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애 첫집까지 7.4년...월급 15년 모아야 서울 집 산다

2023. 12. 22.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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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 ‘2022년 주거실태조사’ 발표
신혼 44% ‘자가’ 청년 83%가 ‘임차’
전국 PIR 6.3배, 전년比 소폭 감소

우리나라 국민이 생애 첫집을 마련하기까지 7년 넘게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서울 주택을 사기 위해선 소득을 한 푼도 쓰지 않고 15.2년, 수도권 주택을 사기 9년 넘게 모아야 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신혼부부 가구 70% 이상은 아파트에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혼부부 가구의 자가 거주 비율은 40%를 넘었다.

22일 국토교통부는 이 같은 내용의 ‘2022년도 주거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한푼도 안쓰고 15년 모아야 서울 집 산다=지난해 생애최초주택을 마련하는 데 소요된 기간은 7.4년으로 전년(7.7년) 대비 감소했다. 생애최초주택 마련 소요 연수는 2018년 7.1년→2019년 6.9년→2020년 7.7년 등의 추이를 보이다가 지난해 소폭 줄었다.

전국 자가가구의 연소득 대비 주택가격 배수(PIR·Price Income Ratio)는 전국 기준 6.3배로 전년(6.7배)보다 감소했다. PIR은 주택 가격의 중간값을 가구 연소득 중간값으로 나눈 것으로, 소득을 한 푼도 쓰지 않고 6.3년 모아야 전국 주택을 구매할 수 있다는 뜻이다. 지난해 금리 인상으로 인한 부동산 침체로 주택가격이 하락하며 주택 구매를 위해 소요되는 기간도 줄어든 것으로 풀이된다.

수도권 PIR은 9.3배로 전년 10.1배 대비 줄었고, 광역시 또한 2021년 7.1배에서 지난해 6.8배로 감소했다. 다만 서울의 PIR은 같은 기간 14.1배에서 15.2배로, 도지역은 4.2배에서 4.3배로 늘었다.

PIR이 전반적으로 감소한 반면 임차가구의 월 소득 대비 월 임대료 비중(RIR·Rent Income Ratio)은 증가했다. 전국 기준 RIR은 16%로 전년(15.7%) 대비 0.3%포인트 늘었다. 월 소득의 16%를 임대료로 쓴다는 의미다.

수도권 RIR은 2021년 17.8%에서 지난해 18.3%, 광역시는 같은 기간 14.4%에서 15.0%로 증가했다. 도지역 또한 12.6%에서 13.0%로 늘어나 모든 지역에서 RIR이 전년 대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주택 자가 보유율은 61.3%로 전년(60.6%) 대비 늘어났다. 지역별로는 수도권(55.8%), 광역시 등(62.8%)은 2021년보다 상승했고, 도지역(69.1%)은 전년과 비슷한 수준으로 집계됐다. 특히 수도권 자가 보유율은 2008년(56.6%) 이후 1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점유 형태는 ▷자가 57.5% ▷임차 38.8% ▷무상 3.7%였다. 임차가구는 2021년 39.0% 대비 감소했다.

주택보유의식을 물었을 때에는 ‘내 집을 보유해야 한다’는 응답이 89.6%로 전년(88.9%)보다 증가했다. 가구 특성별로 보면 청년 가구는 2021년 81.4%에서 지난해 79.2%로 줄었고, 신혼부부 가구는 같은 기간 90.7%에서 92.0%로 늘었다.

▶신혼부부 70%는 아파트 산다...청년은 82%가 세입자=신혼부부(혼인한지 7년 이하된 가구)의 43.6%는 자가에 거주하고 있으며, 대부분은 아파트(73.3%)에 거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혼 가구의 점유 형태는 임차(52.9%), 자가(43.6%), 무상(3.5%) 순이었다. 주택 유형은 아파트(73.3%), 단독주택(10.7%), 다세대(10.5%) 순이었다.

신혼 가구의 주거비 부담을 보면 자가가구의 전국 연소득 대비 주택가격 배수(PIR·Price Income Ratio)는 6.5배로 2021년(6.9배) 대비 감소했다. 반면 임차가구의 전국 RIR은 19.3%로 2021년(18.9%) 대비 소폭 상승했다.

신혼가구는 가장 필요한 주거 지원으로 ‘주택 구입자금 대출지원(49.1%)’을 꼽았고, 뒤이어 ‘전세자금 대출지원(30.4%)’, ‘장기 공공임대주택 공급(5.3%)’ 순으로 응답했다.

청년 가구(가구주의 연령이 만 19세 이상 만 34세 이하인 가구)는 대부분 임차(82.5%)로 거주하고 있으며, 단독주택(38.1%)에 거주하는 비율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청년 가구의 점유 형태는 임차(82.5%), 자가(13.2%),무상(4.3%) 순이었다. 주택 유형은 단독(38.1%), 아파트(31.3%), 다세대(11.2%) 순이었다.

주거비 부담 수준을 보면 청년가구 중 자가가구의 전국 PIR은 6.7배로 전년(6.4배) 대비 증가했고, 같은 기간 임차가구의 전국 RIR도 17.4%로 전년(16.8%) 대비 상승했다. 청년 최저주거기준 미달 가구 비율은 8.0%로, 일반가구(3.9%) 보다 높았다. 1인당 주거면적은 30.4㎡로, 일반가구(34.8㎡)보다 좁은 것으로 나타났다. 청년가구가 가장 필요한 주거 지원은 ‘전세자금 대출지원(38.3%)’이었고, ‘월세보조금 지원(22.1%)’, ‘주택 구입자금 대출지원(20.3%)’ 순이었다.

고령 가구(가구주의 연령이 만65세 이상인 가구)는 대부분 자가(75.0%)에 거주하고 있었다. 뒤이어 임차(19.8%), 무상(5.2%) 순이었다. 고령 가구 주택유형은 아파트(44.7%), 단독(41.7%), 다세대(7.8%) 순이었다.

고령가구 중 자가가구의 전국 PIR은 10.6배로 2021년(9.5배) 대비 증가했고, 임차가구의 전국 RIR도 30.6%로 전년(29.4%) 대비 상승했다. 고령 가구는 월평균 소득이 적어 PIR이 높게 나타나나, 대출금 상환이 끝났거나, 자가여서 임대료를 내지 않는 비율(42.7%)이 높아 임대료 및 대출금 상환에 부담을 느끼는 비율은 45.4%로 일반가구(64.7%) 대비 상대적으로 낮았다.

가장 필요한 주거지원은 ‘주택 구입자금 대출지원(26.9%)’, ‘주택 개량·개보수 지원(23.2%)’, ‘장기 공공임대주택 공급(17.1%)’ 순으로 응답했다.

이번 조사는 국토연구원과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전국 5만1000가구를 대상으로 1대 1 개별 면접방식으로 진행됐다.

고은결·신혜원 기자

hwshi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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