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빙'·'최악의 악'·'무인도'·'정신병동'..2023 웹툰·예능 작가가 OTT 끌었다[★FOCUS]

한해선 기자 2023. 12. 22.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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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한해선 기자]
/사진=디즈니+, tvN, 넷플릭스

글로벌 OTT 등 콘텐츠 플랫폼이 다변화 되면서 드라마 시리즈에 대한 제작투자가 더욱 활발히 진행돼, 영화 및 예능 등 분야에서 활동하던 크리에이터들이 드라마 시리즈에서 활약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2~3년 전부터 영화 신에서 활동하던 감독들이 OTT 시리즈 연출자로도 활약하는 사례가 급증한 것에 이어, 이제는 영화 시나리오 작가부터 예능 프로그램 출신 작가까지 다양한 배경을 가진 창작자들이 OTT를 비롯한 드라마 시리즈 작가로 활약해 성과를 내고 있다. 특히 올해 글로벌 히트를 거둔 디즈니+ '최악의 악', tvN '무인도의 디바', 넷플릭스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 등 다양한 경력의 작가들이 활약한 작품들이 인기를 얻으며 주목을 끌었다. 디즈니+ '무빙'은 웹툰 원작자인 강풀 작가가 직접 시나리오 작업을 진행해 성공을 거둔 사례다.

시청자들의 취향이 다양해지고, 콘텐츠 소재 등이 더욱 다채로워지면서 다양한 장르에서 활약했던 작가들이 독창성과 개성을 반영한 작품을 선보이는 것이 또 하나의 콘텐츠 경쟁력으로 자리 잡게 되었다는 분석이다. 이에 유수의 작가진과 작품 계약을 통해 웰메이드 IP 개발의 초석을 마련하는 것이 IP 경쟁력 확보의 필수 조건이 됨에 따라, 시리즈물을 기획제작하는 스튜디오들과 제작사들은 IP의 첫 단추를 꿰는 역량 있는 작가 확보에 더욱 힘을 쏟고 있다. 어떤 작가와 작품 계약을 맺었는지가 제작사의 기획제작 능력을 평가하는 바로미터가 되고 있는 것. 이에 창작 집단에 투자하는 사례도 이어지고 있다. 한 예로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지난 2021년 '제빵왕 김탁구', '낭만닥터 김사부' 시리즈 등 다수의 히트작뿐 아니라 올해 최고의 기대작 '경성크리처'를 집필한 강은경 작가가 이끄는 크리에이터그룹 글라인에 투자를 하는 등 제작 스튜디오마다 크리에이터 확보에 힘을 쏟고 있다. 이는 콘텐츠, 엔터테인먼트 사업에 다양한 경영 노하우를 가진 김성수 대표가 2019년 카카오엔터테인먼트에 합류하면서 역량 있는 크리에이터 확보를 우선 과제로 삼고, 투자를 진행한 것의 일환이다. 크리에이터를 중심으로 영화 드라마 등 영상 콘텐츠 사업을 적극 추진해 성과를 내고 있는 것.

/사진=디즈니+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자회사 바람픽쳐스, 사나이픽처스와 함께 제작해 올해 공개된 디즈니+ 오리지널 '최악의 악'을 집필한 장민석 작가는 영화 '효자동 이발사',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의형제' 등을 쓴 영화 시나리오 작가 출신이다. '최악의 악'은 2016년 공개된 16부작 OCN 드라마 '동네의 영웅' 이후 장 작가가 7년만에 두 번째로 선보인 드라마 시리즈. 제작사 바람픽쳐스가 장민석 작가와 함께 오랫동안 기획제작에 매진하였고, 장르물 명가 사나이픽처스와 공동제작해 마침내 올해 베일을 벗었다. '최악의 악'은 1990년대, 한중일 마약 거래의 중심 강남 연합 조직을 일망타진하기 위해 경찰 준모(지창욱 분)가 조직에 잠입 수사하는 과정을 그린 범죄 액션 드라마다. 언더커버 수사물이라는 장르적 특징에 멜로 요소를 더해 등장인물들의 관계와 감정선이 얽히면서 높아진 긴장감으로 극의 재미와 몰입도를 배가시켰다.

특히, 장민석 작가는 관객수 550만을 기록한 영화 '의형제'에서 국정원 요원과 남파 공작원으로 만난 두 주인공을 통해 액션은 물론 남다른 브로맨스까지 보여주며 액션에 드라마, 코믹 요소를 더한 장르의 변주를 꾀한 것에 이어, 이번 '최악의 악'에서도 드라마적 요소와 결합해 극적 재미를 더해 새로운 K액션 느와르 장르를 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러한 호평에 힘입어 '최악의 악'은 공개 2주만에 한국 1위를 차지한데 이어, 일본, 홍콩, 터키 등 공개된 다수의 국가에서 TOP10을 꾸준히 유지하며 뜨거운 인기를 얻었다.(OTT 서비스 순위 집계사이트 플릭스패트롤 기준) 뿐 아니라, 세계 최대 규모의 콘텐츠 평점 사이트 IMDB 평점 8.6을 기록, 올해 공개된 글로벌 OTT 오리지널 한국 시리즈 중 1위를 차지하는 등 글로벌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사진=tvN

웰메이드 드라마라는 호평과 함께 하반기 tvN 토일 드라마 중 최고 시청률을 기록한 '무인도의 디바'를 쓴 박혜련 작가도 '장학퀴즈'를 시작으로 MBC '테마게임', '논스톱' 등을 거친 대표적인 예능 출신 드라마 작가다. '무인도의 디바'는 디바를 꿈꾸며 오디션을 보기 위해 상경하다 무인도에 좌초된 소녀 '서목하(박은빈 분)'가 15년 만에 구조되어 다시 디바에 도전하는 이야기를 담은 휴먼 감성 드라마.

