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車 스티커 위조해 아내 주며 “급할 때 써라”…아우디 소유주 처벌은

법원 로고. /조선DB

장애인 차량 스티커를 위조한 뒤 이를 사용하도록 아내에게 건네준 남성에게 법원이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서울남부지법 형사9단독 김윤희 판사는 장애인 차량 스티커를 위조하고 이를 행사한 혐의(공문서위조·위조공문서행사)로 기소된 김모(41)씨에게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고 22일 밝혔다.

법조계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 4월 자신 소유의 아우디 차량에 부착할 목적으로 장애인 차량 표지를 위조한 혐의를 받는다. 김씨는 인터넷에 장애인 차량 표지를 검색해 이를 다운받아 컬러 프린터로 인쇄한 뒤 자필로 차량번호, 발급일자, 관공서명 등을 기재했고, 아내에게 “급한 일이 있을 경우 사용하라”며 이를 건네준 것으로 파악됐다.

이후 김씨의 아내는 지난 7월 서울 영등포구의 한 백화점 지상 장애인 주차장을 이용하면서 스티커를 차량에 부착했다. 김씨는 이 사건으로 과태료를 납부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씨는 “아내에게 건네주었을 뿐 스스로 행사하지 않았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김씨 부부가 공문서 위조 및 행사를 공모한 것으로 보고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김씨는 재판부에 두 차례 반성문을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5회에 걸쳐 벌금형과 집행유예 등의 처벌을 받은 전력이 있고, 아내에게 위조한 공문서를 교부하고도 본인이 행사한 사실이 없다며 변명하고 있다”면서 “범행 동기와 범행 후 정황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이유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