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셜] 토트넘, 맨유, 뮌헨, PSG 유럽슈퍼리그 반대 성명...레알-바르사만 남아
[인터풋볼] 김대식 기자 = 약 3년 전 유럽슈퍼리그 참가 의사를 밝혔다가 팬들에게 뭇매를 맞은 대다수의 빅클럽은 다시는 유럽슈퍼리그에 참가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직접 밝혔다.
2021년 2월, 유럽 축구계는 엄청난 움직임이 있었다. 유럽 최고의 구단들이 유럽축구연맹(UEFA)이 창설한 챔피언스리그(UCL)가 아닌 자신들이 모여서 새로운 대회를 창설하겠다고 발표한 것. 그것이 바로 유럽슈퍼리그였다.
당시 유럽슈퍼리그에 참여한 구단은 12개였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맨체스터 시티, 아스널, 리버풀, 첼시, 토트넘, 레알 마드리드, 바르셀로나,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유벤투스, AC밀란, 인터밀란까지다.
유럽슈퍼리그에 대한 반발은 상상을 초월했다. UEFA를 비롯해 각 나라의 축구협회, 리그, 선수, 감독 그리고 팬들까지 유럽슈퍼리그에 반대 의사를 전달했다. 일부 분노한 팬들은 응원하는 팀의 홈구장 앞으로 모여서 시위까지 펼쳤다.
거센 반대에 부딪힌 구단들은 대부분 유럽슈퍼리그 참가를 포기하겠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12개 팀 중 남은 팀은 레알, 바르셀로나, 유벤투스였다. UEFA는 유럽슈퍼리그 창설을 주도했던 구단들에게 법적인 처벌을 가하길 원했다.
유럽사법재판소가 세 구단의 손을 들어주면서 UEFA는 이들을 법적으로 처벌하지 못했다. 유럽슈퍼리그의 불씨가 고스란히 남은 셈이다. 다만 이후 유벤투스는 유럽슈퍼리그 창설 계획에서 빠지기로 결정했다.
레알과 바르셀로나는 유럽슈퍼리그에 대한 꿈을 포기하지 않고 있었다. 올해 2월 영국 '텔레그래프'를 비롯한 복수 매체는 "유럽슈퍼리그 후원자들은 2년 전에 추락한 프로젝트의 새로운 버전을 시작하고 싶다고 밝혔다. 정규 회원이 없는 60~80개의 팀을 구성한 다부문 대회로, 1개 구단이 1시즌에 최소 14경기를 치르는 것으로 준비 중"이라면서 유럽슈퍼리그 창설 계획이 여전히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유럽슈퍼리그를 포기하지 않은 이유는 과거와 다르지 않다. 유럽 각 구단들이 재정적인 위기를 겪고 있기 때문에 이를 탈피하기 위한 조치라는 것이 궁극적인 설명이다.
[유럽슈퍼리그 다시 수면 위로]
유럽슈퍼리그 창설에 힘이 실리는 법적인 판결까지 등장했다. 유럽사법재판소는 21일(한국시간) UEFA와 국제축구연맹(FIFA)이 클럽들의 유럽슈퍼리그 참가를 금지하는 건 불법이라고 판정을 내렸다.
유럽사법재판소는 "투명하고 객관적이고 비차별적이고 비례적인 걸 보장해야 하는데 UEFA와 FIFA는 지배적 권한을 남용하고 있다. 클럽의 자의적인 성격을 고려해야 하며 자유를 제한하면 된다. 다만 이것이 유럽슈퍼리그 프로젝트가 무조건 승인되어야 한다는 건 의미는 아니다"고 했다.
유럽슈퍼리그 창설 주도자인 레알의 플로렌티노 페레즈 회장은 곧바로 "우리는 원칙, 가치, 자유를 보장하는 유럽사법재판소의 결정을 매우 만족스럽게 환영한다. 나는 역사적으로 매우 중요한 두 가지 결론을 기대한다. 먼저 유럽슈퍼리그는 다시는 독점이 아니며 앞으로도 결코 독점되지 않을 것이다. 둘째, 오늘부터 클럽이 운명의 주인이 될 것"이라면서 입장을 발표하기 시작했다.
