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ck] 현장에 남겨진 '체모 한 가닥', 17년 전 성폭행 범인 잡았다

17년 전 벌어진 성폭행 미제 사건의 범인이 최근 붙잡혔습니다.

당시 범행 현장에 남아있던 '체모 한 가닥'이 그 결정적 단서였습니다.

서울 관악경찰서는 최근 성폭력처벌법위반 등 혐의로 70대 남성 A 씨를 체포해 조사 중이라고 오늘(22일) 밝혔습니다.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지난 2006년 6월 서울 신림동 다세대 주택에 침입해 혼자 있던 여성을 성폭행하고 달아난 혐의를 받습니다.

당시 경찰은 범행 현장 인근에 CCTV가 없는 데다 현장에서 확보한 체모의 DNA와 일치하는 정보도 없어 수사에 난항을 겪었습니다.

피의자를 특정하지 못한 채 장기 미제로 남아있던 이 사건은 올해 경찰과 검찰이 성폭력 장기 미제 사건을 전수조사하면서 용의자를 찾아냈습니다.

2011년 서울 구로구에서 강도 범죄를 저질렀다가 구속된 A 씨의 DNA 정보가 2006년 신림동 성폭행 현장에서 발견된 체모의 DNA와 일치한 것입니다.

지난 2010년에 제정된 일명 'DNA법'(DNA 신원확인정보의 의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대검찰청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각각 형 확정자, 구속피의자 또는 범죄 현장에서 확보한 DNA를 데이터베이스에 보관하고 있는데, 용의자인 A 씨가 2011년 강도 범죄로 실형을 살게 되면서 유전자 정보가 등록된 사실을 최근 경찰이 알아낸 것입니다.

경찰은 지난달 A 씨를 긴급체포해 두 차례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법원에서 기각됐습니다.

A 씨가 자신의 혐의를 강하게 부인하고 있는 데다 DNA는 간접 증거일 뿐, 직접 증거로 인정되지 않기에 혐의 입증을 위한 경찰의 추가 조사는 불가피해 보입니다.

경찰은 추가 수사 후 A 씨를 검찰에 송치할 예정입니다.

김성화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