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바이오 규제 대못 뽑는다···민관 합동 컨트롤타워 출범
민간 건의 수용해 낡은 규제사슬 해소
의사과학자 양성, 바이오 생태계 구축
범정부-민간 합동 컨트롤 타워인 ‘바이오헬스혁신위원회(혁신위)’가 바이오 산업 양성을 위해 22일 공식 출범했다. 각 부처 간 칸막이를 깨부수고 흩어진 규제와 각종 지원들을 통합 조정하기 위해서다. 그간 제약바이오 업계에서는 규제와 지원책이 각 부처별로 분산 돼 있어 통합적인 거버넌스 구축이 필요하다고 강조해왔다. 정부는 혁신위를 통해 과감한 연구개발(R&D) 투자를 확대하는 동시에 산업 성장을 가로막는 규제 대못을 뽑아 우리 기업들의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해 나갈 방침이다.
혁신위는 이날 위원장인 한덕수 국무총리를 비롯해 기획재정부 등 12개 중앙행정 기관장과 분야별 민간위원 17명을 위원으로 위촉했다. 부위원장은 민간위원 중 김영태 서울대학교 병원장이 지명됐다. 특히 혁신위에는 노연홍 제약바이오협회장과 각 기업 대표들도 합류했다. 허은철 GC녹십자(006280) 대표, 이병건 지아이이노베이션(358570) 대표, 황희 카카오(035720)헬스케어 대표 등이 민간위원으로 위촉됐다. 정부 관계자는 “민간 중심의 활발한 회의 운영이 가능하도록 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개최된 혁신위 제 1차 회의에서는 △혁신위 운영계획 △내년 바이오헬스혁신 R&D 투자계획 △바이오헬스 혁신을 위한 규제장벽 철폐방안 △의사과학자 양성 전략 등을 논의했다. 혁신위는 먼저 산하 전문가 자문단과 관계부처 간 실무협의체를 구성해 운영할 계획이다. 신약 개발, 디지털헬스케어, 인공지능(AI) 소프트웨어 등 전문가들을 중심으로 협의체를 꾸리고 각 분야의 특성에 부합하는 현장의 소리를 적극 반영하겠다는 구상이다.
혁신위가 본격 출범함에 따라 앞서 발표했던 ‘제3차 제약바이오산업 육성·지원 5개년 종합계획’에 보다 속도가 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이 계획을 통해 2027년까지 연 매출 1조 원 이상의 글로벌 블록버스터 혁신 신약 2건을 창출할 계획이다. 지난해 의약품·의료기기 등의 수출은 약 32조 원이었으나 보건산업분야의 수출은 2배로 늘린다. 아울러 바이오헬스 핵심인재 11만 명 양성 등 정부와 민간의 역량을 모아 글로벌 시장에서 ‘초격차’를 만들어나가겠다는 뜻도 밝혔다.
우리 기업들의 발목을 잡고 있는 규제 대못도 뽑는다. 혁신위는 ‘바이오헬스 산업현장 규제개혁마당’을 설치해 현장의 목소리를 수렴할 계획이다. 발굴된 규제는 위원회 차원에서 신속하게 해결하기로 했다. 바이오 산업의 발전을 제도가 따라가지 못하는 일을 조기에 막아 글로벌 시장에서 규제에 발목잡혀 뒤쳐지는일을 해결하겠다는 것이다. 정부 관계자는 “혁신위는 산업 현장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규제 혁신의 효자손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며 “규제 장벽을 지속적으로 철폐해 나가겠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는 △혁신적 의료기기 시장 선진입·후평가 제도 개선 △신약의 혁신가치 적정보상 및 필수의약품 공급 안정화 △첨단재생의료 환자 접근성 확대 △첨단의료복합단지 내 생산허용 품목 확대 △글로벌 협력 확대를 통한 수출 규제장벽 해소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 허브화 및 수출 활성화를 위한 제도 개선 △디지털(융합)의료제품 허가 및 임상시험 규제 혁신 등에 나선다. 우리 기업들의 개발부터 인허가에 드는 시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도록 총력 지원해 신 시장 창출을 적극 돕겠다는 설명이다.
현재 의대 졸업생의 1.6% 수준인 의사과학자를 선진국 수준인 3% 수준으로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의사과학자 학부, 전공의, 전일제 박사 양성과정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고, 의사과학자 특화 경력 단계별 연구지원 트랙을 구축해 안정적이고 장기적인 지원 체계를 마련한다. 연구 생태계 조성을 위해 연구중심병원을 중심으로 바이오 산업의 선순환 생태계를 조성해나가겠다는 것이다.
한 총리는 이날 “세계 각국은 미래 산업을 주도할 바이오헬스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이미 국가 차원의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다”며 “민관 합동 컨트롤타워인 혁신위를 통해 현장이 체감하는 근본적인 변화를 이뤄내 바이오·디지털헬스 글로벌 중심 국가 도약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병준 기자 econ_jun@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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