그는 "거의 70년 전 우리가 유러피언컵 창설로 축구 역사에 근본적인 발걸음을 내디딘 것처럼, 오늘날 우리는 다시금 유럽 축구에 절실히 필요한 새로운 추진력을 제공할 의무와 책임이 있다. 이를 위해 우리는 스포츠적 가치를 바탕으로 국내 대회와 완벽하게 호환되고 모든 사람에게 공개되며 재정적 페어플레이에 대한 존중을 효과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현대적인 프로젝트를 계속해서 옹호할 것이다. 모든 클럽에 경제적 지속 가능성을 제공하고 무엇보다도 선수를 보호하고 전 세계 팬들을 흥분시킬 프로젝트다"면서 유럽슈퍼리그 창설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우리는 유럽 클럽 축구를 발전시킬 수 있는 좋은 기회에 직면해 있다. 투명한 거버넌스를 갖춘 21세기 최고의 축구는 새로운 기술과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알고 팬들이 정말로 필요로 하는 열정과 감동을 다시 한 번 불러일으킬 것"이라면서 유럽슈퍼리그 창설이 축구의 미래를 위해서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라고 언급했다.
반면 UEFA는 "판결은 나왔지만 슈퍼리그 지지나 확인을 의미하는 건 아니다. UEFA는 유럽축구계를 수호하며 더 넓은 이익을 위해 계속 헌신하겠다는 의지가 크다. 각 국의 협회와 리그, 클럽과 협력해 좋은 유럽식 스포츠 모델을 만들 것이다. 지금의 체계를 탈퇴하려는 위협에 직면한다면 각 국의 법들이 보호장치로 작용할 것이다"고 하며 기존과 같은 입장을 고수했다.
UEFA의 알렉산데르 세페린 회장은 "우린 슈퍼리그를 막을 생각이 없다. 원하는 무엇이든 만들 수 있을 텐데 빨리 최상위 리그를 만들기를 바란다. 두 개의 클럽이 주도할 것 같다"고 했다. 두 개의 클럽은 현재까지도 슈퍼리그 멤버인 레알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다. 그러면서 체페린 회장은 "축구는 판매용이 아니다"고 했다.
[유럽슈퍼리그 참가 대거 반대 의견]
하지만 페레즈 회장의 바램과 다르게 구단들은 일제히 유럽슈퍼리그 참가를 반대했다. 유럽슈퍼리그 창설에 많은 의지를 가지고 있었던 프리미어리그(PL) 구단들의 반대가 거셌다.
최초에는 유럽슈퍼리그 참가 의사를 밝혔다가 팬들의 시위까지 겪은 맨유는 곧바로 입장문을 발표했다. 맨유는 "우리의 입장은 변하지 않았다. 우리는 UEFA 대회 참가에 최선을 다하고 있으며, 유럽 경기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 ECA를 통해 UEFA, PL 및 동료 클럽과의 긍정적인 협력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첼시 역시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성명서를 발표하면서 "오늘 유럽사법재판소가 내린 판결은 첼시의 입장을 바꾸지 않는다. 우리는 ECA, UEFA, FIFA와의 강력한 관계를 통해 PL, FA, 기타 유럽 클럽과 협력함으로써 모두의 이익을 위해 유럽 경기를 계속 발전시킬 수 있다고 굳게 믿는다"면서 유럽 슈퍼리그 참가 반대 의사를 확실하게 전했다.
맨시티도 같은 입장이었다. 공식 홈페이지에 발표한 성명서에 따르면 "맨시티는 2021년에 유럽 슈퍼리그 계획을 개발하는 그룹에서 탈퇴하는 절차를 공식적으로 밟았다. 우리의 입장은 변하지 않았다. 우리는 유럽 축구의 가치에 전념하고 있으며 ECA를 통해 동료 클럽들과 계속 협력하고 UEFA 대회에 참가할 것이다"며 과거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전했다.
손흥민의 소속팀인 토트넘도 비슷한 내용의 입장문을 팬들에게 전달했다. 토트넘은 공식 채널을 통해 "오늘 유럽사법재판소가 유럽슈퍼리그에 대해 판결한 이후, 우리는 입장이 바뀌지 않았다는 걸 확인시켜주고 싶다. 우리는 유럽 축구의 가치에 전념하고 있으며 ECA를 통해 동료 클럽들과 계속 협력하고 UEFA 대회에 참가할 것이다"고 발표했다.
