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시, 이번엔 전임 시장 추진 ‘완충저류시설 두고 “이 사업도 문제 많아”

강승우 2023. 12. 22.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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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선 8기 경남 창원시가 ‘전임 시장 흠집내기’ 논란에도 민선 7기 때 추진한 대형사업 중 하나인 ‘완충저류시설’에 대한 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사업 감사 결과 역시 앞선 대형사업들과 마찬가지로 “문제가 많다”고 지적하면서 감사의 공정성 등을 두고 시비에 휘말리고 있다.
완충저류시설 임대형 민자사업(BTL) 감사 결과를 발표하는 신병철 창원시 감사관. 창원시 제공
22일 창원시에 따르면 전날 시 감사관은 완충저류시설 임대형 민자사업(BTL) 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2015년 3월 물환경보전법이 개정되면서 산업단지에서 배출하는 오‧폐수 등을 담는 완충저류시설 설치가 의무화됐는데, 2020년 3월 민간투자법도 개정되면서 이 시설도 민간투자사업으로 설치가 가능해졌다.

이에 창원시는 공모를 통해 포스코건설을 최초 제안자로 선정, 기획재정부의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와 공공투자관리센터의 적격성 조사에 이어 지난해 12월에는 국회의 BTL 한도액 의결 절차까지 완료된 상황이다.

포스코건설이 제안한 사업비는 3508억원으로, 준공 후 20년 동안 운영하면서 투자비를 회수하기로 했다.

이 과정에서 공공이 부담할 임대료와 운영비 등 총 지급액은 6028억원으로, 국비를 제외한 시비가 2414억원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런데 감사 결과 이 사업은 창원시 정책과 부합하지 않는데 민간투자사업으로 추진했다고 감사관은 설명했다.

애초 창원시는 2016년 11월 창원국가산단과 진해국가산단에 대한 완충저류시설 설치‧운영 계획을 세우고 환경부와도 협의를 마무리해 정책을 확정한 상태였다고 시 감사관은 밝혔다.

하지만 담당부서가 시 정책과는 다른 민간사업자의 제안내용을 토대로 완충저류시설의 설치 지역과 방식 등을 임의 변경‧결정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시의 기존 정책 방향과 맞지 않는 민간투자사업을 추진하게 됐다는 게 이번 감사의 요지다.

게다가 포스코건설 선정 과정에서 평가도 부적정했고, 심의위원도 전문성이 없어 공정성이 크게 훼손됐다고 지적했다.

기재부의 BTL 기본계획을 보면 기술과 가격 평사 비중을 원칙적으로 5대5로 설정하고, 기술뿐만 아니라 가격도 함께 평가하도록 규정돼 있다.

하지만 이 사업 업체 선정 과정에서는 가격은 배제하고 기술만을 중심으로 평가항목을 설계한 것으로 감사 결과 드러났다.

이 때문에 이 사업에 선정된 포스코건설의 사업비 3554억원보다 훨씬 적은 2053억원을 제시한 경쟁 입찰 업체 사업비는 업체 선정 평가에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뿐만 아니라 공공투자관리센터 세부안을 보면 건축‧설비‧토목‧회계 등 각 분야 전문가로 평가위원 구성을 권고했는데도 행정‧법학 분야에 치중한 민간투자심의위원회를 구성해 감사에서 적발됐다.

시 감사관은 이 때문에 이 사업 평가 공정성과 신뢰도가 크게 실추됐다고 밝혔다.

이번 감사 과정에서 김영란법 위반 소지가 있는 정황도 포착됐다.

담당부서는 평가 전 포스코건설사로부터 “높은 사업비가 심의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니 각별한 관리를 당부한다”는 내용의 메일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실제 며칠 뒤 심의위원회 간사 역할을 맡은 창원시 공무원이 심의위원들에게 “부지를 좀 중점적으로 보시는 게 맞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고 발언한 것으로 파악됐다.

담당 공무원이 사업 제안서를 부실 검토하는 등 업무 태만도 감사에서 적발됐다.

포스코건설의 제안서에는 시가 실시한 적 없는 타당성 조사를 실시한 것으로 허위 기재가 됐는데도 담당 공무원은 이를 묵인하고 후속 절차를 진행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시설 규모가 대폭 축소되면서 311억원의 공사비를 줄일 수 있는 것도 검토를 소홀하게 해 예산을 낭비할 뻔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시 감사관은 부적절한 업무처리, 업무 소홀 등 문제가 확인된 공무원에 대해서는 경중에 따라 수사의뢰 등 조처하고 담당부서에는 이 사업의 위법 조치에 따른 사업 재개 방안을 강구하라고 요구했다.

더불어민주당 창원시의원단은 이번 감사 결과에 대해 “경악과 분노를 금치 못한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의원단은 “완충저류시설 임대형 민자사업은 본 사업을 진행하기 위한 진행 중인 사업으로, 아직 비용 투입 등 구체적인 사업이 진행되지도 않은데 마치 엄청난 손실이 발생한 것처럼 과장하고 오도한 저의가 무엇인지 의혹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사화‧대상공원 △마산해양신도시 등 앞서 제기한 대형사업 감사 결과를 두고 관권 선거 개입 의혹을 제기하며 비판 수위를 높였다.

민주당 의원단은 “새로운 선거법에 따르면 선거일 180일 전 국회의원 총선이 시작됐는데 감사관실은 그동안 모아두었던 일방적이고 편향적인 감사 결과물을 동시에 쏟아내듯 전격 발표했다”며 “이는 관권 선거 개입임을 분명히 밝히면서 감사관의 위법 사항 등의 문제에 대해 강력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창원=강승우 기자 ksw@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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