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 플렉스 질렀다” 2년째 인증글 쓴 부부, 박수받은 사연

문지연 기자 2023. 12. 22.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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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가 올해 크리스마스를 맞아 보육원 아이들에게 전달했다는 유명 브랜드 신발과 먹을거리들.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

크리스마스를 맞아 수백만 원어치 쇼핑을 ‘플렉스’(FLEX·소비에 많은 돈을 아끼지 않고 쓴다는 뜻) 했다는 한 부부의 인증에 박수가 쏟아지고 있다. 보육원 아이들을 위해 신발 수십 켤레를 장만했다는 글인데, 감동한 네티즌들의 칭찬 댓글이 이어지며 추운 겨울을 따뜻하게 녹이고 있다. 이 부부의 연말 선행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가 두 번째다.

글쓴이 A씨는 20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올해 크리스마스 플렉스는 신발로 질러버렸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쓰고 “작년에는 과분하게 칭찬도 많이 받고 의도하지 않은 내용들로 질타도 받았는데, 올해는 보육원 측과 상의해 아이들에게 어떤 게 필요할지 이야기해 봤다”며 말문을 열었다.

A씨는 지난해 같은 커뮤니티에 ‘크리스마스 플렉스’ 인증 글을 올려 화제를 모은 바 있다. 난생처음 수백만 원어치 쇼핑을 해봤다며 아이들에게 선물한 유명 브랜드 패딩 점퍼들도 함께 공개했었다. 당시 그는 “우리 부부는 기독교인이지만 교회에 헌금하지 않고 1년간 저축해 가치 있는 곳에 사용한다”며 “제 옷 살 때는 한 번도 써본 적 없는 큰돈이지만 아이들이 따뜻하게 겨울을 보낼 생각 하니 제 마음이 더 따뜻해진다”고 했었다.

A씨가 작년 크리스마스에 구매해 보육원 아이들에게 기부했다는 패딩들이다. 당시 비닐포장을 묻는 일부 댓글에 A씨는 "집사람과 하나하나 뜯어 하자가 있는지 검수했다. 보육원이나 아이들이 직접 교환하기는 힘들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

그런 A씨 부부는 올해도 보육원 아이들을 위한 의미 있는 플렉스에 나섰다. A씨는 “청소년 원생 대부분이 신발 한두 켤레로 사계절을 보낸다는 이야기를 들으니 ‘이거다’ 싶어서 아이들의 성별과 신발사이즈를 물어 신발매장으로 갔다”며 “아울렛이나 인터넷이 좀 더 저렴하지만 혹시 모를 품질 불량 제품을 신게 하기 싫어 무리하더라도 정식 매장 상품을 선택했다”고 했다.

이어 “사실 저희는 부자가 아니다. 자가 없이 열심히 빚 갚으면서 저축도 조금씩 하고, 쇼핑은 아울렛 가서 50% 이상 할인하는 거 아니면 거들떠도 안 보는 소시민일 뿐”이라며 “물론 아이들에게 선물할 돈을 저희가 쓴다면 저축도 많이 하고 아내에게 한 번도 못 시켜준 해외여행도 가능하겠지만, 저희의 가치 기준에는 이 일이 훨씬 보람되고 행복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올해는 날씨 때문인지 물가 때문인지 과일값이 여간 비싼 게 아니더라. 아이들 비타민 부족할 것 같아 과일들과 간식도 함께 구입해 조용히 전달하고 왔다”며 보는 이들을 향해서도 “즐거운 크리스마스와 행복한 새해 되시고, 몸과 마음 모두 건강하고 따뜻한 연말연시 되길 기원한다”고 덧붙였다.

2년 연속 등장한 반전 ‘자랑글’에 네티즌들은 A씨 부부를 칭찬했다. 이들은 “추운 날씨를 녹이는 따뜻한 글이다” “천사가 우리 가까이에 있었다” “늘 생각하더라도 실천은 쉽지 않은데 정말 대단하다” “이게 바로 진정한 ‘플렉스’다” 등의 댓글을 달았다. 일부는 “저도 내년에는 도전해 보겠다”며 동참을 다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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