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제 수감’ 탁신, 이제 아예 교도소 밖 생활 특혜받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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측근 집권에 맞춰 해외 도피 15년 만에 귀국한 탁신 친나왓(74) 전 태국 총리의 '황제 수감'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21일 태국 방콕포스트 등에 따르면, 솜삭 텝수틴 태국 부총리는 전날 "새 교정 규칙에 따라 탁신 전 총리가 교도소 밖에서 생활할 수 있다"고 밝혔다.
탁신 전 총리는 귀국 직후 방콕교도소에 수감됐지만, 고혈압·고령 등을 이유로 12시간 만에 경찰병원으로 이송돼 지금까지 4개월간 입원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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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개인실 '황제 수감' 이어 특혜론 확산
측근 집권에 맞춰 해외 도피 15년 만에 귀국한 탁신 친나왓(74) 전 태국 총리의 ‘황제 수감’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수감 첫날부터 교도소가 아닌 병원 VIP병실에서 지내왔는데, 아예 자택에서 머물 수 있도록 정부가 제도까지 뜯어고친 탓이다. ‘정치적 상왕’을 위하는 태국 정부의 특혜 꼼수가 대규모 반발로 이어질 가능성도 거론된다.
21일 태국 방콕포스트 등에 따르면, 솜삭 텝수틴 태국 부총리는 전날 “새 교정 규칙에 따라 탁신 전 총리가 교도소 밖에서 생활할 수 있다”고 밝혔다. 앞서 정부는 지난 15일 재소자가 일정 자격을 갖춘다면 교도소가 아닌 개인 주택 등 외부 공간에서 머물 수 있다는 규정을 도입했다. △징역 4년 미만 △대중에게 위협이 되지 않는 자 등의 조건을 충족하고 교정 당국 승인을 받으면 된다. 타위 섯씽 태국 법무장관은 “교도소 과밀 수용을 완화하려는 노력의 일환”이라며 “수감 중 적절한 치료를 받기 어려운 환자들에게도 도움이 되는 조치”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야권과 시민단체는 ‘탁신의, 탁신에 의한, 탁신을 위한 법’이라고 비난한다. 통신 재벌 출신인 탁신 전 총리는 2001년 총리로 선출됐지만 2006년 군부 쿠데타로 축출됐다. 그는 부정부패·권력남용 혐의로 기소되자 2008년부터 해외 도피에 나섰다. 이후 지난 8월 친(親)탁신계 정당 푸어타이당이 집권하고 측근 스레타 타위신이 신임 총리에 오르자 15년 만에 귀국했다. 그의 막내딸 패통탄 친나왓은 집권당 대표다.
탁신 전 총리는 귀국 직후 방콕교도소에 수감됐지만, 고혈압·고령 등을 이유로 12시간 만에 경찰병원으로 이송돼 지금까지 4개월간 입원 중이다. 그가 묵는 병실에는 에어컨, TV, 냉장고, 소파가 갖춰졌고 의료진이 24시간 보살피는 까닭에 특별 대우 논란이 이어졌다. 그사이 왕실 특별사면으로 형량도 기존 8년에서 1년으로 줄어든 상태다. 이번 규정 신설로 죗값을 제대로 치르지 않고도 사실상 제약을 받지 않는 몸이 되는 셈이다.
피칫 차이몽꼴 ‘태국 개혁을 위한 학생·국민 네트워크’ 대표는 “탁신이 교도소에서 단 하루도 보내지 않게 됐다”며 국회 상원 인권위원회에 그의 건강 상태 조사를 촉구하는 청원서를 제출했다. 야당과 시민단체는 교정당국 담당자를 직권남용 혐의로 형사고발했다.
무리한 사면 움직임이 태국 내 반정부 시위 기폭제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2013년 잉락 친나왓 전 총리가 오빠 탁신 전 총리를 위해 ‘포괄적 사면’을 추진했다가 거센 반대에 직면하고 종국에는 실각한 과거를 언급하며 “스레타 총리가 탁신 전 총리를 노골적으로 우대하는 것으로 비치면 정부 안정성이 훼손될 수 있다”고 꼬집었다.
하노이= 허경주 특파원 fairyhk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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