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관광객 면세점 공략법 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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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중국에서는 진주목걸이가 유행입니다. 천연진주는 너무 비싼데 한국 브랜드는 인공제품도 싸고 예쁩니다."
주얼리 브랜드인 해수엘 매장 앞 30m 구입 대기줄에서 만난 한 중국 관광객은 한국에서 판매하는 진주의 완성도가 높다고 말했다.
엠엘비 매장에서 만난 30대 중국 관광객 서모 씨는 "한국 브랜드 디자인이 젊은 느낌"이라며 "한국에 왔으니 한국 브랜드를 사야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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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패션·주얼리 매장 2시간 넘게 대기줄
“내년 단체관광 본격화...고물가 등 관건”
“요즘 중국에서는 진주목걸이가 유행입니다. 천연진주는 너무 비싼데 한국 브랜드는 인공제품도 싸고 예쁩니다.”
지난 20일 서울 중구 롯데면세점 명동본점 9층. 주얼리 브랜드인 해수엘 매장 앞 30m 구입 대기줄에서 만난 한 중국 관광객은 한국에서 판매하는 진주의 완성도가 높다고 말했다. 매대 한쪽에 쌓인 진주목걸이 제품은 빠르게 사라졌다. 실제 구매 고객 대부분은 20~30대 중국인 여성들이었다.
중국 단체관광객은 사라졌지만, 개별 관광객을 중심으로 면세점을 찾는 이들은 꾸준했다. 롯데면세점의 올해 1~11월 액세서리·기프트 외국인 매출도 213.3% 증가했다. 외국인 매출의 90%가 중국인 관광객이다.
이날 현장에서 확인한 면세점 풍경은 예전과 달랐다. 같은 층에 있는 화장품 매장들은 상대적으로 한산했다. 이제 무게 중심은 패션·주얼리 매장에 실렸다. 한국 패션기업 F&F가 운영하는 엠엘비(MLB) 매장 앞에는 기자가 도착한 오후 2시부터 2시간 넘게 대기줄이 형성됐다.
엠엘비 매장에서 만난 30대 중국 관광객 서모 씨는 “한국 브랜드 디자인이 젊은 느낌”이라며 “한국에 왔으니 한국 브랜드를 사야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해당 매장에서 나온 한 중국 관광객의 손에는 종이가방 4개가 들려 있었다. 지난 2020년 중국 본토에 첫 오프라인 매장을 연 엠엘비의 브랜드 파워를 실감할 수 있었다.
엠엘비 매장 직원은 “오늘만 200명 넘게 온 거 같다”며 “모자와 패딩이 특히 잘 나간다”고 했다. 이어 “특히 크리스마스 시즌을 맞아 판매가 눈에 띄게 늘었다”고 덧붙였다.
현장에서 만난 중국 관광객들의 말을 종합하면, 한국에서만 살 수 있거나 가격 경쟁력이 큰 제품을 선택하는 경향이 강했다.
면세점 관계자는 “중국에서도 은은하게 고급스러움을 드러내는 ‘올드머니룩’이 유행하면서 액세서리 인기도 높아졌다”며 “합리적인 가격에 세련된 디자인을 가진 토산(土産) 한국 브랜드가 핫템으로 통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면세업계 매출의 80~90%를 차지했던 화장품의 위상에는 변화가 생겼다. 스타일난다의 3CE 등 중국 관광객에게 익히 알려진 브랜드에는 발길이 이어졌지만, 코로나19 전후로 등장한 신생 브랜드에는 찬바람이 불었다.
화장품 매장에서 만난 한 직원은 “중국 고객들은 남들이 아는 브랜드를 찾는 경향이 강하다”면서 “코로나19 전보다 최신 한국 화장품을 찾는 이들은 줄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판매 부문별로 매출 비중도 달라졌다. 롯데면세점에 따르면 명동본점의 외국인 매출(1월~11월 기준) 가운데 패션·주얼리·시계 비중은 지난해 12%에서 올해 19%로 상승했다. 반면 화장품·향수 비중은 지난해 85%에서 올해 75%로 감소했다.
면세업계는 중국 관광객의 변화에 집중하고 있다. 신세계면세점이 대표적이다. 패션·주얼리 중심의 브랜드를 늘리면서 바뀐 수요에 대응하고 있다. 실제 신세계면세점의 K-패션 브랜드 매장 수는 현재 236개로 2021년(120개) 대비 2배로 늘어났다. 패션 브랜드 상품을 구매한 고객 수 역시 전년 대비 4배 이상 늘었다.
한편 지난 8월 중국이 3년 7개월 동안 중단한 한국 단체 여행을 허용했지만, 한국관광 데이터랩에 따르면 10월 방한 중국 관광객은 24만9483명으로 2019년 동월(56만7695명) 대비 절반 수준에 머물렀다. 면세업계가 단체 관광객보다 개별 관광객을 공략하는 이유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중국 여행사의 관광 상품 신설에 이어 여권과 비자 발급을 고려하면 단체 관광객은 내년에야 본격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며 “높아진 한국 물가와 중국 현지의 소비 침체가 관건”이라고 분석했다.
김희량 기자
hop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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