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빙의 野원내대표? "김건희 특검 총선 이후에? 韓이라면…"
국민의힘이 '한동훈 비대위' 출범을 눈앞에 둔 가운데, 한동훈 비대위원장 취임시 그의 정무적 역량을 가늠할 첫 시금석이 될 전망인 김건희 특검법 처리 문제에 대해 야당은 공세를 집중하고 있다.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22일 문화방송(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한 내정자를 포함한 여권 일각에서 '김건희 특검법을 통과시키되 시행은 내년 4월 총선 이후에 하자'는 취지의 언급이 나오는 데 대해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바로 그런 부분, 그렇게 협상하는 것에 대해서는 가장 원칙적으로 반대할 것"이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홍 원내대표는 "한 비대위원장(내정자)이라면 아마 이렇게 답변을 하셨을 것 같다. '아니, 검찰이 범죄자가 있고 범죄 행위가 있는데 그걸 선거 때문에 수사하지 말라고요? 그게 정상적인 입장입니까?' 이렇게 말하지 않으실까"라고 평소 한 장관의 화법을 흉내내 꼬집었다.
한 장관은 앞서 지난 19일 국회에서 기자들이 김건희 특검법에 대한 입장을 묻자 "법 앞에 예외는 없어야 한다. 국민들이 보시고 느끼시기에도 그래야 한다. 다만 그 법안에는 정의당이 특검을 추천하고 결정하게 돼 있고 수사상황을 생중계하는 독소조항까지 들어있다"며 "무엇보다 다음 총선에서 민주당이 원하는 선전선동을 하기 좋게 시점을 특정해서 만들어진 악법이고, 그런 악법이 결국 국민의 정당한 선택권을 침해하는 문제가 있다. 그런 문제가 충분히 국회 절차 안에서 고려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여권 일각의 '4월 이후 특검 시행'과 일맥상통하는 입장으로 해석됐다.
홍 원내대표는 이태원 참사 특별법 입법과 그에 따른 진상조사를 총선 이후로 미룰 수 있느냐는 문제와 김건희 특검법 시행을 미루는 문제는 전혀 별개라며 " 대상이 다르다. 하나는 범죄행위에 관련된 것"이라고 했다. "범죄행위를 선거 때문에 봐주자? 국회의원들에 대한 수사라든지 후보자 관련 내용들에 대해서 언제 대선이나 총선 이후로 저희가 연기해 달라고 한 적이 있느냐? 그걸 또 검찰이 받아줬느냐?"라는 것이다.
홍 원내대표는 "범죄행위를 선거와 연계지어서 미루자는 선례가 생기면 굉장히 나쁜 선례가 만들어지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한 내정자의 지난 19일 국회 발언에 대해서도 "(한 내정자의) 당시 신분은 법무부 장관인데, 법무부 장관이 국회에서 논의될 사안을 갖고 '악법이다' 이렇게 표현하는 것은 정치중립을 훼손한 것이고 굉장히 잘못된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그리고 악법이라고 얘기하는 것을 총선과 연계지어서 이미 그때 '정치인 다 됐다'고 제가 얘기했었는데, 그것은 정치인으로서의 얘기지 법무부 장관으로서의 답변은 절대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인 김영진 의원도 이날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한 내정자의 19일 발언을 '내로남불'이라는 취지로 비판했다.
김 의원은 한 내정자의 '독소 조항', '악법' 발언을 겨냥해 "한동훈 장관 본인의 검찰 역사에서 화양연화라고 했었던 '최순실 특검' 시기에 똑같이 한 것"이라며 "최순실 특검 시기에 했었던 조항과 김건희 특검은 다르지 않다. 그때 했던 방식 그대로 하는 것이고 전혀 차이가 없다"고 했다.
김 의원은 "그럼 최순실 특검에서 브리핑한 거는 잘한 거고 김건희 특검에서 하면 잘못한 것이냐. 말이 안 맞는 얘기"라며 "때문에 전형적으로 제가 '한동훈식 내로남불이다' 이렇게 보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김 의원은 한동훈 비대위 출범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이 자기가 만든 김기현 친윤 대표도 못 믿는다는 것"이라며 "그래서 아마 전두환의 안기부 출신 장세동을 원하는 게 아닌가, 바로 자기의 지시에 따라 움직일 수 있는 더 수직·직할적인 당 대표를 원하는 게 아닌가"라고 혹평했다.
그는 "그래서 사실은 친위 쿠데타적 비대위원장 선임이 아닌가"라며 "당원과 국민에 의해 정상적으로 선출된 지도부가 정치를 이끌어 나가는 것이 안정된 정당, 선진화된 정당의 모습인데 중간중간에 계속 이렇게 친위 쿠데타적 방식으로 비대위원장을 선임하고 비대위를 만들라고 주장하는 것 자체가 정치의 후진성"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홍 원내대표는 이태원 참사 특별법 관련 여야 간 협상 경과에 대해서는 "특검 관련 부분은 여당과의 협의 과정에서 뺄 수 있다는 입장을 이미 전달했다"며 "특조위와 특검 두 개가 있기 때문에, 특조위만 정상적으로 가동되고 활동이 충분히 보장된다면 특검은 그 이후에 판단할 수 있는 문제 아니겠느냐. 그래서 굳이 두 개를 다 담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서 특검은 양보할 수 있다는 안을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검은 저희가 뺄 수 있고, 특조위 같은 경우는 조사를 하는 것이기 때문에 예를 들면 정부기관하고 내용(조율)도 해야 되고 여러 가지 문제가 있기 때문에 이거는 총선 이후로 연기하는 게 크게 문제가 되지 않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만 "이 문제는 유가족 측하고도 협의가 필요하기 때문에 최종적으로 협의 이후에 의장 중재안을 수용할지 여부는 판단하겠는데, 기본은 하여간 여야가 합의해서 통과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라고 부연했다. 그는 "유가족, 당내 특위 위원들과 상의해서 만약 '나쁘지 않다', '괜찮다'고 하면 저는 당연히 좀 더 유연하게 접근할 생각"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홍 원내대표는 또 비례대표 선거제도에 대한 당의 입장이 언제 결정되는지 묻는 질문에는 "빠른 시일 내에 하는데, 아마 이번 특검(법 처리가) 진행되고 나면 12월 말에서 1월 초순에 대화를 해서 의견을 모아갈 생각"이라며 "제가 어떤 방향으로 끌고 가거나 결론을 제 임의로 내릴 수 없는 상황"이라고만 했다.
[곽재훈 기자(nowhere@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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