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것에 힙(Hip) 더했다… MZ 입맛 사로잡은 ‘㈜서울칩’
바삭한 식감 위한 최적의 두께감, 한국 전통 문양에서 착안한 화려한 패키지로 차별화
이에 따라 옛 것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아이템들이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이러한 유행이 가장 두드러진 곳은 식품업계다. 인절미에서 시작해 흑임자와 약과까지, 전통의 식재료를 오늘날의 디저트에 적용한 제품들이 젊은이들의 눈과 입을 사로잡고 있다.
이런 가운데 ‘㈜서울칩’은 전통과자인 누룽지를 베이스로 한 제품으로 한국을 비롯해 외국인들의 입맛까지 저격했다.
식품 스타트업 ‘㈜서울칩’은 마케팅 전문가인 정동수 이사와 르 꼬르동 블루 출신 셰프이자 푸드 디렉터인 한희원 대표가 함께 지난 2020년에 설립했다. 대표 제품은 전통 간식인 누룽지에 우리나라 대표 식재료를 더한 ‘누룽지 아니고 서울칩’이다. 차별화된 맛과 패키지 디자인을 앞세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서울칩의 정동수 이사에게 창업 계기와 제품, 향후 계획까지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Q. 10년지기 업무 파트너와 ㈜서울칩을 설립했다. 푸드 스타트업을 시작한 이유는?
광고홍보학을 전공한 마케터지만, 음식을 주제로 한 다양한 일을 해오며 식품과 관련된 경험을 쌓았다. 암웨이, 현대백화점 등에서 식품 개발 컨설팅을 맡았었고, ‘더 킹’, ‘영웅’ 등 넷플릭스의 영화와 드라마의 푸드 디렉팅을 하기도 했다. 농수산물 관련 마케팅 홍보 컨설팅 업무도 오랜 기간 진행했다. 그러던 중 코로나19가 터졌고, 하던 프로젝트들이 대부분 중단되면서 어려움을 겪게 됐다. 이에 창업을 결정하게 됐고, 보유한 역량과 노하우를 잘 발휘할 수 있는 식품 업계를 선택하게 됐다.
10년지기 업무 파트너였던 한희원 대표는 르 꼬르동 블루 출신 셰프 겸 푸드 디렉터로, 식품에 대한 다양한 지식과 경험을 갖춘 전문가다. 손발을 오랜 기간 맞춰온 만큼, 제품 개발부터 경영까지 순조롭게 이어가고 있다.
Q. ’누룽지’를 사업 아이템으로 선정한 이유는 무엇인가?
과거 한 대표와 농림부 라이스랩 프로젝트에 참여한 적이 있었는데, 당시 쌀 소비 촉진을 위한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운영하면서 쌀을 상업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에 대해 연구했다.
누룽지를 먹는 나라는 전 세계에서 우리나라가 거의 유일하다. 누룽지를 과자처럼 즐기고, 숭늉까지 만들어 먹을 정도이니 단연 ‘한국인의 소울푸드’라 할 수 있다. 우리는 우리나라 사람들의 소울푸드로 세계시장에 도전해보고 싶었다.
Q. ‘누룽지 아니고 서울칩’이 수많은 누룽지 과자 중에서 주목을 받을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인가?
우리가 ㈜서울칩을 창업하기 전부터 누룽지 과자는 이미 많은 곳에서 판매되고 있었다. 후발주자로서 큰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었지만, 우리는 이를 오히려 성공의 기회로 생각했다. 누룽지 시장은 이미 레드오션이었지만, 레드오션이라는 것이 현재 가장 핫 한 아이템이라는 것을 입증해준다고 생각했다. 그 안에서 우리만의 블루오션을 만들면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했고, 이를 위해 준비단계부터 차별화된 기술력과 디자인을 개발하기 위해 노력했다.
