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을 때 관에 넣어달라 하겠다”…보훈부 ‘제복의 영웅들’ 사업 마무리

6·25 참전용사 3만6000명에게 제복 전달
“영웅 희생·헌신 잊지 않겠다는 정부 다짐”

윤석열 대통령이 6·25전쟁 당시 네덜란드 대대 소속 카투사로 참전했던 최병수 옹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국가보훈부 제공]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제복을 받게 돼 정말 감동받았다. 죽을 때 관에 넣어달라고 가족에게 유언했다”

삼형제가 6·25전쟁에 참전한 보훈명문가로 미국 버지니아주에 거주하고 있는 참전용사 강홍건(93) 옹이 국가보훈부의 ‘제복의 영웅들’ 사업을 통해 제복을 받은 뒤 감사의 뜻을 표했다.

보훈부는 22일 6·25전쟁 정전 70주년 기념사업의 일환으로 추진한 제복의 영웅들 지급 사업이 마무리됐다고 밝혔다.

제복의 영웅들 사업은 이전까지 주요 행사 등에서 변변한 의상 없이 단체복으로 조끼를 입곤 했던 6·25전쟁 참전유공자에게 새로운 제복을 제작 보급함으로써 국민적 존경과 감시를 표명하기 위해 추진됐다.

6·25전쟁 중 대한민국의 자유를 지키기 위해 청춘을 바치고, 전쟁 후에도 무너진 폐허 속에서 오늘날의 대한민국 성장을 이끈 6·25 참전유공자의 희생과 헌신에 걸맞는 새로운 제복을 지난 4월부터 제작 희망 신청을 받아 정부가 올해 한해동안 43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총 3만6000여명에게 감사와 존경을 담아 전달했다.

제복은 베이지색 자켓과 네이비색 바지와 넥타이로 구성됐다.

또 ‘제복의 영웅들’이 새겨진 상자와 슈트케이스로 이중 포장한 가운데 감사 카드를 동봉해 전달됐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6월 국민을 대표해 ‘국가유공자 및 보훈가족 초청 오찬행사’에서 6·25참전유공자에게 제복을 직접 입혀드렸다.

제복의 영웅들 사업을 통해 전달된 제복을 입은 6·25참전유공자들. [국가보훈부 제공]

이후 전국 각 지역에서 민·관·군이 함께한 제복 전달식이 이어졌고 6·25참전유공자에 대한 범국민적 존경의 마음을 담아 제복을 전달했다.

특히 보훈부와 업무협약을 체결한 우정사업본부의 제복 입은 집배원 1만8000여명의 적극적인 협조로 거동 불편 등으로 전달식에 직접 참석하기 어려운 6·25참전유공자에게 제복을 전달하기도 했다.

아흔을 훌쩍 넘긴 한 6·25참전유공자는 “국가에서 멋들어진 제복을 만들어 줘 고맙다”며 “앞으로도 국가를 위해 헌신한 이들을 기억해 주길 바란다”는 자필 편지를 보훈부에 보내왔다.

이와 함께 제복의 영웅들 사업은 국내뿐 아니라 강홍건 옹을 비롯한 해외거주 6·25참전유공자와 대한민국의 자유 수호를 위해 6·25전쟁에 참전한 유엔참전용사까지 지급 범위를 넓혀 제복을 증정했다.

박민식 보훈부 장관은 “제복에는 영웅들의 희생과 헌신을 잊지 않겠다는 대한민국 정부의 다짐이 담겨 있는 만큼 앞으로도 제복 입은 영웅들을 책임 있게 예우하며, 보훈의 가치가 국민들에게 널리 홍보되고 보훈의식이 확산하는 다양한 사업이 연이어 추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shindw@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