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쿠르트 카트로 누비는 거리…길잃은 치매노인 보호자 역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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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골목길 구석구석을 전동 냉장차를 타고 다니며 야쿠르트 배달을 하는 '야쿠르트 아줌마(프레시 매니저)'가 길 잃은 치매노인을 발견해 무사히 가족에게 돌려보낼 수 있었던 사연이 알려졌다.
22일 경찰과 hy(한국야쿠르트)에 따르면 지난 11일 비가 내리던 날 인천 계양구 효성동 인근에서 80대 할머니가 얇은 실내복 차림에 맨발로 슬리퍼를 신고 길거리를 배회하고 있던 것을 지역 담당 프레시 매니저 고현주씨가 이상하게 여기고 다가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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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양 효성지구대에 인계해 부평구 자택에 돌려보내
야쿠르트, 신문, 세탁 배달하며 독거 노인 안전 확인
[헤럴드경제=이민경 기자] 동네 골목길 구석구석을 전동 냉장차를 타고 다니며 야쿠르트 배달을 하는 ‘야쿠르트 아줌마(프레시 매니저)’가 길 잃은 치매노인을 발견해 무사히 가족에게 돌려보낼 수 있었던 사연이 알려졌다.
22일 경찰과 hy(한국야쿠르트)에 따르면 지난 11일 비가 내리던 날 인천 계양구 효성동 인근에서 80대 할머니가 얇은 실내복 차림에 맨발로 슬리퍼를 신고 길거리를 배회하고 있던 것을 지역 담당 프레시 매니저 고현주씨가 이상하게 여기고 다가갔다.
고 씨는 “오전 7시 아침배달을 할 때부터 길에서 비를 맞으면서 걸어가는 할머니가 이상하다고 생각했는데 오후 5시 퇴근할 때 또 마주쳤다”며 “비를 다 맞은 채 오들오들 떨면서 길에서 아들 이름을 부르고 있길래 ‘치매 걸리셨구나’ 느낌이 딱 왔다”고 말했다.
이미 날은 어두워졌고, 12시간 가까이 겨울비를 맞은 할머니가 저체온증이 올 것을 염려해 인근 카페로 데려갔다.
그는 “따뜻한 유자차 한 잔을 사드리며 댁이 어딘지 물어봤지만 ‘전라도 광주’라고만 답하고, 소지품은 사탕 두 알이 전부였다. 그래서 인근 효성지구대에 전화했다”고 말했다.
저녁 7시께 지구대에서 경찰관 한 명이 카페로 와 지문 조회를 하기 위해 할머니를 데려갔다.
이튿날 인천 부평구 삼산경찰서로 할머니의 아들이 찾으러 와 데려가면서 감사 인사를 전해달라고 했다는 이야기를 효성지구대에서 고 씨에게 전했다. 할머니가 구역을 이동하면서 관할이 달라 경찰에 실종신고를 해놓았음에도 못 찾고 있었는데, 고 씨 덕분에 무사히 집으로 돌아오게 됐다는 것이다.
고 씨는 “평소에도 고객 대부분이 할머니, 할아버지들이라서 코코(전동 냉장차)를 타고 다닐 때 노인분들을 유심히 보는 편”이라며 “대로변 뿐만 아니라 좁은 골목길을 누비다 보니 눈이 자연스럽게 사람 한 사람 한 사람에게 간다. 이번에도 할머니를 도울 수 있어서 제 직업에 보람을 느낀다”고 밝혔다.
hy에 따르면 지난 3월에도 대전 중리동에서 비슷한 사례가 있었다. 20년차 프레시 매니저 서홍경씨가 거리를 헤매는 치매 노인을 발견해 경찰과 가족에게 인계했다. 서 씨는 평소 관할 지역 내에서 100여명의 독거 노인들에게 야쿠르트를 배달하며 건강과 안전을 확인해왔다.
또 지난해 9월에는 서울 성북구 종암동에서 프레시 매니저 이영애씨가 80대 할아버지가 사는 반지하방에 배달을 갔다가 쓰러져 있는 할아버지를 발견, 곧장 119에 신고해 목숨을 살릴 수 있었다.
hy 관계자는 “1만1000여명의 프레시 매니저가 동네 곳곳을 누비면서 혼자 사는 노인들의 건강과 안전을 지근거리에서 확인할 수 있다”며 “회사 차원에서도 관과 협력해 1994년부터 ‘홀몸노인 돌봄활동’을 펼쳐왔다”고 소개했다.
정순둘 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야쿠르트 아줌마 뿐만 아니라 세탁소, 신문, 우편배달부 등 민간에서 집집마다 방문하는 인력을 활용해서 취약한 노인들을 들여다보는 정책이 시행중”이라며 “지자체, 관공서 등 기관과 민간이 협력하는 방안은 공무원을 추가 고용하지 않고도 사회에 공헌할 수 있는 좋은 방안”이라고 평가했다.
th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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