실제 개발이 시작된 후 우리는 최상의 누룽지 맛을 찾기 위해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다. 당시에 사용된 쌀의 양만해도 3톤가량에 이른다. 개발 과정에서 3개월간 각종 테스트를 진행했고 그 결과 최상의 두께인 1.2mm를 찾아냈다. 다른 누룽지 과자에 비해 두께가 조금 얇은데, 실제 먹어보면 1.2mm일 때 누룽지 과자 특유의 바삭바삭함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
소비자들의 입맛이 다양한 만큼, 누룽지 맛도 다양하게 준비했다. 밥과 잘 어울리면서 젊은 MZ세대 나아가 외국인들의 입맛까지 저격할 수 있도록 치즈 맛, 코코넛 맛, 퀴노아 맛 세 가지 제품을 출시했다.
패키지 컬러와 디자인 역시 기존 누룽지 과자들과 차별화했다. 화려한 색감과 이색적인 디자인으로 소비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자 했다. 우리는 팬톤 컬러의 한국 라이센스권을 가지고 있는 노루페인트와 협업해 제품 패키지에 최적화된 컬러를 뽑아냈고, 우리나라 전통문양을 현대적으로 디자인해 적용했다. 제품 명과 폰트도 신중을 기해 만들었다. 외국인들이 한국을 생각할 때 자연스럽게 ‘서울’을 떠올리는 것에서 착안했고, 소울푸드의 ‘소울’과 ‘서울’이 동음구조라 브랜드명을 서울칩으로 결정했다. 디자인 측면에서도 알파벳상으로는 서울이지만, 소울처럼 보이도록 개발했다.
Q. 건강한 간식으로도 인기를 얻고 있다. 그 이유는 무엇인가?
서울칩은 100% 유기농 햅쌀만 사용하고 있으며, 첨가물이나 시즈닝은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우리 아이들에게 먹여도 미안하지 않을 정도로 건강한 과자를 만들고 싶었다. 현재 3세 이상의 어린이들을 위한 과자는 시중에 거의 없다. 또한, 성인 중에서도 다이어트 등을 이유로 칼로리나 성분 등이 좋지 않으면 죄책감을 느끼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런 사람들도 건강하고 가볍게 즐길 수 있는 누룽지 과자를 만들고 싶었다. 이에 100% 유기농에 첨가물과 시즈닝이 거의 안 들어간 건강한 서울칩을 개발하게 됐다.
Q. 제품의 주요 구매층은 누구인가?
‘누룽지 아니고 서울칩’은 남녀노소 누구나 즐기는 건강한 간식으로 사랑을 받고 있다. 제품 출시 초기에는 자녀를 위해 건강한 간식을 찾는 30대 젊은 엄마들이 주요 구매자였다. 하지만 지금은 10대는 물론, 부모님들까지 고객층이 넓어졌다. 칼로리가 낮은 만큼, 2030 젊은 세대는 다이어트 간식으로 많이 찾고 있다. 어르신들은 새로 출시된 누룽지 차를 아침식사를 대신해 많이 드신다고 한다.
Q. 향후 ㈜서울칩의 목표와 계획은 무엇인가?
최근 신제품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내년 상반기 중으로 ‘간장버터 맛’의 서울칩을 선보일 계획이다. 앞으로도 새로운 맛의 누룽지 과자를 꾸준히 선보일 예정이며, 새로운 전통식품을 발굴해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는 과정도 지속적으로 진행해 나가고자 한다.
또한, 대량 생산 시스템을 준비하고 있다. 현재 직접 생산 방식으로 제품을 생산하고 있는데, 대량 생산 시스템 세팅이 마무리되면 보다 본격적으로 해외시장을 공략해보려 한다. 현재 호주, 독일, 중국, 일본, 말레이시아, 베트남 등에 제품을 수출하고 있으며, 아직 규모는 작은 편이다. 하지만 수출을 문의하는 곳이 많고 현지 반응도 좋다. 올해에는 디저트의 본고장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2023 코리아 엑스포에 참가했는데, 현지 관람객들이 제품을 직접 시식해보고 맛있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우리의 궁극적인 목표는 서울칩이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특산품이 되는 것이다. 제품을 처음 기획할 때부터 세계시장을 공략하고자 했으며, 김처럼 누룽지가 세계화되는 것이 최종 목표다. 다시 말해 ‘한국 특산품’하면 누룽지 과자를 떠올리게 하고 싶다.
김정환 기자 hwani89@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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