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후 내년 SF 1번타자 맡는다! "안될 이유 없다, 그를 믿어"
(MHN스포츠 박연준 기자) '바람의 손자'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이정후의 내년 시즌 키워드는 리드오프다. 밥 멜빈 감독은 그를 1번타자로 기용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미국 현지 매체 야후스포츠는 22일(한국시각) "이정후가 내년 시즌 샌프란시스코의 중요한 역할을 맡을것으로 분명해보인다. 파르한 자이디 야구운영부문 사장은 이정후를 주전 중견수로 내세울 생각이다"리며 "최근 밥 멜빈 샌프란시스코 감독은 팟 캐스트인 '더 TK 쇼'에 출연해 1번타자로 이정후를 기용할 생각이라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당시 팟캐스트에서 멜빈 감독은 "부임 이후 샌프란시스코의 라인업에 대해 구상을 해봤다. KBO리그에서 이정후가 1번타자로 뛴 경험이 많다. 나는 이 부분을 믿는다"고 밝히면서 "지금으로선 이정후 1번 타자 기용이 안 될 이유가 없다"고 덧붙였다.
멜빈 감독은 한국인 선수와 인연이 깊다. 지난 10월 샌프란시스코 신임 감독으로 선임된 멜빈 감독은 2022~2023시즌 두 시즌동안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를 이끌며 김하성과 호흡을 맞췄다.
특히 2021시즌 메이저리그에 데뷔하여 내야 백업 선수에 머물던 김하성을 주전 내야수로 꾸준히 기용했고, 올 시즌 김하성을 1번 타자로 기용하며 아시아 내야수 최초 골드글러브와 20-20 도전의 꿈을 품게 했다.
멜빈 감독은 이정후의 입단식때도 "기자회견 직전에 이정후와 영상통화 시간을 가졌다. 이정후는 프란시스코의 일원이 되는 것을 좋아했다. 이것이 나에게 큰 인상을 남겼다. 우리 선수단도 그런 생각을 할 것"이라며 "샌프란시스코는 이정후가 원했던 팀이고, 그가 함께하고 싶은 팀일 것"이라고 기뻐했다.
이어 "이정후는 샌프란시스코의 유니폼 색인 검은색과 주황색이 잘 어울린다. 오프시즌 초반부터 자이디 사장이 정말 영입하고 싶은 선수라고 이야기했다. 많은 부분을 충족시킬 수 있는 선수"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자이디 사장 역시 "이정후 영입이 완벽하게 딱 맞는다고 생각한다. 이번 오프시즌에 우리는 공격적으로 팀 전체가 더 활발하게 움직였다. 이정후가 내년 시즌 개막전부터 선발 중견수로 뛸 것이다. 활약해주기를 기대한다"라며 이정후에 대해 긍정적인 말을 남겼다.
또 이정후는 입단 직후 복수 현지 매체로부터 차기 1번 타자로 예상 받았다. CBS 스포츠와 MLB.com은 이정후를 샌프란시스코 차기 1번 타자로 낙점했다. 구체적인 라인업으로는 이정후(중견수)-라몬테 웨이드 주니어(1루수)-마이크 야스트젬스키(지명타자)-마이클 콘포토(좌익수)-제이디 데이비스(3루수)-미치 해니거(우익수)-타이로 에스트라다(2루수)-패트릭 베일리(포수)-마르코 루치아노(유격수)로 봤다. MLB.com은 "이정후는 25세의 젊은 외야수다. KBO에서 통산 타율 0.340, 출루율 0.407, 장타율 0.491의 좋은 공격을 보였다 어떤 시즌에도 0.318 이하 타율을 기록한 적이 없다"고 극찬했다. 이어 "이정후의 합류로 샌프란시스코 외야진은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다. 마이크 야스트렘스키, 미치 해니거, 마이클 콘포토 등과 함께 이정후를 조합 할 수 있고, 해당 선수들을 지명 타자로도 가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SPN은 "이정후는 KBO리그에서 개인 통산 0.340, 한 시즌 최고 0.360(2021년)의 타율을 기록했다. 정규시즌 최우수선수에 뽑힌 2022년에는 타율 0.349, 출루율 0.421, 장타율 0.575를 올리고, 개인 한 시즌 최다인 23홈런을 쳤다"며 "2022년에는 볼넷이 66개로 삼진 32개보다 두 배 이상 많았다"라고 이정후의 선구안을 높게 평가했다. 또 "최근 2년 동안 이정후의 삼진 비율은 5.4%에 불과했다. 2023년 KBO리그 평균 18.2%, 메이저리그 22.7%보다 훨씬 좋은 수치"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정후의 7년간 KBO리그에서의 성적은 역대 최고의 선수 그 자체였다. 지난 2017년 1차 지명으로 키움 히어로즈에 입단한 이정후는 데뷔 첫해부터 팀의 주전 외야수 자리를 가져갔고, 정규시즌 타율 0.324(552타수 179안타) 2홈런 47타점 12도루 OSP 0.812의 엄청난 성적을 남겼다. 또 KBO 신인 선수 최다 안타 기록까지 갈아치웠다. 2018년에도 타율 0.355(459타수 163안타) 6홈런 57타점 11도루 OPS 0.889의 좋은 성적을 냈다. 이때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출전해 금메달 획득은 물론 데뷔 첫 외야수 골든글러브를 수상했다.
