여파로 올해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좋지 않다”며 “단순 할인 행사보다는 온·오프라인을 넘나드는 다양한 콘텐츠 제공을 통해 매출 확대를 노리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아동뿐 아니라 키덜트(장난감 수집 등 취미를 가진 성인)를 공략하는 전략을 통해 위기를 타개하려 한다”고 말했다.

약 146만 명 회원이 가입한 자영업자 커뮤니티에서는 영업이 어렵다는 하소연이 줄을 잇고 있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 자료를 보면 지난달 농·축·수산물 소비자물가지수는 117.79로 지난해 11월보다 7.2% 올라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3.3%)의 두 배 넘는 수준을 기록했다. 한 자영업자는 “연말에 단체 손님이 줄고 주류 매출조차 감소해 큰 수익을 기대하기 힘들다”며 “번화가 외의 동네 상권은 고사 직전”이라고 토로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고물가에 역대급 한파까지 몰아치면서 올 연말에는 가정에서 비교적 저렴하게 기념일을 보낼 수 있는 ‘홈파티’ 상품이 인기를 얻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최준영·박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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