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 한 푼도 안 쓰고 15년 모아야 서울서 집 산다
지난해 기준으로 서울에서 집을 사려면 월급을 한 푼도 쓰지 않고 15.2년 모아야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전월세가구는 월소득의 20.9%를 임대료로 내고 있었다.
국토교통부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2년 주거실태조사’ 결과를 22일 발표했다. 전국 표본 5만1000가구를 대상으로 진행한 개별 면접 조사 결과, 지난해 전국 연소득 대비 주택가격 배수(PIR·Price Income Ratio)는 6.3배로, 전년(6.7배)보다 감소했다. 이는 집을 사려면 월급을 한 푼도 쓰지 않고 6년 이상 모아야 집을 살 수 있다는 의미로, 내 집을 마련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줄어든 것이다. 수도권은 전년 10.1배에서 9.3배로, 광역시는 7.1배에서 6.8배로 감소했다.
반면, 서울의 경우 15.2배로 전년(14.1배)보다 1년 이상 늘어났다. 서울에서 집을 사려면 15년간 월급을 한 푼도 안 쓰고 꼬박 모아야 한다는 뜻이다. PIR은 지난해 6월 특정 시점을 기준으로 조사하는데, 당시 지역별 집값 흐름에 따라 차이가 나타났다는 게 국토부의 설명이다. 서울 집값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본격 하락하기 시작했다. PIR이 서울 다음으로 높은 지역은 세종(9.3배)과 경기(8.9배)였다.
지난해 임차가구의 월 소득 대비 월 임대료 비중(RIR·Rent Income Ratio)은 소폭 커졌다. 전국 기준 RIR은 16.0%로 전년(15.7%)보다 증가했다. 월 소득의 16%를 임대료로 쓴다는 뜻이다. 수도권 RIR 역시 17.8%에서 18.3%로 커졌다. 다만 서울의 RIR은 2020년 21.3%에서 2021년 21.6%로 커졌다가 작년에는 20.9%로 줄었다.
지난해 주택 자가 보유율은 61.3%로 2021년(60.6%)보다 0.7%포인트 증가했다. 주택 자가 보유율은 2006년 관련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이후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수도권 자가 보유율이 54.7%에서 55.8%, 광역시 등은 62.0%에서 62.8%로, 도지역은 69.0%에서 69.1%로 올랐다. 생애 첫 내 집 마련까지 걸리는 기간은 7.4년으로 전년(7.7년)보다 소폭 감소했다.
주거복지 수준이 높아지면서 최저주거기준 미달 가구는 줄어드는 추세다. 최저주거기준 미달 가구는 2014년 이후 5%대를 유지해 오다 2021년 4.5%, 지난해는 3.9%로 감소했다. 1인당 주거 면적은 34.8㎡로 전년(33.9㎡)보다 소폭 증가했다. 전체 가구의 평균 거주기간은 7.9년으로 전년(7.5년)보다 늘었다. 점유 형태별로 보면 자가 가구는 10.9년, 임차 가구는 3.4년을 거주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주택보유 의식을 조사한 결과, 전체 가구 중 89.7%가 ‘내 집을 보유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이런 응답은 1년 새 0.7%포인트 늘었다. 우리 국민 10명 중 9명은 내 집 마련이 필수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가구 특성별로 보면 청년 가구의 주택보유의식은 79.2%, 신혼부부 가구는 92%로 신혼가구의 내 집 마련 욕구가 더 강했다. 청년 가구의 82.5%는 임차로 거주하고 있으며, 청년 임차 가구의 전국 RIR은 17.4%로 1년 새 0.6%포인트 커졌다. 신혼부부 가구의 43.6%는 자가에 거주했고, 신혼가구 대부분은 아파트(73.3%)에 사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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