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왕국 러시아서 ‘이것’ 맞고 행인 사망... 목격자도 못 다가갔다

이혜진 기자 2023. 12. 22.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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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에서 시민이 떨어진 얼음 덩어리를 맞고 사망한 가운데 구급대원이 출동해 사고를 조사하고 있는 모습. /소셜미디어

한파와 폭설이 뒤덮은 러시아에서 행인이 고드름을 맞아 사망하거나 크게 다치는 사례가 전국 각지에서 나오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이어지면서 지방의회의 현금이 부족해 제설 작업을 할 여력이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20일(현지시각) 영국 매체 ‘미러’에 따르면 지난 18일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30대 남성 알렉산더 블라센코프가 7층 발코니에서 떨어진 고드름에 머리를 맞아 사망했다.

러시아 현지 매체에 따르면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는 집 지붕 등에서 떨어진 고드름으로 시민 4명이 다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5일 43세 여성이 고드름에 머리를 맞아 다쳐 병원으로 이송됐다. 18일에는 거리를 걷던 29세 여성 위로 얼음이 떨어지면서 폐쇄성 뇌손상과 척추골절 진단을 받고 중환자실에 입원했다.

19일에는 얼음덩어리가 유모차 위로 떨어지면서 2세 아이가 머리에 심각한 부상을 입었다. 21일에는 고드름에 맞은 남성이 4번의 수술을 받았다는 보고도 나왔다. 이 남성은 의식을 잃은 상태로 병원에 이송됐는데, 찰과상, 타박상, 신장 파열, 천골 골절에다 갈비뼈·척추 등에도 심각한 부상을 입었다고 한다.

비슷한 사례는 첼랴빈스크에서도 나왔다. 한 여성이 거대한 고드름을 맞고 치명적인 부상을 입어 그 자리에서 숨졌다. 주변에는 목격자도 있었지만, 또 다른 고드름이 떨어질까 두려워 가까이 다가가지도 못했다고 한다. 이 장면은 영상에도 고스란히 담겼다.

멘델레예보에서는 5층 건물 지붕에 매달린 고드름이 무너지며너 마트 캐노피가 파손된 모습. /러시아 매체 'netall' 보도화면 캡처

멘델레예보에서는 5층 건물 지붕에 매달린 고드름이 무너지면서 마트 캐노피와 호텔의 발코니가 일부 파손되는 사고도 있었는데, 인명피해는 보고되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전쟁에 따른 인력·예산 부족으로 제설 작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더 미러는 “과거에는 사고를 피하기 위해 마을과 도시에서 옥상의 눈을 치워 왔다”며 “전쟁 때문에 지방의회에 현금이 부족해 제설 비용을 지불할 여력이 없고, 주택 관리업체 직원들이 전쟁에 동원돼 제설 작업을 거의 포기하면서 이런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고 전했다.

고드름으로 인한 인명·재산 피해가 속출하면서 러시아 언론들은 사고 예방을 위한 안전 수칙을 알리기도 했다. 위험 지역 주변에 설치된 안내 표지판을 따르고, 건물에 접근할 시에는 지붕에 고드름이나 얼음 같은 위험 요소가 없는지 확인하고 이동해야 한다. 고드름이 떨어지는 소리를 들으면 위를 쳐다보지 말고 재빨리 건물 벽으로 몸을 바짝 붙여야 한다.

또 건물 옥상에 고드름이 걸려 있는 것을 발견한 경우 즉시 관리회사에 신고해 이를 제거하기 위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 거주자 소유물에 얼음이 형성된 경우 이를 청소하는 책임은 소유자에게 있다고 매체들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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