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 얼음 녹자 수에즈보다 빠른 항로가…중·러 더 밀착한다

베이징(중국)=우경희 특파원 2023. 12. 22.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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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갈등이 미국의 반도체-전기차 추가 규제와 중국의 희토류 기술 수출 규제로 첨예화하는 가운데 중국과 러시아 간 밀착은 더 강해진다.

러시아가 사실상 이탈한 것으로 알려진 중국과 합작 여객기 프로젝트에 다시 참여할 것으로 알려지고 AI(인공지능) 공동개발, 북극해 공동개척 등도 속도를 더할 전망이다.

그러나 중국과 러시아가 재차 여객기 개발 협력을 시사하면서 해당 프로젝트도 조만간 새로운 국면을 맞이할 가능성이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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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슈스틴 총리 방중 계기로 "여객기·헬기 공동개발 재개"…
2035년 수에즈 대비 최대 40% 빠른 새 북극항로도 가시적
(베이징 AFP=뉴스1) 우동명 기자 =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0일(현지시간) 베이징을 방문한 미하일 미슈스틴 러시아 총리와 회담에 앞서 악수를 하고 있다. 2023.12.21 ⓒ AFP=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미중 갈등이 미국의 반도체-전기차 추가 규제와 중국의 희토류 기술 수출 규제로 첨예화하는 가운데 중국과 러시아 간 밀착은 더 강해진다. 러시아가 사실상 이탈한 것으로 알려진 중국과 합작 여객기 프로젝트에 다시 참여할 것으로 알려지고 AI(인공지능) 공동개발, 북극해 공동개척 등도 속도를 더할 전망이다.

22일 중국 현지언론에 따르면 미하일 미슈스틴 러시아 총리가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등을 예방했다. 미슈스틴 총리는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와 공동 명의로 21일 성명을 내고 '제한 없는 전략적 동반자 관계 강화'에 합의했다. 특히 양국은 "광폭 여객기 및 대형 헬리콥터 개발 협력사업을 적극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협력 방식과 참여 기업 등 각론은 공개하지 않았다.

중국 내외서 이번 협력에 특히 주목하는 이유는 양국의 합작 항공기 개발이 국제사회에 미치는 산업적 정치적 영향력 때문이다. 중국은 대형 장거리 여객기 기술이 부족해 그간 보잉이나 에어버스 등 서구 항공기 제조사들의 제품을 구입해 사용해 왔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지난 2017년 COMAC(중국상용항공공사)와 러시아의 유나이티드에어크래프트코퍼레이션이 중국 상하이에 대형 여객기 개발 합작사를 설립, 프로젝트명 CR929 개발 사업에 착수했으나 지난 9월 COMAC이 해당 프로젝트명을 러시아(Russia)의 R이 제외된 C929로 수정 발표하며 러시아가 프로젝트에서 제외됐음을 시사했다.

러시아의 프로젝트 탈퇴는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미국과 서방 국가들의 제재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항공기 제조사들이 미국의 제재 목록에 오르면서, 대부분이 여전히 서방 기업에서 공급되는 항공기부품 조달 길이 막혔다. 전체 프로젝트에도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판단으로 러시아가 해당 프로젝트에서 빠진 것으로 해석됐다.

그러나 중국과 러시아가 재차 여객기 개발 협력을 시사하면서 해당 프로젝트도 조만간 새로운 국면을 맞이할 가능성이 커졌다.

추가적 무역 협력 가능성도 제기된다. 양국은 공동성명에서 발트해와 러시아 북극 영해를 거쳐 베링해까지 연결되는 북극해 항로 탐사 계획을 다시 의제로 삼았다. 중국은 해당 항로를 지난 2015년 일대일로(一對一路) 이니셔티브의 3대 주요 항로 중 하나로 선정하기도 했다.

해당 항로는 유빙으로 뒤덮여 선박이 오갈 수 없는 길이었지만 지구온난화로 길이 열렸다. 러시아 원자력발전기업 로사톰은 최근 2035년부터 이 항로를 가로막고 있던 얼음이 사라질 거라고 전망했다. 중국 언론은 해당 항로에 대해 "수에즈 운하를 경유하는 항로에 비해 중국-유럽 간 상품 운송 시간이 30~40% 단축될 수 있다"고 전했다.

양국 총리는 또 AI협력 등 오픈소스 기술에 대한 논의를 정례화하기로 했다.

양국 밀착은 서방에 보다 큰 압박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중국 세관에 따르면 올 1~11월 양국 간 무역규모는 전년 동기 대비 26.7% 늘어난 2182억달러(약 283.9조원)에 달했다. 중국은 세계에서 러시아산 에너지를 가장 많이 구입하는 나라이며, 앞으로 이 수요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러시아 에너지와 상품에 대한 보이콧으로 푸틴 정권을 말려죽이려는 서방의 전략을 중국이 무효화하고 있다는 의미다.

재 러시아 중국 대사는 지난 19일 러시아 국영통신사 스푸트니크와의 인터뷰에서 "상호 비자면제 덕분에 이제 러시아를 방문하는 전체 관광객의 4분의 1이 중국인"이라며 "중국 기업들은 새로운 투자 기회를 찾기 위해 러시아 석유회사와 협력할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베이징(중국)=우경희 특파원 cheeru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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