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코 프라하 대학서 총기 난사… 14명 사망·25명 부상
체코 프라하 도심에 위치한 한 대학에서 21일(현지시간) 총기 난사 사건이 일어나 총격범을 포함한 최소 14명이 숨지고 25명이 다쳤다.
피해자들은 모두 대학 부지 안에서 총을 맞았으며, 상당수는 이 학교 학생인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총격범이 해외 총기 난사 사건들에서 영감을 얻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고 구체적인 동기를 조사하고 있다. 다만 테러리즘이나 극단주의 단체와의 관련은 현재로선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경찰은 밝혔다.
총격범이 총기 난사에 앞서 살인을 저지른 정황도 파악됐다. 본드라세크 총장은 총격범이 이날 오후 프라하 외곽 고향마을에서 55세인 아버지를 살해했으며, 스스로 목숨을 끊을 생각으로 프라하로 온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총격범의 자택을 수색한 결과 그가 지난 15일 프라하에서 한 남성과 그의 생후 2개월 딸도 살해한 것으로 의심된다고 경찰은 밝혔다.
총격범은 총기 허가증을 소지하고 있었으며, 총기 난사 당일도 여러 자루의 총을 갖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와이즈만은 문을 잠근 직후 누군가 자신이 있던 교실의 문을 열려고 하는 소리가 들렸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총격범이) 문을 열려고 하기 5분 전에 문을 잠갔다”며 긴박했던 상황을 전했다.
사건 현장 인근 슬리보비츠 박물관에서 신혼여행 중이던 톰 리즈(34)는 건물 안으로 경찰관이 들어와 큰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고, 그가 통역을 요청하자 경찰이 총격범이 있다는 사실을 알려 줬다고 현지 언론 PA미디어에 전했다.
리즈는 “직원들은 모든 불을 재빨리 껐고, (시민들이) 침착할 것을 요청했다”며 밖에서 사이렌이 울리는 동안 한 시간 넘게 박물관에 갇혀 있었다고 전했다.
보후슬라프 스보보다 프라하 시장은 이날 언론 인터뷰에서 끔찍한 총격 사건에 시민들이 느끼는 당혹감을 대변했다.
체코는 유럽연합(EU) 국가 중에서는 비교적 총기 소지가 자유로운 편이다. 총기 면허를 취득하려면 건강 검진과 무기 숙련도 시험을 받아야 하지만, 범죄 기록은 제출하지 않아도 된다.
체코의 총기법은 “총기를 취득·보관·소지할 권리”를 인정하고 있으며, 2021년 개정된 기본권 헌장에서도 “무기로 자신의 생명 또는 타인의 생명을 방어할 권리”를 법적으로 보장하고 있다.
2020년 통계에 따르면 인구가 1060만명 정도인 체코에서 약 30만7000여명이 총기 허가증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들어 600여 건의 총기 난사 사건이 있었던 미국만큼은 아니지만, 체코에서도 종종 이 같은 총격 사건이 벌어진 적이 있다. 2019년 12월에는 42세 남성이 체코 오스트라바의 병원에서 총기를 난사해 6명이 사망했고, 2015년에는 63세 남성이 우헤르스키 브로트 마을의 식당에서 8명을 살해한 뒤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윤솔 기자 sol.yun@segye.com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3개월 시한부' 암투병 고백한 오은영의 대장암...원인과 예방법은? [건강+]
- “내 성별은 이제 여자” 女 탈의실도 맘대로 이용… 괜찮을까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속도위반 1만9651번+신호위반 1236번… ‘과태료 전국 1위’는 얼마 낼까 [수민이가 궁금해요]
- '발열·오한·근육통' 감기 아니었네… 일주일만에 459명 당한 '이 병' 확산
- “그만하십시오, 딸과 3살 차이밖에 안납니다”…공군서 또 성폭력 의혹
- “효림아, 집 줄테니까 힘들면 이혼해”…김수미 며느리 사랑 ‘먹먹’
- ‘女스태프 성폭행’ 강지환, 항소심 판결 뒤집혔다…“前소속사에 35억 지급하라”
- 사랑 나눈 후 바로 이불 빨래…여친 결벽증 때문에 고민이라는 남성의 사연
- "오피스 남편이 어때서"…男동료와 술·영화 즐긴 아내 '당당'
- 예비신랑과 성관계 2번 만에 성병 감염…“지금도 손이 떨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