전작 '너의 목소리가 들려', '피노키오', '당신이 잠든 사이에' 등을 통해 감성적이고 가슴 따뜻한 이야기를 그려온 것으로 폭 넓은 고정팬을 확보한 박 작가는 이번 '무인도의 디바'를 통해서도 현실과 판타지가 적절히 가미된 힐링 드라마를 선보여 사랑 받았다. 예능 작가 특유의 센스 넘치는 유머와 서사를 적재적소에 배치하고, 기존의 드라마 문법을 뒤집는 이야기 전개를 통해 색다른 재미를 선사하는 장점이 드라마에서 발휘 된다는 분석.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산하 제작 자회사 바람픽쳐스와 공동제작해 작품의 스케일을 키우고 완성도를 높이며 박혜련 작가와 시너지를 냈다. tvN뿐 아니라 넷플릭스를 통해 글로벌에서도 공개, 전세계 40여개국에서 Top10은 물론 비영어권 TV쇼 부문에서 글로벌 Top10에 4주 연속 이름을 올릴 정도로 국내외에서 뜨거운 인기를 얻었다.

/사진=넷플릭스

지난 11월 공개된 넷플릭스 시리즈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는 '개그콘서트', '코미디빅리그' 등 개그 프로그램 작가 출신이라는 독특한 이력을 가진 이남규 작가가 집필한 작품. 올해 JTBC에서 공개된 드라마 '힙하게'에 이어 오보현, 김다희 작가와 다시 한번 호흡을 맞춘 작품이기도. 함께 작품을 쓴 김다희 작가 또한 '코미디빅리그'를 작업한 바 있는 이른바, 예능 출신 드라마 작가다. 이남규 작가는 '눈이 부시게', '힙하게' 등을 통해 주변에서 만날 수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따뜻한 시선으로 담아내며 폭 넓은 공감대를 쌓아왔다는 평가를 얻었다.

이남규 작가는 영화 '조선명탐정' 시리즈 3편을 집필하는 등 플랫폼과 장르의 구애를 받지 않는 작품 세계를 펼쳐 보이는 대표적인 크리에이터. 명신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근무를 처음 하게 된 간호사 '다은(박보영 분)'이 정신병동 안에서 만나는 세상과 마음 시린 사람들의 다양한 이야기를 그린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를 통해 각 에피소드마다 등장하는 인물들의 심리를 섬세하게 그려낸 것은 물론 특유의 희망찬 메시지를 담아내 시청자들에 감동을 선사했다는 평.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는 넷플릭스 글로벌 Top10 TV(비영어) 부문 4위 및 대한민국을 비롯한 일본, 홍콩, 인도네시아, 필리핀, 베트남, 브라질 등 28개 나라의 Top10에 이름을 올렸을 뿐 아니라 많은 시청자들의 '인생 드라마'로 등극하는 극찬을 얻기도.

/사진=디즈니+

올해 디즈니+가 내놓은 최고의 히트작 '무빙'은 드라마 원작 웹툰을 쓴 강풀 작가가 직접 드라마 시나리오를 집필한 작품으로 주목 받았다. '무빙'은 초능력을 숨긴 채 현재를 살아가는 아이들과 아픈 비밀을 감춘 채 과거를 살아온 부모들의 이야기를 그린 휴먼 액션 시리즈다. 웹툰만 그리고 쓰던 강풀 작가가 처음으로 드라마 시나리오를 집필, 각 등장 인물들의 캐릭터와 서사를 완벽하게 구현했다는 평가를 얻었다.

특히 '무빙'은 강풀 작가의 뜻에 따라 모든 등장 인물들의 서사를 보여주기 위해 OTT 시리즈물 한 시즌 치고는 많은 20 편의 에피소드로 선보였으며, 작가가 웹툰 연재 당시 넣지 못했던 '전계도', '프랭크' 등 새로운 인물을 드라마에 등장 시키며 원작이 가진 힘을 극대화하며 성과를 거두었다. 이에 '무빙'은 전 세계 디즈니+와 미국 훌루(Hulu)에서 공개된 한국 오리지널 콘텐츠 중 공개 첫 주 시청 시간 1위를 기록했으며, 최종화 에피소드는 글로벌에서 공개 첫 주 대비 3배 이상의 시청 시간을 달성하는 등 뛰어난 성과를 거두었다. 디즈니 발표에 따르면 '무빙'은 디즈니+의 전년 분기 대비 점유율을 2배 이상 증가시키는 등 해당 기간 동안 플랫폼이 가장 큰 성장을 기록하는데 기여한 작품으로 뽑히는 등 성과를 거뒀다.

한해선 기자 hhs422@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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