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유망주, 마침내 거인이 되다, 손성빈 "100경기 맡을 수 있는 포수될 것" [인터뷰]
(MHN스포츠 박연준 기자) "올 시즌보다 더 나은 손성빈, 내년 시즌 100경기 이상 출전할 수 있는 손성빈이 되겠습니다"
롯데 자이언츠 포수 유망주에서 '거인'으로 성장한 손성빈이 포부를 밝혔다. 데뷔 이후 성장할 수 있는 시즌을 보낸 손성빈의 감회는 그 누구보다도 당찼다.
손성빈은 올 시즌 말 그대로 롯데의 안방을 책임질 수 있는 확실한 카드로 떠올랐다. 그는 주전 포수인 유강남과 정보근을 이어 롯데 안방을 든든하게 해준 버팀목 역할을 해냈다. 손성빈은 올해 45경기 출전해 타율 0.263(76타수 20안타) 1홈런 15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624를 올렸다.
손성빈은 21일 저녁 MHN스포츠와 전화 인터뷰에서 "어찌 보면 올 시즌이 데뷔 이후 제대로 1군에 합류한 첫 시즌이라고 생각한다. 상무(국군체육부대) 제대 이후 감회가 새로웠고, 매 경기 포수로서 배울 점이 많았다"라며 "특히 경기 흐름이나 볼 배합 등, 야구를 보는 시각이 많이 텄다"고 돌아봤다.
손성빈이 나선 45경기는 많은 경기에 출전했다고 보기엔 어렵다. 다만 출전한 매 경기에서 모두를 놀라게 하는 활약을 펼쳤다. 특히 손성빈의 송구 능력은 KBO리그를 넘어 메이저리그와 비교해도 손색없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손성빈의 송구 능력 중 가장 돋보이는 부분은 팝 타임(투구를 받은 시간부터 2루에 도달하기까지의 시간)이다. 대부분 KBO리그 포수가 시속 120km대 송구 속도, 2초대 팝 타임을 갖고있는데, 손성빈의 경우 130km대 송구 속도와 1.8초대의 팝 타임을 보였다.
지난 6월 잠실 LG전에서 손성빈은 댄 스트레일리와 배터리를 이루며 선발 출장했다. 그리고 5회 말 2사 1, 3루에서 1루 주자 문성주의 도루를 완벽한 송구로 잡았다. 이때 손성빈의 팝 타임은 1.82초로 메이저리그 최고의 포수인 필라델피아 필리스 J.T. 리얼무토의 팝타임 기록과 동일했다. 손성빈의 엄청난 레이저 송구에 상대 팀 코치진은 물론, 해설자, 현장에 있던 모두가 감탄했다.
손성빈은 "사실 올 시즌 초까지만 하더라도 송구 밸런스가 굉장히 안 좋았다. 여러 가지 방법을 모색하고 있을 때, 은사님인 정규식 코치께서 팔 각도와 발 스텝 부분 교정을 제안해 주셨다"며 "정 코치님의 도움을 받고 송구 밸런스를 찾았고,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송구에 스트레스가 많았는데 정규식 코치님 덕분에 벗어날 수 있었다. 너무나도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손성빈은 또 2002년생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탁월한 볼 배합 능력을 인정받기도 했다. 그의 포수 능력이 돋보일 수 있었던 결정적인 경기는 8월 6일 사직 SSG 전이었다. 당시 롯데는 선발 애런 윌커슨이 7이닝 1볼넷 6탈삼진 무실점 쾌투를 펼쳤고, 구승민(1이닝 무실점)과 김원중(1이닝 1볼넷 무실점)이 2이닝 무실점을 책임졌다. 투수진은 볼넷 2개를 내줬지만, 안타를 하나도 맞지 않고 팀 노히트노런을 장식했다.
팀 노히트노런은 투수들의 활약 속에 포수의 역할이 너무나도 중요한 기록이다. 당시 포수 마스크를 쓰고 안방 자리를 지킨 선수는 바로 손성빈이었다. 그는 "팀 노히트노런을 합작했다는 것이 포수로서 너무 큰 영광이고 기분 좋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최) 경철 코치님의 도움이 없었다면, 노히트노런을 만든 포수가 될 수 없었을 것"이라며 "최경철 코치님의 열정적인 가르침과 디테일이 너무나도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유망주 선수임에도 손성빈은 흔들리지 않았다. 그럼에도 아쉬운 순간이 그에게 있었다. 손성빈은 "처음 1군에 합류한 뒤 주눅 든 모습을 보였었다. 더 잘해야겠다는 마음이 컸고, 적응이 안 되었다"라며 "심적인 부분에서 압박감을 느끼지 않았더라면 더 좋은 모습을 보이지 않았을까 아쉬움이 남는다"고 전했다.
또 기존 주전 포수이자, 선배인 유강남과 정보근에게 감사함을 잊지 않기도 했다. "(유) 강남이 형과 (정) 보근이 형이 자리를 잡아줬기에 내가 잘 따라가고 배울 수 있었다"며 "항상 형들께서 부담 없이 플레이할 수 있게 도모해 준다. 좋은 선배분들을 만났다"고 웃어 보였다.
손성빈은 항상 겸손한 자세를 잃지 않는다. 자신이 최고라는 생각보다 '배우는 입장'이라고 생각한다. 지난 11월 아시아 프로야구챔피언십(APBC)에서 국가대표 마크를 달았음에도, 그는 '내가 잘해서'가 아닌 "아직 많이 부족하다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손성빈은 "APBC 주전 포수인 (김)형준이 형을 보면서 내가 넘어야 할 산이 많구나.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라며 "항상 낮은 자세로 더 좋은 포수가 되겠다고 생각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손성빈의 내년 시즌 목표는 100경기 이상 포수 마스크를 쓰는 것이다. 그는 "강남이 형과 보근이 형 밑에서 많이 배우겠다. 이후 선배들의 가르침을 전수 받아, 더 나은 모습을 보여서 꼭 100경기 이상 출전할 수 있는 포수가 되겠다"고 피력했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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