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한동훈 비대위원장 수락에… "한나땡" vs "경계해야"

지난 21일 법무부 장관을 사임한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내정자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의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민주당 내에선 한 내정자가 비대위원장직을 수락하기 전부터 '한동훈이 나오면 땡큐'(한나땡)라는 의견들이 나온 바 있다. 윤석열 대통령의 최측근이자 검찰 후배인 한 장관이 비대위원장이 되면 지금의 수직적 당정관계가 더욱 악화될 것이란 주장이었다.

장경태 민주당 최고위원(서울 동대문구을)은 지난 18일 방송된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윤 대통령에 대한 부정평가와 한동훈 장관의 비호감도가 거의 일치한다"며 "윤 대통령을 지지하지 않는 대다수의 국민이 있는데 한동훈 장관이라면 저희는 땡큐"라고 말했다.

우상호 민주당 의원(서울 서대문구갑)도 지난 20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민주당 입장에선 저 분(한 장관)이 되는 게 상당히 반가운 일"이라며 "심판 프레임을 강화할 수 있는 존재적 한계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한 내정자가 비대위원장직을 수락하기 전 민주당의 분위기는 한동훈 비대위 체제에 대해 오히려 민주당의 이득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다만 민주당 일각에서는 이러한 분위기를 경계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지난 2020년 신동근 민주당 최고위원(인천 서구을)은 당시 제기된 '윤석열 대망론'에 대해 "윤나땡(윤석열이 나오면 땡큐)"을 외쳤지만 결과적으로 민주당은 2년 후 대선에서 패배했던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현재 한 내정자의 대중적 인기는 민주당이 만들어줬다는 시각도 없지 않다. 따라서 무작정 때리기만 하면 이번에도 한 내정자에게만 좋은 일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박용진 민주당 의원(서울 강북구을)은 지난 21일 방송된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강 건너 불구경하듯이 한나땡 이런 얘기나 하고 앉아 있으면 국민들은 '저기는 몸부림이라도 치는데 너희들은 변화하고 혁신하기 위해서 뭘 하고 있다는 거야'라고 반문할 것"이라며 경계심을 나타냈다.

김종민 민주당 의원(충남 논산시계룡시금산군)도 지난 19일 BBS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한나땡 이런 식으로 안이한 정세 인식을 할 게 아니다"라며 "정신 차려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