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빠예요"...'아빠 껌딱지', 한선수 다리 잡고 떨어지지 않는 공주님 [유진형의 현장 1mm]
[마이데일리 = 인천 유진형 기자] '우리 아빠예요'
지난 17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024시즌 V리그' 남자부, 대한항공과 현대캐피탈의 경기는 세트스코어 3-0(26-24 25-17 25-16)으로 대한항공의 완승이었다.
만날 때마다 박빙의 승부를 펼쳤던 양 팀이었지만 이날은 달랐다.
1세트 18-23에서 역전승을 거둔 대한항공은 2세트부터 일방적인 경기를 펼쳤다. 외국인 선수 링컨이 부상으로 경기를 뛰지 못하고 에이스 정지석은 최근 부상에서 회복돼 아직 정상 컨디션이 아니지만 대한항공이 이렇게 강력한 모습을 보일 수 있는 건 세터 한선수가 있기 때문이다.
한선수는 남자배구 최고의 세터로 불린다. 어떠한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정확한 토스를 올린다. 그는 냉철한 판단력으로 경기를 주도하고 허를 찌르는 토스로 상대 블로커를 허탈하게 만든다.
이날도 한선수의 토스는 현란했고 현대캐피탈 블로커들을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한선수가 지휘하는 대한항공의 팀 공격 성공률을 53.84%로 놀라운 수치였다. 또한 중간중간 예상치 못한 2단 공격은 상대 코트를 허탈하게 만들었다. 결국 대한항공은 임동혁이 17득점, 에스페호가 블로킹 4개, 서브 2개 포함 16득점으로 공격을 이끌며 승리했다.
경기 후 한선수는 수훈 선수 인터뷰를 위해 카메라 앞에서 마이크를 잡고 생방송 인터뷰를 시작했다. 그런데 이때 돌발상황이 나왔다. 코트로 내려온 딸들이 불쑥 나타나 아빠 다리를 잡고 한선수에게 말을 걸기 시작한 것이다. 한선수는 딸을 때어 놓으려 했지만, 아이들은 아빠 다리를 잡고 놓아주지 않았다. 한선수는 어쩔 수 없이 다리를 잡힌 채 인터뷰를 마쳤다.
한선수 '아빠 껌딱지'들의 아빠 사랑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이날 경기 하루 전 16일은 한선수의 생일이었다. 대한항공 팬들은 늦은 시간까지 코트에 남아 생일 축하 노래를 부르며 한선수 생일을 축하했다. 이때 한선수 딸은 "우리 아빠요"라고 말하며 한선수 이름이 적힌 반짝이는 응원 도구를 아빠에게 보여주며 행복해했다.
아빠 곁에 모인 세 딸은 대한항공의 승리와 아빠 생일을 홈 팬들과 함께 기뻐했고 한선수의 얼굴에는 행복한 미소가 가득했다. 딸바보 한선수는 사랑하는 세 명의 공주님의 응원을 받으며 이날도 최고 활약을 했다.
[승리 후 사랑하는 세 딸로부터 생일 축하를 받은 한선수 / KOVO(한국배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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