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포즈커피, 강남 사옥 올리면서 가맹점주에 광고비 전가... 1년 전 메가커피와 똑 닮아

김가연 기자 2023. 12. 22.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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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S 뷔 광고비 전국 가맹점주 86만원씩 부담
컴포즈 “가맹점주 78% 동의했다” 주장
손흥민 쓴 메가커피와 닮은 행보
컴포즈 부채비율 151%로 저가 커피 브랜드 중 가장 높아
가맹점주 “주 7일 일하는데 월 300만원 겨우 남아”

저가 커피 프랜차이즈 컴포즈커피가 인기그룹 방탄소년단(BTS) 멤버 뷔를 모델로 발탁하면서 수십억원에 달하는 광고비를 가맹점주들에게 떠넘긴 것으로 나타났다.

컴포즈커피는 아메리카노 1잔을 1500원에 파는 저가 커피 프랜차이즈다. 현재 저가 커피 프랜차이즈 가운데 2위 브랜드다. 최근 가맹점을 급격히 늘리고, 서울 강남 가로수길 인근에 사옥까지 올리면서 저가 커피 프랜차이즈 1위 메가커피를 바싹 쫒고 있다. 컴포즈커피 최대 경쟁자 메가커피는 공교롭게도 지난해 유명 축구선수 손흥민을 광고 모델로 기용하는 과정에서 올해 컴포즈커피와 똑같은 논란을 빚었다.

컴포즈커피는 지난 20일 내년 브랜드 론칭 10주년을 맞아 방탄소년단 멤버 뷔를 모델로 발탁했다고 발표했다. 뷔 모델료를 더한 광고 집행 비용은 총 60억원이다. 컴포즈커피는 동시에 광고 집행 비용 가운데 3분의 1에 해당하는 20억원을 가맹점주들이 나눠서 내야 한다고 공지했다.

그래픽=정서희

컴포즈커피 가맹점은 전국에 약 2300여개다. 이들은 광고비 20억원을 나눠 각 매장당 7만2000원씩 1년 동안 매달 내야한다. 12개월 동안 내야 하는 금액은 총 86만원이다. 아메리카노 570잔을 넘게 팔아야 할당된 광고 비용을 메울 수 있다. 매장 유리창에 붙이는 광고 스티커는 별도로 사야 한다. 컴포즈커피는 스티커 한 장당 20만~30만원을 책정했다.

컴포즈커피 관계자는 “가맹점주 78%가 광고 모델을 쓰는 것에 동의했다”면서 “최대한 가맹점에 부담을 덜 주고자 본사에서 전체 금액을 절반 넘게 부담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가맹거래법에 따르면 가맹점주 50% 이상이 사전에 동의하면 전 가맹점 대상으로 광고를 진행할 수 있다. 판촉 행사는 75% 이상이 동의해야 한다. 두 기준을 모두 충족하는 78%가 찬성했기 때문에 동의하지 않은 컴포즈커피 가맹점주 22%는 광고비로 86만원을 써야 한다.

이 과정에서 컴포즈커피 모기업 JM커피그룹은 강남 가로수길 인근에 신사옥을 짓는 것으로 밝혀졌다.

저가커피 프랜차이즈 운영 본사와 가맹점주 사이 광고판촉비 마찰은 꼭 1년 전에도 벌어졌다.

저가커피 프랜차이즈 1위 메가커피 운영사 메가MGC커피(법인명 앤하우스)는 지난해 12월 축구선수 손흥민과 광고 계획을 밝히면서 광고비 60억원 가운데 30억원(50%)을 가맹점주가 부담하게 했다. 매장 유리에 붙일 스티커는 한 장에 30만원을 받고 팔았다. 광고 액수와 스티커 비용까지 이번 컴포즈커피 사례와 똑같다.

메가커피 가맹점주들은 30억원을 나눠 매장 당 매달 12만원씩을 부담했다. 매달 1500원짜리 커피 80잔이 광고비 명목으로 사라진 셈이다. 논란이 되자 메가커피는 본사 자금만으로 걸그룹 잇지를 추가 기용해 급한 불을 껐다.

메가커피 모회사 우윤파트너스 역시 올해 여의도에 355억원 상당 빌딩을 감정가보다 소폭 높은 가격에 매입했다.

그래픽=정서희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 거래에 따르면 컴포즈커피는 자기자본비율이 40%로 메가커피(66%), 빽다방(60%), 이디야(55%) 등 다른 저가 커피 브랜드보다 낮다. 컴포즈커피의 부채비율도 151%로 메가커피(51%), 빽다방(66%), 이디야(82%)보다 높다.

자기자본비율과 부채비율은 기업의 자산 건전성을 알 수 있는 지표 중 하나로, 자기자본비율은 총자산 대비 자기자본의 비율, 부채비율은 총자본 대비 부채의 비율을 뜻한다.

더불어 컴포즈커피는 우후죽순 전국 가맹점 수를 늘려 전체 매출은 증가했지만, 가맹점당 평균 매출액은 줄었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2021년 기준 컴포즈커피 가맹점 수(1285개)는 2년 전(2019년)보다 3.3배 늘었지만 가맹점당 평균 매출액은 2억5000만원으로 가맹점당 연 1000만원 줄었다.

서울 마포구에서 컴포즈커피를 운영하는 점주 A씨는 “한 달 평균 매출 2000만원이라 가정하면, 재료비 37%(740만원), 인건비 400만~500만원, 월세 300만~400만원, 로열티·관리비·기타비용 등 100만~150만원이 나간다”면서 “주 7일 바쁘게 장사하는데 300만원 정도 겨우 남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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