2019시즌엔 타율 0.336(574타수 193안타) 6홈런 68타점 13도루 OPS 0.842를 올렸다. 이어 2020시즌엔 타율 0.333(544타수 181안타) 15홈런 101타점 12도루 OPS 0.921을 올렸다. 2021시즌엔 아버지 이종범과 함께 한미일 프로야구 역사 최초 '부자 타격왕' 타이틀을 세웠다. 이정후는 타율 0.360(464타수 167안타) 7홈런 84타점 10도루 OPS 0.959를 올렸다. 2022시즌엔 리그를 평정했다. 이정후는 타율 0.349(553타수 193안타) 23홈런 113타점 5도루 OPS 0.996으로 2년 연속 타격왕과 리그 MVP를 거머쥐었다. 올 시즌엔 발목 부상으로 인해 시즌 중반 이탈하며 결국 수술대에 올랐으나, 그럼에도 타율 0.318(330타수 105안타) 6홈런 45타점 OPS 0.861로 준수한 성적을 올렸다.
이후 이정후는 지난 15일 샌프란시스코와 6년 총액 1억 1300만 달러(약 1479억 원) 계약을 맺었다. 계약 내용의 세부 조항으로는 내년 시즌 연봉 700만 달러(약 92억 원)를 시작으로 2025년 1,600만 달러(약 209억 원), 2026년과 2027년에 2,200만 달러(약 287억 원), 2028년과 2029년에 2,050만 달러(약 267억 원)의 연봉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계약금은 500만 달러(약 65억 원).
이정후는 자선 기부도 진행한다. 내년 6만 달러를 시작으로 2025년 8만 달러, 2026년과 2027년에 11만 달러, 2028년과 2029년에 10만 2,500달러 등 계약 기간 동안 매년 일정 금액을 기부하는 내용 역시 명시됐다.
또 이정후의 원 소속팀인 키움 히어로즈는 이정후가 옵트 아웃을 행사하면 165억원을, 옵트 아웃을 하지 않고 6년 계약 기간을 채운다면 총 245억원의 이적료를 챙기게 됐다.
이정후는 또 19일 귀국 인터뷰에서 샌프란시스코라는 명문 구단에 가게 돼 영광이고 준비 잘해서 구단에서 투자해 주신 만큼 기대에 걸맞은 플레이를 보답해 드리려 한다"고 각오를 전했다.
키움 히어로즈 팬들에게 이정후는 "미국에서도 시간 날 때마다 항상 봤던 것이 올 시즌 마지막 경기 마지막 타석에 들어섰을 때 팬분들이 함성과 응원 보내주신 영상이다. 정말 감사했고 그 응원을 항상 잊지 않고 가슴 속에 잘 새기면서 미국에서 열심히 하려 한다"고 감사함을 전했다. 이어 "히어로즈 선수처럼, 히어로즈 선수답게 잘 할 테니 많은 응원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응원을 부탁했다.
사진=샌프란시스코 구단 SNS, MHN스포츠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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