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솔첨이 믿어도 될까”… 무증에 환호했지만, 투자자들 불안하게 한 이 공시
솔루스첨단소재가 100% 무상증자 계획을 발표하면서 22일 장 초반 주가가 크게 뛰었다. 모처럼 큰 폭의 오름세에 주주들은 환호했지만, “우리 솔첨이(솔루스첨단소재의 줄임말)를 믿어도 될까”라는 우려는 여전했다. 솔루스첨단소재가 전지박·동박, 발광 사업 등을 중심으로 설비 투자를 확대했는데 실적 반등 시점이 불투명해서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솔루스첨단소재 주식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이날 오전 10시 37분 기준 2만6500원에 거래됐다. 전날보다 3500원(15.22%) 올랐다. 솔루스첨단소재가 전날 장 마감 후 보통주와 우선주 1주당 신주 1주를 배정하는 내용의 무상증자 계획을 공시한 영향으로 보인다.
솔루스첨단소재 주가는 지난 2월 22일 5만4000원을 고점으로 우하향 곡선을 그려왔다. 전날 종가 기준 2만3000원까지 떨어졌다. 하루 평균 거래대금 규모 역시 올해 1분기 평균 126억원에서, 4분기 평균 17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솔루스첨단소재가 무상증자를 통해 주식 수를 늘리고 거래량 확대를 통해 주주가치를 개선하겠다고 발표한 배경이다.
솔루스첨단소재 주주들은 “이런 날도 오는구나” “일단 감사합니다” 등의 반응을 종목토론방과 소셜미디어(SNS) 등에 쏟아내면서도, 상승 흐름이 이어질지를 두고 고민에 빠졌다. 공격적인 투자에 따른 결실이 언제 돌아올지 가늠하기 어려워서다.
솔루스첨단소재는 전날 ‘종속회사에 대한 2024년도 채무 보증 포괄 승인’을 공시했다. 이사회를 열고 중국 전자소재 법인 솔루스고신재료(창수) 유한공사, 캐나다와 헝가리 전지박 법인 볼타 에너지솔루션스(Volta Energy Solutions), 룩셈부르크 동박 법인 등의 2024년 연간 총 채무보증금으로 1조3001억원을 승인한 것이다.
솔루스첨단소재는 해외 공장을 신·증설하기 위해 대규모 투자를 이어가고 있는데, 이 과정에서 해외 법인이 차입을 원활하게 할 수 있도록 채무 보증을 서주고 있다. 채무 보증 승인 규모가 지난해 6827억원에서 올해 1조274억원으로 늘어난 데 이어, 내년에 더 증가하면서 자기자본(지난 9월 말 1조1274억원)을 넘어서는 수준까지 불어났다.
투자에 비해 해외 법인의 실적은 빠르게 반등하지 않고 있다.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헝가리 법인만 379억원 순손실을 냈다. 같은 기간 중국과 캐나다 법인 등도 적자를 기록했다. 솔루스첨단소재의 올해 3분기까지 누적 영업손실 규모는 632억원이다.
증권사들은 솔루스첨단소재가 2024년 2분기까지 흑자 전환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2024년 연간 영업이익 전망치도 평균 14억원 수준이다. 3개월 새 300억원 넘게 눈높이가 낮아졌다. 이차전지 소재인 전지박 시장이 전기차 수요 둔화와 중국의 저가 공세로 보릿고개를 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소송전도 불거졌다. SK넥실리스는 지난달 미국 텍사스주 동부지방법원에 솔루스첨단소재와 볼타 에너지솔루스 등을 상대로 특허 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업계 관계자는 “솔루스첨단소재가 국내 기업 중 가장 먼저 북미 전지박 시장에 공장을 짓는 상황에서 돌발 변수가 불거진 것”이라며 “특허 소송 특성상 합의를 못하면 종결 시점도 가늠하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솔루스첨단소재는 유동성 위기를 겪던 두산그룹이 2020년 두산솔루스를 스카이레이크인베스트먼트에 약 7000억원에 매각하면서 새출발했다. 스카이레이크인베스트먼트가 솔루스첨단소재 지분 41.06%를 보유 중이고, 진대제 스카이레이크인베스트먼트 회장이 솔루스첨단소재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을 겸하고 있다. 솔루스첨단소재는 현재 전지박, 동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가 주력 제품이고, 반도체용 초극박과 고굴절 충전재 등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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