PL 사무국 역시 "이번 유럽사법재판소의 판결은 소위 '유럽 슈퍼리그'를 지지하지 않으며 우리는 계속해서 그러한 개념을 거부하고 있다. 서포터들은 경기에 매우 중요한 존재이며, 국내 축구와 유럽 축구 간의 연결을 끊는 "탈출" 경쟁에 대한 반대 입장을 거듭 분명히 밝혔다"면서 유럽슈퍼리그의 존재도 인정하지 않겠다고 언급했다. PL 빅클럽 중에서 아직까지 입장을 발표하지 않은 구단은 리버풀과 아스널이었다.
이강인이 활약 중인 PSG도 거세게 반발한 건 마찬가지였다. 나세르 알 켈라이피 PSG 회장은 "PSG는 초창기부터 그랬고 앞으로도 그런 유럽슈퍼리그에 대한 어떤 계획도 완전히 거부한다. 자랑스러운 유럽 기관인 PSG는 유럽 스포츠 모델의 원칙, 공개 경쟁 및 포용의 가치를 지지한다. 유럽 축구의 모든 인정받는 이해관계자, 특히 축구의 중심에 있는 서포터 및 선수와 협력할 것이다"고 구단의 입장을 직접 전달했다.
김민재의 팀인 바이에른 뮌헨은 얀-크리스티안 드레센 구단 CEO가 직접 입장을 발표했다. 그는"우리는 유럽사법재판소의 판결을 주목했다. 그러나 그 판결이 내셔널리그의 중요성과 유럽 축구의 정체에 대한 공격을 나타낼 것이라는 뮌헨과 ECA의 태도를 바꾸지는 않는다. 분데스리가는 모든 국가 리그가 유럽 축구 클럽의 기초를 형성하는 것처럼 우리 구단의 기초를 형성하고 있다"면서 구단의 입장이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더불어 "그러므로 분데스리가를 약화시키는 것이 아니라 강화시키는 것이 우리의 의무이자 우리의 깊은 신념이다. 우리는 또한 UEFA 산하의 유럽 클럽 대회를 지원한다. 그래서 다시 한번 분명한 사실은 뮌헨의 유럽슈퍼리그 참가는 여전히 닫혀 있다는 점이다"라고 구단의 입장을 확실하게 전했다.
바르셀로나, 레알 마드리드와 함께 스페인 리그의 주축 중 하나인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도 유럽슈퍼리그 참가에 대한 강력한 반대 의사를 전달했다. 그들은 "유럽축구계는 유럽슈퍼리그를 원하지 않는다. 독일, 프랑스, 영국, 이탈리아, 스페인(레알 마드리드, 바르셀로나 제외) 등 그들은 슈퍼리그를 원하지 않는다. 우리는 유럽 축구의 위대한 가족을 보호하고 국내 리그를 보호하며 이를 통해 매 시즌 경기장에서 유럽 대회 출전권을 획득하는 데 찬성한다"면서 대놓고 레알과 바르셀로나와는 다른 입장을 가지고 있다고 전달했다.
이탈리아 세리에A 명문인 인터밀란과 AS로마도 같은 입장이었다. 인터밀란은 "우리는 유럽 축구의 미래는 ECA 내 클럽 간의 협력과 UEFA 및 FIFA와의 파트너십을 통해서만 보장될 수 있다는 믿음을 거듭 강조한다. 우리는 유럽 스포츠 모델을 특징짓는 가치에 강한 의지를 갖고 있으며 이러한 가치를 지원하기 위해 ECA가 연합한 다른 모든 팀과 함께 협력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성명서를 냈다.
도르트문트, 비야레알, 세비야, 레버쿠젠, AS모나코 등 유수의 구단들이 맨유, 뮌헨, PSG와 같이 슈퍼리그 반대의사를 표명한 상황이다. 약 3년 전처럼 유럽슈퍼리그에 참가하려는 구단들이 많지 않다는 점이 레알과 바르셀로나의 고민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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