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모 한 가닥'…17년 전 미제 성폭행 사건 진범 잡았지만

강도범 DNA와 체모 DNA 일치했지만 두 차례 구속영장 '기각'

경찰 로고./뉴스1 ⓒ News1 신채린 기자

(서울=뉴스1) 홍유진 기자 = 장기 미제 사건으로 남을 뻔 했던 성폭행 사건의 피의자가 DNA정보 대조로 17년 만에 덜미를 잡혔다.

경찰에 따르면 서울 관악경찰서는 성폭력처벌법 위반 등 혐의로 70대 남성 A씨를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

A씨는 2006년 6월 서울 관악구 신림동에서 여성 혼자 있는 주택에 침입해 성폭행을 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현장에 A씨가 체모를 흘리고 가긴 했지만 일치하는 DNA가 없는 데다 주변 폐쇄회로(CC)TV가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아 17년째 미제 사건으로 남아 있었다.

그러나 경찰과 검찰이 지난해 성폭력 장기 미제 사건 전수 조사에 나서면서 A씨의 DNA와 일치하는 데이터 베이스가 발견됐다. A씨가 2011년 서울 구로구에서 강도 범죄를 저질렀다가 구속되는 과정에서 DNA 정보를 채취 당했기 때문이다.

경찰은 지난달 A씨를 긴급체포했다. 이후 두 차례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법원은 혐의 소명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모두 기각했다. DNA의 경우 간접 증거일 뿐 직접 증거로 인정되지 않는다.

현재 A씨는 경찰 조사에서 혐의를 모두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씨를 상대로 수사를 이어간 뒤 검찰에 송치할 방침이다.

cyma@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